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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새내기 임원 교육’ 3박4일 현장취재

“우뇌 훈련시켜 감성 키워야 새 시대 리더”

  • 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포스코 ‘새내기 임원 교육’ 3박4일 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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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포스코그룹 신임 임원 교육 참가자
상무 이경훈환경에너지실장 1954년생 중앙대 화공, 순천대 박사(금속재료)
상무 장성환포항제철소 행정담당 부소장 1955년생 영남대 행정
상무 이후근FINEX 연구개발추진반장 1957년생 인하대 금속
상무 우종수기술연구소 부소장 1955년생 서울대 금속, 미국 MIT 박사(금속공학)
상무 강창균감사실장 1955년생 전북대 경영
상무 이정식포항제철소 압연담당 부소장 1954년생 경북대 금속
상무 서영세스테인리스 전략/판매 담당 1955년생 한국외대 영어
상무 박명길자재구매실장 1958년생 부산대 무역
상무 이영훈경영기획실장 1959년생 서울대 경제, 영국 런던대 박사(경제학)
상무 황은연마케팅 기획담당 1958년생 성균관대 법학
상무급

연구위원
이용득기술연구소

스테인리스 연구분야
1952년생 한양대 금속, 호주 모나쉬대 박사(재료공학)
상무급

펠로우
이옥산광양제철소

자동차강판 기술분야
1953년생 전남대 금속




우뇌를 발달시키려면 6가지 요소를 훈련해야 합니다. 디자인(design), 스토리(story), 조화(symphony), 공감(empathy), 놀이(play), 의미(meaning) 등이 그것입니다. 새 시대의 리더는 이들 요소를 잘 엮어 논리력과 감성을 겸비해야 합니다. 잭 웰치 전 GE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카리스마 리더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돼가고 있습니다.

포스코가 철강 생산업체인 만큼 신임 임원의 절반가량은 이공계 출신들이다. 기술개발에 매달려온 이들에게 감성을 키우라는 주문은 다소 생소한 듯하다. 그러나 직원 시절과는 다르다. 임원이라면 조직의 비전을 구축하는 데 일조해야 하고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하게 전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감성발달 훈련이 필요하다. 좁은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제너럴리스트 역량이 필요한 것이다. 어느 참석자는 박 대표의 강연을 듣고 수첩 앞에 ‘창조적 사고(思考)’라고 메모했다. 앞으로 창조성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리라.

박 대표의 강연이 끝난 후 잠시 커피 브레이크가 있었다. 참석자들은 휴식 시간인데도 긴장한 표정이었다. 다음 강사가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기 때문인 듯했다. 그룹 최고책임자가 직접 ‘신임 임원에게 바란다’라는 주제로 특강을 펼칠 예정이었다. 신임 임원들의 눈에 이 회장은 ‘살아 있는 신화’로 비친다.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1969년에 포스코에 입사해 최정상에 오른 인물이다. 박태준 명예회장이 ‘창업’으로 포항제철을 세웠다면, 이구택 회장은 ‘수성(守成)’으로 포스코를 초우량 글로벌 기업이란 반석 위에 올려놓은 주인공. 그런 ‘거인’을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며 육성 강연을 들을 생각을 하니 어찌 가슴이 뛰지 않겠는가.

이구택 회장이 입장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기립했다. 다른 민간기업에 비해 포스코에는 아직 엄격한 상하 위계질서 조직문화가 남아 있다. 공기업에서 벗어나 민영화했다지만 공공조직 분위기가 풍긴다. 좋은 의미로 보자면 질서, 규율이 잘 준수되는 조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굳이 약점을 잡자면 유연성이 부족한 듯 보인다. 물론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여느 민간 기업에서도 공장 관리가 해이해지면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체로 빈틈없는 위계질서가 형성돼 있는 편이다.

이 회장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신임 임원들이 편하게 자리에 앉도록 권유했다. 가는 줄무늬가 든 검정색 양복을 입고 파란색 스트라이프 드레스 셔츠에 파란색 넥타이를 맨 이 회장은 참석자들을 축하하는 덕담을 건넨 다음 아래와 같은 요지로 강연했다.

직장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사람들을 평가하기도, 평가받기도 하는데 신임 임원 여러분은 어떤 요소들로 직원들을 평가합니까? 아마 조금씩 관점의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무엇인가를 해보겠다는 ‘열정’을 가장 높게 평가합니다. 지식으로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지만 열정이 없는 사람은 곤란합니다. 특히 임원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임원은 경영자가 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임원이 해야 할 일은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거나, 맡겨진 일을 잘 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경영환경의 변화속도는 무척이나 빨라져 비즈니스 사이클이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상호작용(interaction)은 더욱 깊어졌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우리 회사도 금방 영향을 받습니다. 사업적으로 매우 어렵고 힘든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업무 방식은 그만큼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임원의 할 일은 주위 환경의 변화를 파악해 우리의 일을 변화시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임원이 관장하는 일을 백지 상태로 두고, 왜 하는지, 왜 이렇게 되는지를 하나하나 살펴보면 지금 하는 일 중에서도 크게 바꿔야 하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임원의 역할이 ‘관리’라고만 생각한다면 지금까지의 시스템을 잘 유지하는 것이 맡은 역할의 전부일 것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주어진 일을 잘 관리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새롭게 만들어가는 것이 더욱 중요한 역할입니다. 임원은 영어로 ‘디렉터(Director)’, 즉 방향을 설정하는 사람입니다. 미래에 대해 모두 예측하고 미리 대응하면 좋겠지만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변화에 얼마나 빨리 올바르게 대응하느냐 하는 ‘속도’가 관건입니다. 과거나 현재를 생각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미래를 먼저 생각하기 바랍니다.

머릿속으로만 계획했던 것과 직접 현장에 나가 경험한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합니다. 임원이 현장을 직접 뛰면서 느끼고, 직접 확인하면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현장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전략을 세우기는 어렵습니다. 여러분이 직접 나가 몸으로 부딪치며 현실을 익혀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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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철 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che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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