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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탤런트 윤정희 중용(中庸)의 매력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탤런트 윤정희 중용(中庸)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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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자 직업, 연예인 싫다. 사업가, 건축가 같은 활동적인 남자 좋아
  • ● ‘하늘이시여’ 아니었으면 일본에서 번역공부 시작했을 것
  • ● 결혼 전 일본유학, 부모로부터 1년간 독립 꼭 하고 싶어
  • ● 핫팩 6개, 내복 입고 ‘가문의 영광’ 촬영, “추워서 죽는 줄 알았어요”
  • ● 혀 짧단 얘기 이젠 신경 안 써요
탤런트 윤정희 중용(中庸)의 매력
가 문의 영광’ 촬영 다 끝났죠?”

“네, 어제 끝났어요.”

“힘들지 않았어요?”

“추워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정말 추워서 죽는 줄 알았어요. 워낙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인데다 촬영이 겨울 내내 이어져서요. 핫팩 아세요? 몸에 붙이는 거. 그걸 6개씩이나 붙이고 촬영 했다니까요. 방한조끼나 내복도 입었고요.”

“‘가문의 영광’이 주말연속극 시청률 1위에 올랐다는 기사가 나왔던데, 봤어요?”



“정말요?”

SBS 주말드라마 ‘가문의 영광’에서 명문 종갓집 막내딸 ‘하단아’ 역을 맡아 열연한 윤정희(29)는 ‘시청률 1위’란 얘기에 뛸 듯이 기뻐했다. 정말 몰랐구나 싶었다.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의 오랜 팬인 기자도 기뻤다.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모습이 마음에 들어 몇 년 전부터 시나브로 팬이 됐다. 언젠가 꼭 한번 만나야겠다고 별렀던 배우 윤정희를 4월9일 서울 강남의 한 와인바에서 만났다.

각설하고, 윤정희는 이런 사람이다.

미스코리아(경기 미) 출신으로 딱 3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하늘이시여’‘행복한 여자’‘가문의 영광’, 모두 주말드라마였는데 하나같이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2006년부터니까 1년에 한 편꼴이다. 지난해 개봉한 첫 영화 ‘고사-피의 중간고사’도 흥행에 성공했다. 164만명의 관객이 들었다. 드라마로 이름을 알리기 전에도 CF, 예능프로, 드라마 단역에 짬짬이 얼굴을 내밀었다. 최근엔 ‘윤정희를 캐스팅한 작품은 뜬다’는 노골적인 기사도 나올 만큼 ‘흥행퀸’ 자리에 올랐다. 어떻게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는지가 궁금했는데 답은 이랬다.

“제가 나온 수원여자대학교 연기모델과는 입학시험에 실기 전형이 없었어요. 호기심에 원서를 썼다가 (연기) 공부를 하게 됐죠. 그 나이 때 흔히들 그러잖아요.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 저도 비슷했어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도 그래서 나갔고. 처음엔 그냥 재밌겠다 그런 생각이었죠.”

최근작인 ‘가문의 영광’에선 30대 초반의 민속학 교수 ‘하단아’역을 맡았다. 10년 전 신혼여행을 떠나던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남편에게 미안해 겨울에도 외투를 입지 않는 우울한 캐릭터. 좀 더 설명하면 이렇다.

명문 종갓집 하씨 집안에서 태어나 10살까지 청학동에서 자란 여자.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집안에서 정해준 남자와 결혼식을 올렸으나 신혼여행길에 난 교통사고로 청상과부가 됐다. 첫날밤도 못 치른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사고 당시 생긴 상처를 친구삼아 수절을 결심하고 “내 소원은 빨리 늙어 할머니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는 불쌍한 여자다. 악연으로 만난 ‘싸가지 없는’ 이강석(박시후 분)과 사랑에 빠진다.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신인

드라마 ‘하늘이시여’를 잡은 건 배우 윤정희에게 한마디로 ‘행운’이었다. 하지만 마냥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혀가 짧다’ ‘연기가 안 된다’는 등의 비난이 드라마 방영 기간 내내 이어졌다. 마음고생이 심했다. 무대 뒤에서 이를 악물었다. 발음 교정을 위해 볼펜, 코르크 마개, 심지어 탁구공까지 입에 물고 발음 연습을 했다.

▼ 요즘도 입에 물고 연습해요?

“가끔 해요. 그 방법이 좋다는 사람도 있고 안 좋다는 사람도 있기는 한데 제 경우에는 확실히 효과가 있더라고요.”

▼ 이번 드라마 하면서는 발음이 안 좋다는 말도 쏙 들어갔잖아요.

“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요. 생각 못했어요.”

▼ 발음 문제 때문에 고민 많았죠.

“네, 그런데 단점을 숨기려고 하면 할수록 더 부각되는 것 같더라고요. 예전에는 숨기려고만 했죠. 그런데 지금은 좀 (연기가) 편해져서 그런지 그냥 감정을 더 살리는 데 신경을 쓰고 발음문제는 별로 생각을 안 해요. 시청자들도 제 연기를 보면서 감정문제에 더 관심을 써 주시는 것 같고….”

▼ ‘하늘이시여’를 촬영할 때 어머니로 나왔던 한혜숙씨에게 많이 혼났다던데.

“선배님들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돼요.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는 신인이 하나 와서 연기도 잘 못하니 답답하셨을 거예요. 드라마 촬영이 끝날 때까지 혼났어요. 한 선생님 집에 불려가서도 혼났죠. 그때 배운 걸로 지금 사회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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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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