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투자 분야의 ‘고수’이기도 하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와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한때 국내 은행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이때 영국에서 국제채권 딜러 직무훈련을 받았다. 국내 시장과 국제 시장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던 것. 그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양쪽에서 모두 자산을 운용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도 고객 자산을 운용하면서 손실을 기록한 적이 있다. 그는 이를 통해 투자란 게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것인지를 절감했다고 한다. 일반인이 투자를 결코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쉽게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고 아무런 준비 없이 투자에 뛰어들었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또 주위의 능력 있고 선량한 사람이 위험한 투자를 했다가 ‘망가진’ 경우를 많이 봤다고 했다. 탐욕과 공포에 휘둘려 재산을 날리는 데 그치지 않고 가정 파탄으로 이어진 사람까지 있었다는 것. 나아가 근무시간에 업무에 집중하지 않고 온통 투자에만 신경 쓰다 결국 공금에까지 손을 대 인생을 망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으로 착각했다가 헤어나기 힘든 수렁으로 빠진 셈이다. 우리나라에선 그만큼 일반인이 올바른 투자 방법이나 원리를 배울 기회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고 대학에서도 일부 전공자를 제외하면 공부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효율적 시장이론이란
그는 결코 대박 종목 발굴 비법을 알려주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일반인도 주식투자로 부자가 되는 길이 있다고 단언한다. 다만 인내심을 갖고 장기간 투자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인덱스펀드 투자가 그것이다. 그는 “인덱스 투자야말로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면서 착실히 재산을 불려나가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인덱스펀드란 보통 코스피200지수 등 지수를 추종해 그 수익률과 동일한 실적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펀드다. 한마디로 시장 수익률만큼 수익을 올리려는 펀드다. 당연히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라면 코스피200에 포함된 주식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한다. 일반인이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면 적은 돈으로 광범위한 분산 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씨는 “주가지수 상승률을 우습게 보는데, 미국 등 선진국 증시에서는 장기적으로 지수 상승률을 이기는 펀드는 소수에 불과하다는 게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입증됐다”고 말했다. 인덱스 투자야말로 비용이나 노력을 가장 적게 들이고도 부자가 될 수 있는 확실한 투자 방법이라는 것.
그가 전문 번역가 김홍식씨와 함께 번역하고 국일미디어가 최근 펴낸 ‘시장 변화를 이기는 투자’(버튼 맬킬 지음)는 인덱스 투자자를 위한 교과서에 해당하는 고전이다. 물론 기술적 분석이나 기본적 분석 등 투자의 다양한 기법에 대해서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는 초보 투자자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