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세대 신학과, 순복음신학원 신학과 졸업 <br>●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석사), 미국 웨스트민스터신학교 대학원(석사), 미국 템플대 대학원(종교철학박사) 졸업 <br>● 1982년 목사 안수 <br>● 미국 워싱턴순복음제일교회,일본 순복음동경교회, 미국 LA순복음교회 목사 역임 ● 現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br>● 저서: ‘펜사콜라 기적의 현장 브라운스빌교회’
열기의 발화점은 음악이다. 예배 시작 전 신도들은 단상에 선 남녀 혼성 성가대의 주도로 손뼉을 치거나 손을 흔들며 찬양에 몰입했다. 관현악단의 웅장하고도 섬세한 선율은 염탐꾼처럼 주변을 흘깃거리는 나의 강퍅한 마음을 뒤흔들어놓기에 충분했다.
관현악단과 대규모 성가대의 화력으로 예배 분위기를 돋우는 것은 오늘날 잘나가는 국내 대형교회의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쇼펜하우어는 일찍이 “음악은 다른 모든 예술처럼 현상의 모사(模寫)가 아니라 의지 그 자체의 직접적인 모사”(‘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고 갈파한 바 있다. 기독교 역사라 할 만한 중세 유럽의 역사만 보더라도 종교와 음악의 관계는 불가분이다. 종교음악을 빼놓고는 음악의 발전사를 거론할 수 없을 정도다. 종교가 인간의 약점을 찌르고 감싸 안는 것이라면 그 수단으로 음악만큼 적절한 것도 없으리라.
지난해 5월부터 조용기 목사 후임으로 이 거대한 ‘종교왕국’을 이끌어가는 이영훈(55) 목사의 설교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설교 도중 예배당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 TV에는 특정 용어를 설명하는 자막이 올라왔다. 한글은 물론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자막이 차례로 떴다.
예배가 끝나고 2층에서 바깥으로 연결된 통로를 지나면서 알았는데, 좌석이 모자라 바닥에 돗자리 같은 걸 펴고 예배 본 사람들이 있었다. 낮 1시에 시작하는 4부 예배의 설교자는 조용기 원로목사. 아직 40분쯤 남았는데, 예배당으로 들어가려는 신도들의 줄이 밀려 있었다. 나는 이 괴이한 풍경에 고개를 흔들며 탈출하듯 밖으로 나왔다.
벚꽃축제를 코앞에 둔 윤중로에는 인파가 넘쳤다. 회사로 가기 위해 택시를 집어탔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다는 뉴스가 해일처럼 라디오를 덮치고 있었다. 택시기사가 “미사일이 아니고 로켓인데 뭐가 문제냐”며 내가 순복음교회에 머무는 동안 일어난 세계적 사건에 대해 열을 내며 얘기했는데, 내게는 딴 세상 얘기처럼 들렸다.
“놓고 치는데도 잘 안 맞데요”
이영훈 목사와의 인터뷰는 4월7일 오후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취임 후 첫 공식 인터뷰라고 했다. 집무실 중앙 벽면에는 조용기 원로목사의 대형사진이 걸려 있다. 조 목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인터뷰하는 모양새가 됐다.
▼ 봄날이 화창한데 벚꽃 구경 좀 하셨습니까?
“사람 구경하지요.(웃음) 제가 지난주에 미국에서 돌아왔어요. 이번 주가 고난주간이라 특별새벽기도회도 있고 해서 조금 바쁜데, 중요한 인터뷰이기 때문에….”
▼ 가까이 있으면 외려 안 보게 되지요?
“그렇지요. (차로) 지나가면서 보는 정도죠. 제가 워싱턴에서 10년 가까이 살았는데, 백악관 안에는 한 번도 안 들어가 봤어요. 매번 백악관 앞까지만 가고.(웃음)”
▼ 실은 엊그제 예배에 참석해 목사님 설교를 들어봤습니다. 모처럼 안 졸았습니다.(웃음) 이렇게 큰 교회의 담임목사시니 개인시간을 갖기 힘들 것 같은데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지 않을 것 같고요.
“되도록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노력합니다. 너무 바쁘다 보면 가정에 소홀하기 쉬운데, 가정생활도 목회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밖에 개인적인 시간은 거의 못 가져요. 모임도 다 교회일과 관련된 것들이지요.”
취미활동을 묻자 이 목사는 “한국에 들어온 뒤 운동을 배워 월요일에 가끔 치고 있다”고 밝혔다. 내가 “작대기 휘두르는 거요?” 묻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 나가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 야구는 날아오는 공을 때리는데도 잘 맞는데, 이것은 놓고 치는데도 잘 안 맞더라고요. 공을 치는 것보다는 몇 시간 동안 잔디 위를 걷는다는 생각으로 가끔씩 가까운 목사님들과 교제를 합니다.”
그에 따르면 머리 올린 지 2년 됐는데, 아직 100타 안쪽으로 들어오지 못한 ‘비기너(beginner)’다. 90타 중반이 목표이고 그 이상 잘 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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