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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신일 땅 ‘150억’ 피하려고 두 차례 송전탑 선로 변경 특혜의혹”

정훈택 총신대학교 총장대행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천신일 땅 ‘150억’ 피하려고 두 차례 송전탑 선로 변경 특혜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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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회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박연차 세무조사 무마 대책회의’에 본인이 참석했는지에 대해 “이종찬 전 수석, 박연차 회장과 같이 만난 적 없다.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과 동석한 적은 있지만 대책회의는 아니다. 박 회장이 세무조사를 받는데 인간 정의상 어떻게 안 갈 수 있느냐. ‘형님 도와주이소’라고 하면 내가 ‘알아볼게’ 이 정도로 얘기한 게 전부다. 그러나 공직에 있는 어느 누구에게도 얘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

총신대 측에서 의혹 제기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일정 부분 마무리되면 세간의 관심은 ‘살아있는 권력’ 쪽으로 향할 것이 분명하다. ‘천 회장의 배후’ 등 일파만파의 파문으로 번질지, 천 회장이 혐의를 말끔히 벗고 박연차 게이트가 종료될지는 예측불허다.

이런 가운데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송전탑 건설’ 과정에서 천 회장 땅을 우회하도록 송전탑 선로가 변경됐다는 특혜의혹이 제기됐다. 총신대학교 측에 의해서다. 천 회장이 공동 소유한 이 땅은 150억원대에 이른다고 한다. 특히 청와대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천신일 땅’ 문제를 보고받은 뒤 천 회장 쪽에 유리하게 선로가 변경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정권 실세인 이상득·정두언 의원은 이 문제로 수차례 한전과 접촉했다.

노무현 정부도 천 회장의 같은 땅을 배려해 당초 예정된 송전탑 선로를 변경했다. 노 정권 시절 1차로 천 회장 땅을 비켜가도록 해주었고 현 정권에 와서 2차로 또 변경해 결과적으로 송전선로가 천 회장 땅을 더 멀리 우회하게 됐다. 이로 인해 공사비는 크게 뛰었고 송전탑은 양지리 마을, 총신대 등 인구밀집지역으로 더 근접하게 됐다고 한다. 한전 측은 “송전선로가 지나는 땅 지주의 민원을 정당하게 처리해준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한전 측은 “변경되기 전 원래 선로가 더 공익에 부합한 건 사실”이라고 했다. ‘신동아’는 실세 땅을 비켜간 두 차례 선로변경 논란의 속사정을 알아봤다.



한전 중부계통건설소는 2004년 8월부터 경기도 일원에서 ‘76만5000V 신안성-신가평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벌이고 있다. “수도권 전력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공급 설비 확충과 76만5000V 계통의 중부권과 영동권의 연계를 통한 전력공급 신뢰도 향상”이 사업목적이다. 전기사용량 급증으로 인한 수도권 서부지역의 정전사태를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한다. 공사 구간에는 155기의 송전탑(강관철탑)이 세워진다. 경기도 용인 지역에는 21기가 들어설 예정이다.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은 천 회장 등 8명이 공동소유한 것으로 되어 있는 용인시 양지면 양지리 임야 40만203㎡다.

“원래 설계안 멀쩡한데 바꿔”

총신대학교 정훈택 총장권한대행은 최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확정한 원래의 설계안은 아무 문제없었다. 그대로 공사하면 됐다. 그런데 천 회장 임야를 조금 물고 들어갔다. 불법 설계변경돼 대학과 마을 쪽으로 밀려 내려와 대학과 마을에 피해를 주게 됐다. ‘실세’에 대한 특혜의혹”이라고 주장했다.

▼ 송전노선을 문제 삼는 이유는 무엇인가.

“송전선은 두 지점을 우회하지 않고 직선으로 연결될 때 공사비가 가장 적게 든다. 많은 사람이 활동하는 지역에서도 떨어져 있어야 한다. 따라서 주로 사람이 살지 못하는 산봉우리 등 임야지역을 최단거리 직선으로 이어 세운다. 산업자원부는 2005년 8월22일 신안성▼ 신가평 송전선로 설계안(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 승인)을 결정했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양지리 구간 설계안은 앞서 얘기한 원칙에 따라 설계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후 석연치 않은 이유로 멀쩡한 송전선 노선이 이상하게 달라졌다.”

▼ 바뀐 곳이 어디인가.

“천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임야를 지나는 송전노선이 설계 변경됐다. 원래의 설계안에 따르면 송전선로는 천 회장 소유 임야의 남쪽 하단부에 걸친다. 그런데 2007년 6월4일 원래 설계안이 변경(실시계획변경신고 수리)되어 천 회장이 허락한 가장자리로 내려온 것이다.”

▼ 천 회장 땅이 혜택을 봤다는 건데, 그 외 달라진 점이 있나?

“천 회장 땅을 빙 둘러가도록 설계 변경됨에 따라 송전선로의 길이는 훨씬 더 늘어나게 되었고 현저하게 굴곡이 생겼다. 전력 누수가 훨씬 많아진다. 늘어난 길이는 송전탑을 하나 더 세워야 할 정도다. 한전의 설명에 따르면 송전탑 추가건설에 10억원 정도 든다고 한다. 국고가 그만큼 더 축나는 것이다.”

취재 결과, 송전탑은 당초 설계에선 41기, 42기였으나 변경 이후엔 41기, 41-1기, 42기로 1기가 늘어났다.

▼ 설계변경에 따라 직접적 피해자가 발생하는가.

“물론이다. 설계변경으로 송전탑들이 총신대 캠퍼스와 양지리 마을 쪽으로 확 다가오게 됐다. 원래 설계안대로 하면 사람이 살지 않는 산악 지형에 세우도록 되어 있던 송전탑들을 설계변경까지 해서 인구밀집지역으로 끌어온 게 말이 되지 않는다. 천 회장 측에 특혜를 주기 위해 이처럼 공익(公益)을 훼손한 의혹이 있다.”

▼ 의사 표명을 할 기회가 있었을 텐데.

“한전 측은 천 회장의 의견만 들어주었다. 설계변경을 결정하기 전 다른 편 이해당사자인 우리 대학 측이나 양지마을 주민들과는 전혀 접촉하지 않았다. 우리는 시공사가 학교 바로 앞에서 송전탑 건설공사를 할 때 비로소 설계변경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는 이런 식의 일방적 설계변경은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일 뿐 아니라 불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 총신대 측 자료는 “전원개발촉진법에 따르면 한전이 실시계획의 변경승인을 얻고자 할 때는 변경승인 신청 전에 주민 등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고 타당할 경우 이를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선로변경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취재 결과, 한전의 주민설명회는 2007년 설계변경 이후인 2008년 3월12일 열렸다. 이후 양지리 주민들은 철탑반대위원회를 조직해 5월1일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철탑설치 반대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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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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