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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대운하 자문위원’ 한병훈 직격탄

“지난 대선 MB캠프 ‘대운하 엉터리’ 알고도 밀어붙였다”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MB의 대운하 자문위원’ 한병훈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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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대운하 자문위원’ 한병훈 직격탄

2007년 9월18일 환경운동연합 등 18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경부운하저지국민행동’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앞에서 경부운하공약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 이번엔 권 대사가 무엇을 자문하던가요.

“TV토론에서 한나라당 경선주자 간에 오간 얘기를 설명하더군요. 홍준표 의원이 ‘독일 운하에서 배가 침몰하는 사고가 났다’면서 ‘금년에 해상사고가 355건있었다. 해상 오염사고도 26건 있었다. 만약 낙동강 운하에 배가 다니다가 안개 로 말미암아 충돌해 침몰하면 부산 대구 시민은 두 달간 생수 먹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고 내게 전해줬어요.”

▼ 홍준표 의원의 TV토론 발언에 대해 당시 이명박 캠프 내부에선 어떤 반응이었는지 권 대사가 말해주던가요.

“권 대사의 목소리가 심각했어요. 이 후보는 이날 TV토론에서 홍 의원의 질문에 대해 ‘2015년 한강수계 오염을 막기 위해 10조원 가까운 돈이 투입된다. 2015년까지 20조원 가까운 돈을 낙동강, 한강에 투입한다. 20조원 가까운 그 돈을 가지고 운하를 만들면 수질 개선의 근본적 대책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홍 의원의 ‘운하 침몰사고’ 질문과는 상관없는 답변이었죠. 권 대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 후보와 이 후보 캠프는 당시 내색은 안 했지만 깜짝 놀랐대요.”

▼ 왜 놀란 거죠?



“독일 운하에서 침몰사고가 났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다 당한 거니까. 이후 이명박 캠프는 거의 뒤집혔고 패닉 상태였대요. ‘부산 대구 시민이 두 달 동안 생수 먹어야 한다’는 표현에 노심초사하게 된 거죠. 심지어 MB캠프에서는 운하 이슈 포기론까지 나왔어요.”

“우리 내부에 혼란 왔다”

▼ 그쪽에서 그렇게까지 당황했었나요.

“권 대사가 국제전화로 내게 말한 내용을 그대로 전하면, ‘우리 내부에서 운하 이슈를 계속 밀고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내부적으로 혼란이 왔는데 해결책이 있는가’ 였습니다.”

▼ 그래서 자문을 해줬나요.

“네. 즉시 답변을 줬어요. 홍준표 의원 주장은 별거 아니라고 말해줬죠. ‘심각한 사고가 아니었다. 독일 쪽에 알아보니 사고 직후 바로 수습돼 운하는 정상 운영됐다. 수질 오염은 없었다. 운하에서 사고 나면 부산 대구 시민이 두 달 동안 생수 마시게 된다는 건 전혀 사실과 다르다.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고 했죠.”

▼ 권 대사의 반응은?

“‘그러냐’며 반색하더라고요. 권 대사는 다 듣더니 ‘중요한 포인트다. 우리 쪽에 도움이 된다. 전화로 이럴 게 아니라, 방금 한 말을 문서로 정리해줄 수 없느냐’고 요청했어요. 그래서 얼른 하나 만들어 보내줬습니다.”

첫 번째 한나라당 경선주자 TV토론은 언론의 큰 관심을 끌었다. 전국에 생중계됐고 신문도 대서특필했다. 이 당시 언론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대다수 언론은 △홍준표 의원의 대운하 공격이 상당히 매섭다, 대운하 논쟁이 완전히 불붙었다고 보도했다. 진보 성향 일부 언론은 △이명박 후보가 홍준표 의원의 대운하 공격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다른 언론은 △TV토론 후 이명박 후보 진영에서 ‘대운하 공격에 대한 대처가 다소 안이했다’는 자기비판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대다수 언론은 이후 이 후보 진영이 대운하 논쟁을 피하지 않고 적극 대처하는 모습을 전했다.

롯데호텔서 MB에게 운하 브리핑

이 대목에서 의문점은, 한나라당 경선 주자들은 왜 이명박 후보 진영을 계속 몰아붙일 수 있는 큰 호재인 ‘독일운하 선박 침몰’ 이슈를 첫 TV토론 이후엔 전혀 거론하지 않았느냐는 점이다. 당시 언론에는 그 이유를 밝혀주는 보도가 없었다. 한 부소장은 자신이 이명박 후보 진영에 보낸 보고서 내용이 한나라당 내부에도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그의 보고서가 전한 ‘독일운하 선박 침몰’의 진상이다. 운하에 빠진 건 배가 아니라 컨테이너였다.

“2007년 3월25일 중부독일 쾰른에서 발생. 2630t 컨테이너 운반선. 선장 64세. 컨테이너 몇 개가 물에 빠짐. 이를 건지는 데 5~6일 걸림. 사고지점 주변 봉쇄. 독일운하협회 대변인 Rusche, ‘이런 사고는 전체 유럽 노선에서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 아주 예외적인 경우다.’ 라인강에 배가 침몰해 두 달간 라인강에서 배 운항이 중지되었다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름. 운하에 배가 침몰하면 경상도 주민이 두 달간 생수를 마셔야 한다는 가정은 억지임.”

한병훈 부소장에 따르면 그의 보고서는 운하 사고 및 오염 문제에 대한 유럽 현지의 정확한 정보를 이 후보 진영에 제공함으로써 이 후보 진영이 수세→전열 정비→적극 방어로 방향을 잡아나가는 데 기여했다는 것이다. 한 부소장은 자신의 조언이 당시 위기에 처했던 이 후보 본인에게도 강한 인상을 주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이 후보가 자신에게 ‘한국에 와달라’고 요청해 만난 사실을 제시했다.

▼ 보고서에 대해 반응이 있었나요?

“며칠 후 권 대사가 전화를 걸어왔어요. 그는 ‘MB가 한 부소장의 보고서를 직접 보셨다. 내용이 참 좋다고 평가하시더라. 한 부소장을 불러 직접 들어보고 싶어 하신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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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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