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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로켓 발사 이후, 한반도 어디로 가나

대화 구걸용‘3억달러’北 로켓쇼…美‘선의의 무시’로 대응할 듯

  • 정리·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북한 로켓 발사 이후, 한반도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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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관여정책(engagement policy)을 강조하고 있지만, 집권 초기 오바마 행정부를 혼란에 빠뜨린 건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적지 않아요. 오바마는 ‘나를 시험했다’는 느낌을 받았을 겁니다. 오바마의 진취적 성향을 볼 때 북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식으로든 개입해서 문제를 풀려고 할 거예요. 그렇지만 미국의 외교 현안 순위에서 북한 문제는 후순위로 밀려나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선의의 무시정책’, 즉 일단은 관망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상반기엔 대화를 복원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집니다. 9~10월은 돼야 북한을 다루는 방식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의 관점이 나올 겁니다. 물론 그때 가서도 오바마가 북한에 선물을 준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신경전, 기싸움이 이어지겠죠. 오바마가 자신의 바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앞서 언급했듯 김정일이 핵물질을 다시 만지작거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백승주 오바마 행정부가 한동안은 북한의 압박에 대해서 일종의 무시정책을 전개할 것이라는 말이군요.

정형곤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보상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기본 태도는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시 행정부와 비교해서 약간의 강도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요. 그런데 미국의 대북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미국의 경제 제재는 그동안에도 별 실효성이 없었습니다. 북한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고요. 미국의 고민이 이 대목에 있습니다. 대북정책의 방향이 설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감한 조치를 취하기도 어렵습니다. 저는 미·중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느냐가 중요한 변수라고 봅니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 때처럼 미·중이 가까워지면 북한 문제를 풀 어떤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지켜봐야겠죠.

김병로 저는 오바마 정부가 대북정책의 윤곽을 어느 정도는 잡았다고 봅니다. 포괄적으로 대화하고 협상하는 방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쪽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로켓 발사 때문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과 일본이 거세게 반발하니까 실효성이 없는 걸 알면서도 안보리 제재를 거론하는 그런 상황인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이 오바마 대통령 취임 100일 되는 날 로켓을 발사했더군요. 미국은 비난 성명을 발표하면서 ‘장거리 미사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만큼 기분이 나쁘다는 뜻이겠지요. 그렇지만 대화로 문제를 푼다는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 숨 고르기를 마친 뒤 대화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백승주 오바마 행정부가 언제 북한과 직접 대화를 할 것인가,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의사를 표시할 것인가 같은 문제에도 국민의 관심이 클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는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주변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와 관련해 말씀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로켓 발사 이후 주변국의 대(對)한반도 정책은

남성욱 2006년 10월9일 북한이 핵실험을 한 직후 중국 외교부가 비난 성명을 내면서 ‘悍然(hanran)’이라는 단어를 썼습니다. 중국어 사전에 ‘서슴없이, 제멋대로, 난폭하게’라는 뜻으로 나오는 단어입니다. 중국 외교부가 이례적으로 비외교적 표현을 써가면서 북한을 비난한 겁니다. 그러고 나서 중국은 안보리 북한 제재 결의안에 동참했습니다. 사전 협의 없이 핵실험을 한 데 대해 불쾌했던 모양입니다. 북한은 이번 로켓 발사 때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고자 노력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이 전세계 북한공관에 보낸 문서를 보면 “인공위성이라고 선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중국은 사전 협의가 있었기 때문에 유엔결의에 소극적일 겁니다. 중국은 의장국으로서 6자회담의 재개를 원합니다. 동북아의 강대국으로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거죠. 중국이 로켓 발사와 관련해 미국을 거들어줄 가능성은 낮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관계에서도 초반 ‘기싸움’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해결책으로 제시할 겁니다. 러시아도 중국과 같은 맥락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입니다.

백승주 일본은 어떤 태도를 보일 것 같습니까?

남성욱 ‘일본이 과도하게 호들갑 떤다’ ‘재무장 구실로 삼으려 한다’는 논리가 있는데 일본의 처지도 이해가 갑니다. 일본을 두둔하고자 하는 말이 아니고 대기권 바깥으로 로켓이 날아갔더라도 북한이 자국을 향해서 쐈다는 점, 자국 앞바다에 1단 로켓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일본의 대북 제재 움직임과 관련해 우리가 반박할 만한 논거를 찾기는 어렵습니다. 일본은 이번 발사를 국내 정치에 활용하면서 재무장의 빌미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형곤 주변국들의 대북정책이 로켓 발사 때문에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앞서 말했듯 미국의 대(對)동북아 정책, 그중에서도 대중 정책 기조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각국의 의견이 달라지리라고 판단합니다. 클린턴 행정부는 양자 틀보다는 다자 틀을 주로 고려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조정자 구실도 했고요. 그런데 부시 행정부 때는 양자 외교가 강조됐습니다.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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