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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우의 세상읽기

민주당은 ‘청와대 2중대’인가?

민주당은 ‘청와대 2중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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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민주당이란 시원찮은 제1 야당의 존재다. 7·28 재·보선에서 야당이 승리했더라도 대통령이 친위내각을 내세울 수 있었을까? 아마 그러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민주당은 ‘청와대의 2중대’ 노릇을 충실하게 수행한 셈이다.

민주당의 김진애 의원은 얼마 전 “민주당에는 3가지 없다”고 했다. 첫째, 여의도와 주류 언론 프레임에 갇혀 있어 국민의 변화흐름을 읽는 상상력이 없다. 둘째, MB 비판을 넘어선 대안적 가치에 대한 확신이 없어 헌신과 열정, 소신 또한 없다. 셋째, 활력이 없어서 ‘체’와 ‘척’은 있는데 끝까지 가지 않는다.

그 대표적 예를 몇 가지 들어보자.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좌절시킨 것은 사실상 민주당이 아닌 ‘박근혜의 힘’이었다. 뒤늦게 대안을 내놓았다고는 하지만 4대강 사업 반대에서도 민주당의 역할은 미약하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국민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저 종교계와 시민단체의 반대운동에 편승해 정치적 구호나 외치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2008년 촛불시위 때 민주당은 ‘무시의 대상’이었으며, 지난 6·2 지방선거 때도 민주당은 MB 심판을 위한 ‘도구의 대상’이었을 뿐이다. 민주당도 유권자가자신들이 예뻐서 표를 몰아준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겉으로는 겸손한 척하면서도 속으로는 자만했다.

알량한(민주당의 기득권을 전제로 한) 야권연대의 성과를 과장하면서 정권심판론만 내세우면 7·28 재·보선의 승리도 떼어놓은 당상이라며 오만했다. 그러나 강원에서 직무정지된 이광재 지사에 대한 동정표 덕에 2석, 광주에서 연대 파트너인 민주노동당을 ‘한나라당의 2중대’라고 비난하면서 건진 1석이 모두였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 민간인 사찰,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 파문 등 온갖 악재에도 한나라당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유권자가 더는 민주당이 지방선거 때처럼 앉아서 횡재하는 꼴을 보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가 8·8 개각의 친위내각이라면 민주당이 ‘청와대의 2중대’라는 역설(逆說) 또한 성립되지 않겠는가….

민주당은 10월3일 전당대회를 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진보’를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5월 ‘포괄적 성장’을 강조하며 우 클릭했던 뉴 민주당 플랜에서 다시 좌 클릭하자는 것이다.



비주류인 정동영 의원은 ‘담대한 진보’를 내세운다. 중도 진보가 아닌 제대로 된 진보로 당의 정체성을 바꾸자는 것으로, 담대한 진보의 핵심은 부의 재분배를 넘어 적극적으로 부를 창출하는 역동적 복지국가건설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가 지난 대선 참패에 대해 ‘통렬한 반성’을 했다고는 하나 금배지를 달기 위해 탈당마저 불사했던 근래 행적 등에 비추어 그의 주장이 국민적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구나 그의 ‘역동적 복지’가 ‘박근혜 복지론’에 비교우위인지도 분명치 않다.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은 이미 지난해 5월 미국 스탠퍼드대 강연에서부터 “공동체의 행복공유를 위한 복지”를 강조하고 있으니 말이다.

민주당은 ‘청와대 2중대’인가?
全津雨

1949년 서울출생

동아방송 기자

월간 신동아 편집장

동아일보 논설실장·대기자

現 경원대 초빙교수

저서: 작품집 ‘하얀 행렬’ ‘서울의 땀’, 칼럼집 ‘역사에 대한 예의’


이밖에도 ‘유능한 진보’ ‘따뜻한 진보’ ‘진정한 진보’ 등 진보의 캐치프레이즈는 넘쳐난다. 그러나 민주당이 과연 진보정당인가? 민주노동당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러한 논제는 심포지엄의 주제는 될지언정 일반 국민의 관심사는 아니다. 국민이 바라는 것은 민주당이 야당 노릇이나 바로 하라는 것이다. 작은 차이도 극복하지 못하고 분열하며, 계파 간 자리다툼이나 벌이고, 특정지역의 기득권에 매달려 제 밥그릇이나 챙기면서, 정권의 실정(失政)에서 반사이익이나 얻으려 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는 것이다. 스스로는 심판하지 못하면서 만날 정권심판론만 외치지 말라는 것이다. 집권세력의 일탈을 감시하고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되 합리적으로 하고 시의적절한 대안을 제시해 수권능력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싸울 때는 싸우되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는 국정 발목잡기 식의 구태는 보이지 말라는 것이다. 새로운 인물, 새로운 비전으로 내일의 희망을 갖게 해달라는 것이다.

민주당에 이러한 요구는 현실적으로 무리한 주문일 것이다. 새로운 인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요, 당장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민주개혁세력의 적자(嫡子)임을 자임한다면 무엇보다 오늘의 자화상(自畵像)에 부끄러워해야 한다. 남에게 누구 2중대라고 할 게 아니라 자신이 어디 2중대가 된 게 아닌가, 돌아봐야 한다. 성찰하고 쇄신해야 한다. 제대로 된 야당이 없으면 나라도 제대로 될 수 없다.

신동아 2010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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