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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 원재훈의 쓴소리 은퇴설계

쉬는 날도 없이 매일 60마리 팔아야

월수입 300만 원 치킨집 사장 되려면?

  • 원재훈│회계사 wjh2000p@hanmail.net

쉬는 날도 없이 매일 60마리 팔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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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도 없이 매일 60마리 팔아야
를 보자. 숨어 있는 비용까지 고려해 시뮬레이션한 치킨집의 손익 결과다. 인테리어 투자금을 1억 원, 4년 사용 예정으로 산정했다(월 평균 감가상각비 200여만 원). 또 인테리어를 비롯해 권리금 등 약 2억 원을 투자했고 이자율은 6%로 가정했다. 무급 가족인건비도 넣었다.

숨은 비용까지 고려하니 하루 40마리씩 팔면 400만 원에 가까운 소득은커녕 매달 100만 원 이상 적자를 보는 셈이다. 하루 50마리씩 팔아도 월 소득 100만 원 남짓이니 생계가 가능할 수 없다. 즉, 적어도 월 매출 2500만 원이 되어야 실제 이익이 300만 원 조금 넘는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루 판매량이 몇 마리만 줄어도, 가게 문을 며칠 닫아도 치킨사업은 위태로워질 수 있다.

하루 60마리 이상 팔 자신이 있다 해도 리스크는 여전하다. 우선 배달부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20대의 건장한 친구들이 와주면 좋으련만, 주로 10대 청소년들이 찾아온다. 여러 법적 문제 때문에 부모 동의를 구한 다음에 취업시켜야 한다. 일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아 그만둔다고 하거나, 심지어 치킨 값을 손에 쥐고 오토바이와 함께 영영 돌아오지 않는 일도 왕왕 발생한다.

종업원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고 상권이 좋아 장사가 잘되는 커피전문점 사장님을 한 분 알고 있다. 처음 6개월은 행복했다. 왜 진작 창업하지 않았는지 후회할 정도였다. 그런데 바로 옆에 글로벌 브랜드를 자랑하는 커피전문점이 들어오고 나서는 장사가 영 신통치 않게 되었다. 이처럼 본인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 아닌 경쟁력은 오래가기 어렵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노하우, 따라오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일수록 진정한 경쟁력이다. 그저 쉽게 프랜차이즈에 기댔다가는 대자본의 희생양이 되기 쉽다.

Return 전 Risk 고려해야



회계사라는 직업 특성상 정말 많은 사장님을 만난다. 사업이 정말 잘돼 세금 문제로 골치 아픈 행복한 사장님이 있는가 하면, 만성 적자를 못 이기고 결국 폐업하고 마는 사장님도 있다. 아침 일찍 하루 를 시작하는 것이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라는데, 망한 사장님 중 상당수도 아침 일찍 일과를 시작하는 걸 나는 많이 보아왔다. 그러므로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도 창업을 고민하는 분들께 조언을 드리자면, 실제 창업을 하기 전에 해당 업종에 취업해보라는 것이다. 몇 개월이라도 실제 일을 해보고, 이왕이면 잘되는 집과 안되는 집에서 모두 일해보기를 권한다. 실제로 대박집에서 노하우를 배운 후 창업해 성공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원칙은 꼭 지키기 바란다. 사업에서 나오는 최소한의 현금흐름으로 이자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최악의 상황에서 본인이나 가족 등 무급 종사자의 인건비는 없는 셈 친다 하더라도, 장사해서 번 돈으로 임차료와 이자는 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빚을 내어 빚을 갚는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쉬는 날도 없이 매일 60마리 팔아야
원재훈

1977년생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한국공인회계사, 미국공인회계사, 세무사

이촌회계법인 근무

저서 : ‘월급전쟁’ ‘법인세법실무’


인생 2막으로 창업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어두운 얘기만 한 것 같아 죄송스럽다. 하지만 평생 모은 은퇴자금을 허무하게 날려버리는 분이 너무 많아 잔소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리스크 앤 리턴(Risk and Return). 위험을 감수해야 수익이 있는 것이 세상 이치다. 그러나 리턴을 보기 전에 리스크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신동아 201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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