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대륙은 기독교 세계의 가치관을 공유한 거대 공동체이지만 지금껏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며 애증의 관계를 이어왔다. 남미지역의 반미감정은 포틀랜드전쟁에서 미국이 영국을 지지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미 제국주의 타도’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려는 중남미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온 결과, 미국의 히스패닉 인구는 흑인을 능가해 정치적, 경제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 됐다. 그들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멸시는 남북미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이다.
그러나 미국은 더 이상 중남미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경기침체가 계속되는 미국의 처지에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남미 지역이 장기불황을 극복할 돌파구다. 바야흐로 남북미가 서로의 관계를 재정립하고 평화와 평등을 공고히 해야 할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문 의장은 GPC 개막식 기조연설을 통해 아메리카 대륙이 공동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영적 대각성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북미는 기독교 세계관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양쪽 모두 이를 인정한다. 따라서 이런 공유 가치를 기초로 도덕적 권위 회복을 위해 함께 노력해 협력과 화합을 도출해내야 한다. 그 길이 서구의 도덕적 리더십을 회복하는 길이다.”
GPF는 그동안 중남미지역 지도자들의 ‘도덕적 혁신적 리더십’과 정신적 각성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미 2차례의 정상회의 결과가 선언문의 형태로 반영됐다. 2010년 파라과이 정상회의에선 아순시온 선언문이, 2011년 브라질 정상회의에선 브라질 선언문이 각각 발표됐다. 애틀랜타 회의는 남북미의 공유된 가치 위에 평화적 공동번영의 길을 찾기 위해 카터센터가 정상회의에 동참해 함께 아메리카 정상회담(American Summit)을 개최했다.
남북미 정상들 간 논의내용은 ‘라틴아메리카 대통령의 사명(Latin American Presidential Mission)’이라는 선언문으로 발표됐다. 19명의 전직 대통령 이름으로 발표된 이 선언문의 주요 내용은 ‘신 아래에 한 가족’이라는 GPF의 비전을 중심으로 남북미의 공통 가치를 발견하고 평화와 공동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비니시오 세레쪼 과테말라 전 대통령은 “사람은 생각과 재능을 포함한 특별한 개성뿐만 아니라 본인의 원칙에 입각한 윤리적 신념을 가져야 한다”며 “현실적 국제관계와 정치에서 각국의 지도자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윤리적 가치를 저버려선 안 된다”고 밝혔다.
카터센터의 미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제니퍼 매코이 박사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해 국가 간의 윤리를 이렇게 강조했다.
“미국은 정의를 수호한다는 가치를 공유한다. 따라서 국가 간의 거래에도 본질적으로 외압이 행사되어선 안 되며 조약이 두 국가 모두의 이익을 위해 작용해야 지속성이 보장된다.”
한편, 세계평화 비즈니스 포럼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남북미 지역과 아프리카, 이라크 쿠르드 지역의 경제적 번영을 위한 통상과 교역에 대해 논의했다. 그들은 도덕적 타락과 탐욕에서 비롯된 현대 자본주의의 위기는 도덕적 가치와 원칙을 지킴으로써 풀어갈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 아프리카 최대 기업 콤크라프 그룹 마누찬다리아 회장은 “아프리카에 경제적 기회를 주는 것이 세계 평화를 찾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남북통일은 세계평화와 연결돼
2012년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의 정치적 리더가 교체된 한 해였다. 남북한도 상황은 마찬가지. 리더의 교체는 국가 리더십의 변화를 동반하고 이는 동북아시아 정세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군사, 안보 분야뿐 아니라 세계경제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국제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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