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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사로잡은 국가대표 배우 배두나

“베드신 대역 쓴 것 부끄럽다 그때 배우의 자세 배웠다”

  • 김지영 기자 │ kjy@donga.com

할리우드 사로잡은 국가대표 배우 배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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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재능 스무 살 넘어 알아

할리우드 사로잡은 국가대표  배우 배두나
▼ 배우 하려고 연극영화과 간 게 아닌가요.

“연출 쪽에 관심이 있어서였어요. 한양대가 연출로 유명하니까. 근데 영화를 찍으면서 연기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간절한 만큼 기회가 오더라고요. 그걸 잡아서 더 큰 열망으로 키워간 운 좋은 케이스였죠. 만일 모델로 발탁되지 않았으면 평생 연예계와 담을 쌓고 지냈을 거예요. 학창시절엔 집과 학교밖에 몰랐고 예술에 소질이 없어서 저한테는 사무직이 어울린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저도 몰랐던 재능을 발견한 거죠. 엄마도 배우생활을 해서 저한테 끼가 있는지 눈여겨보셨을 텐데 너무 없으니까 몰랐어요.”

그의 모친은 연극배우 김화영 씨고, 부친은 풀무원 부사장을 지낸 기업인 배종덕 씨다. 배두나는 2남1녀 중 둘째다.

▼ 연기 데뷔작이 ‘학교’(1999년에 방영된 KBS 청소년드라마) 아닌가요?



“처음 찍은 작품은 영화 ‘링’인데 개봉이 늦어져 ‘학교’가 연기 데뷔작으로 알려졌죠.”

▼ 고명딸이라 사랑을 많이 받았겠네요.

“엄마 아빠는 늘 ‘우리 딸 최고’라고 하세요. 저한테 ‘불과 얼음이 공존한다’는 이야기도 하시고요. 감정 기복이 크다는 의미일 텐데 그래서인지 어떤 역을 맡아도 감정 표현이 수월한 것 같아요.”

▼ 어릴 적 꿈은 뭐였나요.

“배우는 아니었어요. 엄마 덕에 다섯살 때부터 연기하는 현장을 봤지만 연기가 내 길이라는 생각은 미처 못 했어요. 연기는 내가 감히 엄두를 낼 수 없는 세계라는 생각이 강했어요.”

학창시절엔 스스로 인정하듯 “수줍음 많은” 여학생이었지만 그에게도 또래 친구들처럼 좋아하는 연예인이 있었다. 중학교 시절엔 배우 심은하가, 고교 때는 일본 록그룹 엑스재팬이 우상이었다. 그는 “엑스재팬 노래를 이해하려고 일어를 독학했을 정도”라며 “가수를 쫓아다니는 다른 친구들과는 좋아한다는 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다”고 기억했다.

▼ 똘똘하고 개성 강한 모범생이었나요.

“우등생은 아니었어도 모범생이긴 했어요. 밖에 돌아다니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학업에만 열중했어요. 공부를 잘하진 않아도 열심히 하고, 착실하고, 만화책을 참 좋아했어요. 조용해서 존재감이 크지 않은 학생이었죠.”

▼ 뭔가에 꽂히면 푹 빠지는 모습이 연기할 때 몰입하는 거랑 비슷하네요.

“그런 재능이 있다는 걸 스무 살이 넘어서 알았어요. 데뷔 전에는 카메라 앞에 서면 달라질 수 있는 끼가 내 안에 있다는 걸 전혀 몰랐어요. 요즘은 일찍 재능을 발견하고 키우더라고요. 참 부러워요.”

그 역시 다른 배우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소녀가장(드라마 ‘글로리아’의 글로리아) 같은 인물도 실감나게 연기하고, ‘공기인형’의 인형이나 손미 같은 미지의 캐릭터에도 생명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사실 전 어려움 없이 자라서 힘겨운 상황에 처한 사람을 지레짐작으로 연기할 수가 없어요. 그 캐릭터와 상황에 완전히 동화돼야만 연기가 나와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몰입밖에 없어요. 그때는 다른 모든 상황을 캐릭터에 빠져서 동화시켜요. ‘글로리아’ 할 때는 감정이 흐트러질까봐 매니저의 도움도 마다했어요. 고지식하죠. 신인 때 조감독이었던 분이 나중에 감독이 돼서 절 썼는데 이런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아직도 100%의 마음으로 연기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고요. 그 말 들었을 때 왠지 뿌듯했어요.”

마음으로 관객 움직이는 배우

▼ 감정이입을 잘하나요.

“마음 쓰는 직업을 15년째 하고 있으니 일반인보다 감정이입이 빨리 되겠죠. 머리도 쓸수록 발달하는 것처럼요. 그렇다고 어떤 역이나 다 되는 건 아니에요. 작품을 고를 때도 시나리오를 보면서 내가 할 배역에 몰입할 수 있는지를 무척 중요시해요. 캐릭터가 아무리 좋아도 감정을 억지로 만들어내는 건 못 하거든요.”

▼ 작품에 몰입하면 캐릭터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다던데.

“비교적 금방 빠져나오는 스타일인데 ‘공기인형’ 때는 좀 시간이 걸렸어요. 그 작품 끝나고는 일도 몹시 하기 싫고, 제가 쓸모없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공기인형이 죽을 때처럼. 근데 반년 노니까 괜찮아지더라고요, 하하하.”

진지 모드로 일관하던 그가 모처럼 크게 웃는다. 장내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웃음소리가 그의 표정처럼 맑고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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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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