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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리포트 | 한국의 메시아들, 하나님들

“나는 지상천국의 왕이 될 것이다”

백백교에서 구원파, 신천지까지 소종파 연구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나는 지상천국의 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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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용식 상록교회 목사의 주장이다.

“한국에서 이단에 빠진 사람이 200만 명에 달한다. 개신교인이 850만 명인데, 200만 명이라니 놀랍지 않은가. 이들은 정부의 인구조사 때 대부분 개신교인이라고 응답한다. 매달 정통 교회 신도 1만 명이 사이비 종교로 넘어간다는 통계가 있다. 20년 이내에 이단에 더 많은 교인이 있게 될 것이다.”

소종파 신도 수는 추정에 따른 것으로 과장된 것일 수 있으나 이 발언을 통해 기독교 주류 교단이 느끼는 현재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다.

개신교계 신학자, 목회자들과 다르게 종교학자들은 ‘이단’이라는 표현 대신 ‘섹트’ ‘소종파’ 같은 중립적 표현을 사용한다.

정부가 보기에도 소종파는 특정 종교의 분파일 뿐이다. 문화체육관광부 A 종무관은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이단 시비는 특정 종교 내부에서의 논란일 뿐이다. 어떤 교리든 자유롭게 전도할 수 있다. 법을 어겼을 때만 국가가 개입한다”고 했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는 ‘무종교인 또는 다른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을 포교·개종할 자유’를 포함한다.



보혜사 성령, 이만희

‘신천지 출입금지’

4월 27일 서울 도봉구의 한 교회 입구에 이 같은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은 기성 교단의 공적 1호다. 이 교회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신천지는 정통 교회를 씨를 뿌려놓은 추수밭으로 여긴다. 추수꾼을 정통 교회에 보내 신자들을 빼간다. 우리 교회 성도 수가 100명이 안 되는데, 신천지 쪽은 1000명이 넘는 교회도 있다고 들었다.”

신천지가 기성 교회에 파견해 자신들의 신앙을 전도하는 이들을 추수꾼이라고 한다. 작은 교회가 신천지에 통째로 넘어가기도 한다. 신천지 출신 목사와 전도사가 신도로 들어와 교회 전체를 신천지로 바꿔버리는 것으로 ‘산 옮기기’라고 한다. 신천지대책전국연합이 입수한 신천지의 내부 교육자료엔 ‘세상은 우리의 연극무대다’ ‘대본대로 자신감 있게 하라’ ‘귀신까지도 속이라’는 문구가 있다. 신천지에서는 ‘거짓말도 전도 방법’이라고 가르친다는 게 신천지대책전국연합의 주장이다.

신천지는 장막성전 분파 중 교세가 가장 크다. 15만 명이 넘는 신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 신자를 상대로 공격적 전도를 한다. 신도들은 이만희 총회장을 보혜사 성령, 약속의 목자라고 여긴다. 신천지를 통해서만 구원받는다고 가르친다.

신천지 교리는 종말론을 강조하는 신종파가 대부분 그렇듯 요한계시록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요한계시록의 예언이 20세기 한국에서 실현된다고 주장한다. 요한계시록 4장의 영계 조직대로 4명의 부서장, 7명의 교육장, 24명의 부장으로 조직됐으며, 12지파가 1만2000명씩 열매를 맺어 14만4000명 무리가 완성되면 순교자들의 영혼과 성도들의 육체가 하나 돼[영육일체(靈肉一體), 신인합일(神人合一)] 영생한다고 믿는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 맞은 거룩한 성에 들어온 성도는 만국을 소성시키고 다스리는 제사장 나라가 되므로 영원한 진리로 왕 노릇하는 권세자가 된다”는 것이다.

‘이만희 보혜사’를 포함해 1910년 이후 한국에 등장한 ‘재림주’‘하나님’‘성령’이 120명이 넘는다. 그중 신도를 모아 그 나름의 세(勢)를 이루는 데 성공한 이만 70명가량이다. ‘재림주’‘하나님’‘성령’은 새로운 교리를 전파하거나, 신도를 미혹해 사익을 챙겼다고 비판받는다.

신앙촌으로 일반에 알려진 천부교(옛 전도관)는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믿는 종교”라고 자신들을 소개한다. 여기서 ‘하나님’은 여호와가 아니라 박태선(1917~ 1990) 총회장이다. 일부 천부교인들은 ‘박태선 하나님’의 재림을 기다린다. 여호와는 천부교에서 사탄의 우두머리일 뿐이다.

통일교 문선명(1920 ~2012) 총재는 통일교의 메시아면서 참부모다. 문선명의 부인 한학자 총재도 성신(聖神)이면서 후(後)해와로 추앙받는다. 문선명 사후 한학자 신격화 분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문선명, 박태선은 과거에 존재했거나 현재도 활동하는 신비주의 계열 기독교계 소종파의 ‘재림주’ ‘하나님’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각 소종파의 역사를 타고 과거로 가면 어김없이 이 두 사람의 이름이 등장한다.



“종교탄압 그만하라”

소종파의 난립은 종교 현상이면서 사회 현상이다. 종교학자들은 한국처럼 재림주, 하나님을 자처하는 이들이 쏟아져 나온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불교의 미륵사상, 샤머니즘의 입신체험, 정감록의 정도령 사상이 기독교의 메시아와 융합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는 견해가 많다.

오강남 리자이나대 명예교수(비교종교학)의 분석은 결이 다르다. 한국 기독교계의 자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그리스도교가 전 세계적으로 보면 별종 중 별종이다. 한국 그리스도교는 근본주의 신앙이 대부분이다. 근본주의의 특징이 문자주의다. 성경에는 오류가 없다고 가르친다. 한국에서 1970~80년대 그리스도교인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는데, 그중 대부분이 근본주의적 신앙을 가졌다. 90% 넘는 그리스도인이 근본주의자라고 할 수 있다. 근본주의 신앙은 현재 유럽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에서도 TV 전도사들 탓에 세가 큰 것으로 보이지만 남부 지역 중심의 소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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