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5월호

寧國寺

  • 박승

    입력2015-04-21 14: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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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寧國寺

    일러스트 박용인

    오래 자란 은행나무 국물을 마신다



    땅에서 올린 잎사귀 흔들리고 있다

    흙에서 박은 줄기 솟구쳐 몸 맺고

    다시 솟구쳐 절 낳고



    난간 치며 번져가는 소리를 풀었다



    밤과 새벽 걸어와 모두 면을 먹는다



    차지게 다진 강력분

    나물과 잘게 썰려 비벼진 양념

    작은 몸 우린 향 번진다

    물이 내렸다 다시 오르는 계절



    울리는 메아리 삼키며 국수를 잡는다



    *박승 시집 ‘스위치백’(실천문학사) 중에서



    박승

    ● 1971년 경남 밀양 출생
    ● 서울대 지리학과 졸업
    ● 2004년 ‘민족예술’로 등단

    ● 시집 : ‘스위치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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