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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구원의 손길’ 찾는 사람들

컨설턴트 전성시대

  • 박은경 |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요람에서 무덤까지 ‘구원의 손길’ 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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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구원의 손길’ 찾는 사람들

수납정리 컨설턴트들이 고객의 집을 방문해 정리를 도와준다.

사람들은 왜 수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수하고 컨설턴트를 찾는 것일까. 다음은 헤드헌터(취업 컨설턴트)를 통해 3개월 전 이직에 성공한 30대 초반 여성 한모 씨의 설명이다.

“직장을 옮기고 싶은데 내게 적합한 회사가 있는지 알고 싶어 헤드헌터를 찾았다.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는 믿을 수 없고, 면접 때 궁금한 걸 대놓고 물어보기도 어려우니 헤드헌터를 찾았다. 헤드헌터는 이직할 회사를 찾는 단계부터 서류 작성 때 나의 장점을 어필하는 방법, 면접 요령 등을 ‘맞춤 상담’ 해주고 회사 내부 정보까지 제공해 이직에 도움이 많이 됐다. 직장을 옮긴 뒤에도 적응을 잘하고 있는지 내부자를 통해 알아보고, 계속해서 피드백을 줘 안심이 된다.”

지난해 11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 구직자 349명을 상대로 ‘취업할 때 가장 궁금한 것’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65.3%가 ‘기업정보’를 꼽았다. 다음으로 38.1%가 ‘연봉 수준’, 16.3%가 ‘회사 분위기’를 궁금해했다. 서류전형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자기소개서 항목(42.7%)’, 면접에서는 ‘베스트 답변(63.9%)’이었다.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는, 널리 알려진 기업이 아니라면 기업의 내부 사정이나 면접관 성향 등 구체적이고 자세한 정보를 전문가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헤드헌팅 업체 엔터웨이파트너스의 이인혁 차장은 “직장인이 이직을 원할 경우 보안을 걱정하기 때문에 지인이나 동료의 도움을 받기를 꺼린다”며 “전문적인 분야에서 자신이 어느 정도 레벨이고 연봉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고, 연봉 협상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이직 희망자들이 헤드헌터를 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실패 리스크 줄이기



기약 없는 취업 준비, 막막한 학자금 대출 상환, 얄팍한 주머니 사정으로 속이 타들어가는 젊은이들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했다는 의미의 ‘삼포세대’라는 신조어가 출현한 게 오래전이다. 이제는 여기에다 장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까지 포기했다는 ‘오포세대’란 말도 생겨났다. 한창 연애하고 결혼에 관심을 가져야 할 20~30대 초반 젊은이들이 처한 사정이 이렇듯 녹록지 않다보니 대학생활 동안 마음 놓고 연애 한번 못해보고 졸업하는 이가 적지 않다. 졸업 후에는 구직전쟁에 뛰어들고, 어렵사리 취업해도 초기에는 회사 생활에 적응하느라 연애에 눈 돌릴 틈이 없다.

‘연애의 정석’ 등 여러 권의 책을 낸 11년차 연애 컨설턴트 송창민 씨는 다음카페 등 포털사이트 커뮤니티가 활성화하던 시기에 ‘연애’라는 주제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사람이 관심을 보이고 연애와 관련한 고민과 질문이 댓글로 넘쳐나자 그는 본격 연애 컨설턴트로 나섰다.

송씨는 “스펙 쌓기, 취업 고민 등으로 청년들의 삶이 어렵고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주위에 연애 얘기나 고민을 꺼내놓기 힘들다”며 “취직을 해도 비정규직일 경우 여자한테 다가섰다가 거절당할까 두려워 아예 시도조차 못하는 소극적인 성향의 남자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연애와 같은 사생활에서도 ‘실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문가에게 의존하려는 이가 늘게 됐다는 얘기다. 커플매니저(결혼 컨설턴트)를 통해 만난 사람과 두 달 뒤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30대 초반 여성 강모 씨의 사연을 들어보자.

“해외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쳤는데, 친구나 직장 동료들한테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했더니 내 조건이 부담된다며 꺼렸다. 20대 중후반에 공부 때문에 해외에 나가 있다보니 연애할 기회가 별로 없었고, 귀국해서도 사람을 만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초조하던 차에 커플 매니저의 도움을 청했다.”

30대 중반의 미혼 딸을 둔 최모 씨는 지인들한테 딸의 맞선을 부탁하다가 결국 커플 매니저를 찾았다고 한다. 최씨는 “우리가 100억 원대 자산가라는 사실이 주변에 알려져 돈을 보고 겸손한 척 달라붙는 사람이 많았다. 돈을 노린 사기결혼 기사가 종종 보도되는 걸 보니 차라리 커플 매니저를 이용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털어놨다.

‘입시·취업 올인’의 부작용

7년차 커플 매니저인 강신명 대명위드원 팀장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지인에게서 괜찮은 사람을 소개받았다 해도 상대의 집안 등 속사정을 자세히 캐묻기 어렵고, 소개해준 사람도 그 집안과 아주 가깝지 않은 이상 남의 사정을 자세히 알기 어렵다. 그러니 집안 수준과 당사자 성격, 직업 등 최대한 다양한 정보를 파악해 불확실성을 피하려는 사람들은 수천만 원의 비용을 내고서라도 결혼정보업체에 맞선을 의뢰한다. 요즘은 경제력이나 직업이 안정적이고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그래서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사람을 배우자로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선택에 도움을 줄 내밀한 정보를 알아봐줄 매개자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아무리 신중하게 고르고 골라 상대를 선택하더라도 막상 결혼하고 나면 부부 트러블을 피하기 어렵다. 자잘한 생활습관에서 가치관에 이르기까지 속 시원하게 맞춰보고 짝을 정할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임신 8개월의 아내가 어느 날 느닷없이 집을 나간 뒤 라이프 컨설턴트를 찾은 30대 초반 이모 씨는 이렇게 하소연한다.

“아내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는데 이틀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어 친구들한테 고민을 털어놨더니 ‘너 바람 피웠지? 그게 아니면 신혼에 만삭 아내가 왜 집을 나가냐’며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 나도 이유를 모르니 너무 답답해서 우리 부부에게 도대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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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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