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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부양받는 노인 아닌 사회 책임지는 노인으로”

‘노인 특혜’ 연기 요청한 이심 대한노인회장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부양받는 노인 아닌 사회 책임지는 노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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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 4苦 해결책

▼ 정부와 사전에 교감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일각에선 우리가 정부 요구를 잘 들어주는 단체라고 인식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과거엔 반대하더니 지금 찬성하는 게 수상하다’며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데, 설명했듯이 그들이 오해한 것이다.”

▼ 대한노인회에 대한 국고보조금이 140억 원이 넘는다. 그래서 이번에 정부를 위해 총대를 멨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그런 보도를 봤다. 하지만 우리가 정부로부터 실제로 지원받는 것은 사무처 지원비 10여억 원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국가에서 하는 사업들이 우리를 거쳐 일선에 지원되는 것으로, 우리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게 한 푼도 없다. 노인지원자원봉사, 노인취업지원, 노노케어 등의 보건복지부 사업뿐 아니라 지자체 사업도 많이 한다. 이를 합치면 140억 원이 훨씬 넘는다.”



이 회장은 “노인 기준연령을 올리자는 게 정부 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언론 보도를 보니 노인 기준을 65세에서 70세로 올리면 정부 지출이 연 3조 원 정도 줄어든다고 하던데, 그런 관점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 그렇다면 연령을 높이자는 이유가 뭔가.

“노인 복지가 일방적으로 퍼주는 복지가 아닌 생산적인 복지로 가야 한다. 65세면 청춘이다. 90세까지 일한다고 치면 정년 이후에 일할 수 있는 기간이 현역 시절보다도 길다. 건강하고 일할 능력이 있는데도 후배들을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은퇴자들의 사회 경험과 경륜을 사회에서 활용하도록 하는 게 국가적으로 훨씬 이익이다. 이제 이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할 때다. 노인이 활기차게 일 하면 노년의 4고(苦)라 불리는 생활고(貧苦), 병고(病苦), 존재감 상실(無爲苦), 외로움(孤獨苦)이 한꺼번에 해결되고 보다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다.”

노인 기준연령이 중요한 것은 각종 노인 복지혜택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일자리 알선과 의료혜택,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노인연금(최대 20만 원)은 저소득층에겐 매우 중요한 복지 혜택이다.

노인이 일하는 사회로

▼ 기준이 상향되면 당장 노인 복지 혜택이 사라지는 65~70세 노인들의 반발이 클 텐데.

“국가 재정이 열악하니 혜택을 포기하자는 게 아니라, 무조건 주던 것을 일을 해서 받게 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기초노령연금 20만 원을 그냥 주는 게 아니라 초등학교 교통안전 지킴이 활동을 하면 월 20만 원을 주는 것이다. 같은 돈을 주더라도 일을 하게 함으로써 노인이 자신의 건강도 지키고, 지역사회에 기여도 하고, 스스로 존재가치도 인식하고, 수입도 생기는 1석4조의 효과를 얻게 된다.”

▼ 지금 청년실업률도 큰 문제인데, 노인 일자리를 크게 늘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각에서 노인들이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냐고 하는데,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노인 일자리와 청년 일자리는 전혀 다르다. 경륜과 지식을 바탕으로 노인이 잘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 한다. 경륜과 지식이 없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일은 많다. 예를 들어 택배기사가 집이 비어 물건을 전달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택배회사에서 처음부터 지역 경로당으로 배달하면 경로당 회원이 그 집에 사람이 있을 때 물건을 갖다주는 방법도 있다. 경로당에서 콩나물을 기르고 두부를 만들어 팔 수도 있다. 실제 그렇게 하는 곳이 많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일자리를 개발하고 시스템을 만들면 된다.”

▼ 일하기 어려운 노인도 있을 텐데.

“운동을 하는 만큼 돈을 주는 것도 구상 중이다. 예를 들면 운동 시간당 1000원을 주는 것이다. 언뜻 돈 낭비일 것 같지만, 운동을 통해 노인이 건강해지면 의료보험료 지출이 줄어들고 행복지수가 높아져 국가적으로 더 이익이 되지 않을까. 실제 어느 정도 비용이 소요되고, 그에 따른 경제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거주 노인의 노인정 가입률이 90% 이상인 지역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할 계획이다.”

▼ 결과적으로 노인에 대한 재정 부담이 더 늘어날 것 같다.

“표면적으로 그럴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따지면 사회적 비용이 더 감소되지 않을까. 일을 하면 건강해지니까 건강보험 재정부담이 줄어든다. 지금 우리 사회는 중장년은 물론 청년들까지 노후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노후에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면 불안이 사라질 것이다. 그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긍정적 효과다. 노인이 그저 부양받는 존재에서 사회를 책임지는 존재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그러려면 노인이 일하는 사회가 돼야 한다.”

그렇다 해도 당장 65~70세 노인을 위한 일자리가 충분하게 만들어지기는 힘들다. 지난 5월 OECD가 발표한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9.6%에 달한다. 노인 기준연령이 높아지면 당장 저소득층의 ‘노인 빈곤 시기’가 더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지금 당장 70세로 올리자는 게 아니다. 이제부터 검토해서 구체적인 대책을 세우자고 제안한 것이다. 절대 피해 보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 지금은 노인이 놀고먹는다는 인식이 강하니까 젊은 세대와 국가에 부담이 된다. 노인이 일해야 젊은 사람들 걱정도 덜게 된다. 그런 문화와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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