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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자살 속출 시진핑 신뢰 흔들 ‘바닥까지?’ 불안 확산

현장에서 본 중국 경제위기

  • 홍순도 | 아시아투데이 베이징 특파원 mhhong1@hanmail.net

‘개미’ 자살 속출 시진핑 신뢰 흔들 ‘바닥까지?’ 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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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자살 속출 시진핑 신뢰 흔들 ‘바닥까지?’ 불안 확산

중국 경제를 이끄는 리커창 총리(왼쪽에서 두 번째).

중국에서 3000만 명 안팎의 고등학생은 주로 집에서 통학한다. 그러나 일부는 기숙사에서 생활한다. 이런 학생들은 집에서 6개월 내지 1년치 학비와 기숙사비, 용돈을 한꺼번에 받는다. 1년치면 대략 2만 위안(약 370만 원) 안팎이다. 그런데 이 돈 가운데 상당액이 상하이종합지수가 5000대의 고점을 찍은 6월 중순 전후에 증시로 흘러들었다.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교생은 그 무렵 부모로부터 돈을 탔는데, 많은 고교생이 부모를 속이고 그 돈을 주식에 투자한 것이다.

중국에서 미성년자가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은 일도 아니며 펀드에 집어넣기만 해도 된다. 당연히 이들 고교생은 엄청난 손실을 봤다. 일부는 학비를 못 내고 자퇴했다. 이렇게 주식 폭락이 중국의 민초들에게 준 충격은 실로 엄청나다.

많은 한국인도 중국 증시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에 거주하면서 중국 투자펀드에 돈을 넣어둔 한국인이 적지 않다. 전체 펀드 규모가 7조6152억 원에 달하니 여기에 투자한 사람들은 단순 계산으로 약 3조 원의 손해를 봤다고 할 수 있다. 3년 전부터 중국에 꾸준히 투자해온 사람은 그나마 낫다. 이런 사람은 지난 3년간 올린 67.76% 수익률을 다 반납하기만 하면 된다. 올해 초·중순 들어온 사람은 상당한 규모의 원금을 잃었을 것이다.

중국에서 살면서 중국 증시에 투자한 한국인들이라고 용빼는 재주는 없다. 수만 명에 달하는 이들은 지금 가슴을 친다.

상하이에서 주가선물 투자와 주식 투자를 병행하는 한국인 슈퍼 개미 Y씨. 경제학 석사인 그는 지난 8년간 상하이에서 주식 투자로 큰돈을 벌어 세금만 1000만 위안(약 185억 원)을 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폭락사태 때 투자금의 절반인 2000만 위안을 날렸다. 중국 금융 당국은 주가선물 투자가 주식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이라고 인식해 투자수수료를 10배나 인상했고 계약건수를 10분의 1로 제한했다. 이 조치에 따라 그의 회사는 존립마저 위태롭게 됐다. 그는 “피눈물이 난다. 8년 공들인 탑이 무너졌다. 선물투자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예 투자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이제 중국에선 손을 털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미’ 자살 속출 시진핑 신뢰 흔들 ‘바닥까지?’ 불안 확산

8월 31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백화점 출입문이 자물쇠로 닫혀 있고 간판도 뜯겨 있다.

“공산당도 못 움직여”

Y씨처럼 난다 긴다 하는 전문가가 이러니 중국 내 한국인 개미 투자자의 손실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40대 중반 여성 황모 씨는 대기업 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베이징에 체류하다 아이들 교육 문제로 눌러앉았다. 늘 수억 원대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었다.

5월 말 황씨는 “더 오를 것이 분명하다”며 중국 증시에 뛰어들었다. 조금의 등락에도 팔고 사기를 되풀이하는 전형적인 단타매매 패턴으로 잠깐 재미를 봤다. 하지만 6월 말 본격적으로 시작된 폭락 장세로 원금을 대거 까먹었다. 그러다 8월 24일 블랙 먼데이에 완전히 치명타를 입었다. 그는 현재 원금의 70% 가까이 손실을 봤다. 한국인이 많이 모여 사는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에선 ‘주식계’를 하는 한국인 주부가 많다. 이들 대부분이 엄청난 손실로 인해 끙끙 앓고 있다.

중국 증시 폭락에 대해 현지에서 “상장된 개별 중국 기업들, 전체 중국 경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한 중국인 증시 전문가는 “절대권력을 가진 중국 공산당이라도 증시를 마음대로 움직이지는 못한다. 주식시장에선 이윤만을 좇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동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지난해까진 그럭저럭 잘나가는 듯했다. 7% 성장에 무리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경제성장의 견인차인 수출이 1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수출 실적은 전년 동월 대비 5.5% 줄어든 1968억 달러에 머물렀다. 2개월 연속 지난해 같은 달을 밑돈 수준으로, 앞으로도 개선될 가능성은 낮다. 수입액은 수출액보다 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8월의 경우 전년 같은 달보다 13.8% 준 1366억 달러에 그쳤다.

막강 대기업들의 잇단 몰락

중국의 국가 부도 위험은 재정 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의 그것보다 높아졌다.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의 경우 9월 7일 중국이 120.8bp(1bp=0.01%포인트)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101.5bp, 116.0bp보다 더 높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이 수치는 두 나라보다는 훨씬 양호했다.

중국 은행의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공상은행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494억 위안으로, 증가율이 0.7%에 그쳤다. 농업은행의 실적은 더 참담하다. 2014년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은 13%였으나 올해 상반기엔 0.3%에 불과하다. 현지의 한 경제전문가는 “중앙정부, 지방정부, 기업, 개인의 부채는 172조 위안으로 중국 GDP의 2.8배에 이른다.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특히 기업 부채는 GDP의 최소 120%, 최대 16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전문가는 “정부 주도 계획경제 체제 하에서 시장 수요를 읽지 못한 과잉투자가 더러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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