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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보수, 아직 주류로 착각…도전자로 ‘신장개업’ 해야”

정치컨설팅 그룹 ‘민’ 박성민 대표

  • 최창근 객원기자 caesare21@hanmail.net

박성민 “보수, 아직 주류로 착각…도전자로 ‘신장개업’ 해야”

  • ● 민주당, 선거 캠페인 ‘잘하는’ 정당으로 진화
    ● 황교안 체제로 선거 치른 게 패착… 김종인이 주도했어야
    ● 총선 결과는 중도층이 ‘박근혜 탄핵’에 종지부 찍은 것
    ●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게 통합당의 문제
    ● 차기 대선은 다른 맥락… 민주당 승리 장담 못 해
[지호영 기자]

[지호영 기자]

박성민 정치컨설팅 그룹 ‘민’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 컨설던트 중 한 사람이다. 1991년 ‘민’ 설립 후 30년 동안 정치 현장에서 수많은 선거를 지켜봤다. 그는 2012년 출간한 저서 ‘정치의 몰락 : 보수 시대의 종언과 새로운 권력의 탄생’에서 “보수진영 토대 약화, 시대정신 변화, 대중 정체성 변화 속에서 반세기 이상 군림하던 보수 권력에 균열이 일어났다”고 진단했다. 그의 진단처럼 한국 보수정당은 전국 단위 선거에서 네 차례 연속 패배하며 ‘몰락’을 논하기에 이르렀다. 5월 7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그를 만났다. 

- 민주당의 승리인가요, 미래통합당의 패배인가요. 

“선거 결과를 두고 ‘민주당은 잘한 게 없는데 미래통합당이 잘못해서 졌다’고 보는 건 정당한 평가가 아닙니다. 적어도 민주당은 승패를 가르는 스윙보터(swing voter) 혹은 중도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시행했습니다.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보수정당의 패배 이유는 정반대고요. 패배한 까닭을 대라면 100가지도 더 있겠지만 요약하자면 ‘고정 지지자로 지지층을 좁힌 것,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거전은 스윙보터를 대상으로 펼치는 것인데 민주당은 그렇게 했고, 미래통합당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민주당, 선거 캠페인 ‘잘하는’ 정당으로 진화

- 민주당의 승리 요인으로는 또 어떤 게 있을까요. 

“2015년 2월 8일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에서 ‘이기는 혁신’을 모토로 변화·승리·단합을 내세운 문재인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됩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이기기 위하여’ 김종인 전 의원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2020년 총선에서도 승리했습니다. 민주당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캠페인을 잘하는 정당’으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대통령 임기 후반부에 야권 심판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정권 심판론’이 작동해야 하는데, 거꾸로 여당이 ‘야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런 선거 구도가 가능했던 원인은 여권이 ‘황당’하거나 야권이 ‘한심’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결과적으로 미래통합당 등 범야권이 심판을 당했습니다. 거듭된 선거 패배에도 변화가 없었기에 다시 한번 야당이 심판당한 것입니다.” 

- 야권이 변하지 않았다? 

“정권 심판론이 작동하려면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첫째, 대통령 부정 평가 비율이 높아야 합니다. 부정 평가 비율 55% 이상, 긍정 평가 비율 30~35% 미만이어야 합니다. 긍정·부정 평가 비율이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둘째,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고 ‘야당이 더 나은 대안’이라는 평가 비율이 50% 이상 돼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였습니다. 여론조사 시기나 기관별로 차이는 있으나 정권 심판론이 35% 전후, 야당 심판론이 55% 전후가 나왔죠. 



선거 때 유권자가 정당이나 후보에게 투표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좋아해서, 필요해서, 상대 후보나 정당이 더 싫어서입니다. 미래통합당은 ‘상대 후보나 정당이 더 싫어서’ 항목에서 밀린 것입니다. 더하여 유권자는 세 가지를 비교해 투표합니다. 진영, 정당, 인물이 그것입니다. 이 점에서도 보수정당의 패배 원인은 자명합니다. 중도보수층 입장에서 봅시다. 진영 면에서 미래통합당은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 목소리가 컸어요. 정당 면에서 민주당보다 국가 경영을 잘할 것이라는 확신을 주지 못했습니다. 인물 면에서 황교안으로는 정권을 되찾아 올 것이라는 희망을 주지 못했죠.”


코로나 정국 이후 분위기 반전

- 올해 초만 해도 “여권이 유리할 게 없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민주당에 악재가 많았습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가 깨끗이 해결되지 않았죠. 2월 들어 청와대의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선거 개입 의혹 검찰 공소장이 파문을 낳았습니다. 임미리 고려대 연구교수의 ‘민주당만 빼고’ 칼럼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고발 사건이 여론의 역풍을 맞기도 했습니다. 반면 같은 시기 야권은 전열을 정비했습니다. 미래통합당이 출범했으며 안철수 전 의원의 국민의당은 지역구 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함으로써 총선 지역구 선거에서 보수 단일화도 이뤄졌습니다. 비례위성정당 문제만 봐도 통합당만 미래한국당을 창당하고, 민주당은 하지 않기로 했죠. 미래통합당 공천도 초기에는 잡음 없이 잘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의 원내 1당 전망도 가능해 보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코로나 정국 이후 분위가 반전됐습니다.” 

- 코로나19가 선거에 영향을 줬다는 건가요. 

“코로나19 초기 한국에서 확진자·사망자가 늘어날 때는 문재인 정부가 잘못 대응한다는 부정 여론이 높았습니다. 이후 미국·유럽 등의 확진자·사망자가 한국을 추월하기 시작하니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잘 대응했다’는 긍정 평가가 높아진 게 사실입니다.” 

- 미래통합당이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카드’를 사용했으나 효과가 미미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미래통합당 창당 시 황교안 대표 등 구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일괄 사퇴하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조기 출범시킨 후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천 과정에서 권한을 위임해 혁신 공천을 했다면 승패가 뒤바뀌거나 적어도 나은 결과를 얻었을 겁니다.” 

- 황교안 대표 체제 자체가 문제였다는 건가요. 

“기본적으로 황교안 전 대표가 존재하는 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그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를 지우지 못합니다. 2017년 여론조사에서 탄핵 찬성 여론이 80%를 상회했습니다. 중도보수층이 탄핵에 동의한 것입니다. 소득주도성장론, 대(對)북한 정책, 탈원전 정책, 주52시간 근무제 등에 대해 중도보수층은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조국 전 법무장관 임명 건을 두고서는 현 정부에 더 큰 실망을 했죠. 

중도보수층이 단 한 가지 민주당 지지층과 견해를 같이하는 게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돼야 마땅하다’는 것이죠. 미래통합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의견 정리를 명쾌히 했어야 했습니다. 황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법무장관, 국무총리, 대통령권한대행까지 지낸 인물입니다. 미래통합당으로 보수정당이 통합됐으면 즉시 황교안 체제를 종식하고 김종인 체제로 전환해 탄핵 논란을 잠재웠어야 이른바 ‘김종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실기(失期)한 것이죠.”


중도층이 ‘박근혜 탄핵’에 종지부 찍은 것

- 유권자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메시지를 준 것이라는 의미인가요. 

“달리 말해 이번 선거는 중도 성향 유권자들이 탄핵 문제에 대해 극약을 처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17년 대선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24.4%라는 역대 보수정당 역사상 최저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17.5%포인트 차 참패를 당했습니다. 1차 경고를 한 것이죠.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은 17개 광역자치단체장 중 2석만 얻고 16석을 민주당에 내주는 유례없는 패배를 당했죠. 2차 경고인 셈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180석을 여권에 줌으로써 탄핵 문제에 대해 유권자들이 종지부를 찍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 보수정당이 외면받은 구체적 이유는 뭘까요. 

“한국 보수 세력은 1990년 민주정의당·통일민주당·신민주공화당 3당 합당으로 민주자유당이 탄생한 ‘보수 대연합’ 이후 주류이자 상수(常數)였습니다. 정계의 기본 구도가 민주자유당 대 반(反)민주자유당이었습니다. 이후 당명이 바뀌고 합당·분당 과정을 거쳤지만 기본 구도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이에 맞서 민주당 계열 정당들은 선거 연합, 후보 단일화를 해야 했죠. 1990년 3당 합당은 지역적으로는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대전·충청 연합이었습니다. 이념적으로는 보수주의와 자유주의가 힘을 합친 것이죠. 

1990년대 민주자유당, 신한국당 등 현 미래통합당 전신(前身) 정당들은 보수파와 개혁파가 균형을 이뤘습니다. 1990년대에는 개혁파가 다수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YS(김영삼 전 대통령) 집권 막바지 법조인 출신 이회창 전 총재가 신한국당 당권을 장악하며 보수 색채를 강화했습니다. 지지 기반 면에서는 TK 지역에 기댔고요.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새누리당 당권을 장악하면서 이념적으로는 자유주의에서 보수주의로 회귀하고, 지역적으로는 TK로 지지층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특히 2012년 총선·대선 승리 이후 새누리당은 스스로 지지 기반을 좁히는 선택을 지속했습니다. 그 결과 중도층에게 외면을 받았고요.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2015년 국정 국사교과서 파문, 2016년 유승민 의원 축출 등이 상징적 사건입니다.”


중도층, 2016년부터 경고 메시지 보내

- 민주당이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했다면, 상징적 사건은 뭔가요 

“201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 당시 추미애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행보를 주목해야 합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김영삼 대통령은 김대중 대통령과 더불어 민주화 지도자다’라면서 김 전 대통령을 복권시킵니다. 김 전 대통령의 상징성을 민주당으로 가져간 것이죠. 이는 부산·경남 지역, 서울 강남 지역 여론에 영향을 줬을 겁니다. 2018년 김종필 전 총리 별세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은 ‘김종필 전 총리는 1997년 DJP연합의 파트너였다’며 김 전 총리의 상징성과 지지 기반을 가져가려 했습니다. 보수정당은 이를 바라만 봤죠.” 

- 한국 보수정당이 ‘탄핵’ 당했다는 평가는 어떻게 봅니까. 

“시발점은 2016년 20대 총선입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국민의당이 전통적 민주당 지지 지역인 호남에서 23석을 잠식했음에도 민주당은 123석을 얻으며 원내 1당이 됐습니다. 반면 새누리당은 핵심 지역인 ‘강남벨트’ 중 일부를 내주며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서 35석을 얻는 데 그쳐 82석을 얻은 민주당에 47석 차로 대패했죠. 그 정도 졌으면 근본적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죠. 이른바 ‘박근혜 복심’으로 불리던 이정현 의원을 당 대표로 내세웠으니까요. 당시에 ‘친박’들이 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났어야 했습니다. 20대 총선 결과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잇따른 선거 패배로 이어진 것입니다. 

부연하자면 중도층이 보수정당에 경고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국민의당을 찍으면서 경고했고, 2017년 대선 때는 안철수·유승민을 지지하면서 경고했습니다. 2018년 지방선거 때는 민주당에 몰표를 주면서 더 세게 경고했는데 근본적 변화가 없으니 이번 총선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지난 지방선거 패배 후 김병준 당시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뭐라고 했나요? 탄핵에 책임 있는 황교안, 당 분열에 책임 있는 김무성,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홍준표, 이 세 사람은 차기 당권·대권 주자로 불가하다고 했습니다. 결국 ‘친박’ 황교안 체제가 들어섰고, 누구도 지방선거 대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니 유권자에게 ‘탄핵’ 당한 것입니다.”


뭐가 문제인지 모르는 게 통합당의 문제

- 거듭된 패배에도 보수정당이 바뀌지 않는 이유는 뭐라고 봅니까. 

“정치적으로 세상을 지배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기 생각대로 현실을 바꿀 힘이 있는 경우죠. 쿠데타를 일으키고, 철권(鐵拳) 통치를 하고, 독재를 하는 것입니다. 이는 민주주의 체제하에서는 불가능하죠. 두 번째는 현실에 맞게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것입니다. 한국 보수 세력에 첫 번째는 불가능한 일이고, 두 번째는 할 수 있는데 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니 계속 선거에서 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당을 기업에 비유하자면, 독점 체제를 형성해 소비자(유권자)에게 자사(自社) 물건만을 살 것을 강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거나 경쟁 체제라면 사고 싶은 물건을 만들어 팔아야 하는데 통합당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보수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세상이 보수를 어떻게 보느냐가 관건입니다. 현재로선 다 바꾸라는 것이 소비자(유권자)의 요구 사항이죠. 소비자가 외면할 물건만 만들면서 소비자 탓을 하면 됩니까.” 

-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컨설팅할 때 고객에게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위기라는 것에 동의하나? 동의한다면 원인은 무엇이라 보나? 해결책은 무엇이라 보나?’가 그것입니다. 문제는 보수정당이 첫째 질문인 ‘위기 상황’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이죠. 해결책도 세 가지 범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원인을 알고 해결책이 있으나 실행을 못 하는 경우입니다. 둘째는 원인을 아나 해결책을 모르는 것이고요. 셋째는 원인도 모를 때입니다. 한국 보수정당 궤멸 원인은 3가지 범주에 다 해당한다는 것입니다. 유권자는 보수가 부패하고 촌스러운 데다 실력까지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한국 보수 세력이 비(非)주류로 밀려났다고 보는 겁니까. 

“한국 보수 세력은 지역·세대·이념·계층에서 비주류가 됐습니다. 그걸 인정하기 싫거나 못 하는 거죠. 2012년 출간한 ‘정치의 몰락’에서 보수의 일곱 개 기둥인 지식인, 언론, 개신교, 문화, 기업, 권력기관, 정당이 무너져 보수 우위 정치 지형이 무너졌다고 진단했는데, 그게 현실이 됐습니다. 다른 문제는 우리나라 보수는 자신들이 비주류이자 도전자임에도 주류이고 챔피언인 줄 안다는 겁니다. 현 여권은 주류가 됐음에도 운동권 의식을 못 버리고 있는 반면 현 야권은 비주류임에도 주류 의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죠.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여당 후보처럼 싸워서 패했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야당 후보처럼 싸워 승리한 것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 민주당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네 번 연속 승리했으며 원내 과반을 차지하는 거대 여당이 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일본처럼 1.5당 대 0.5당 체제로 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합니다. 

“보수정당이 아니라 민주당이 상수(常數)가 된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다만 일본 자민당처럼 장기 집권 체제를 이어갈 수 있느냐는 의문이라고 봅니다. 유동화한 중도층을 안정적으로 지지 기반으로 흡수할 수 있느냐 여부에 달렸습니다. 민주당도 이런 고민이 있으니 공공 일자리 창출, 기간산업 방어, 기업 안정화를 골자로 한 ‘한국판 뉴딜정책’ 등을 제시하는 것이겠죠. 다른 변수는 야당의 혁신 여부입니다. 말 그대로 환골탈태(換骨奪胎)해 중도층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보수 야당 혁신에 초점을 맞추자면 야당은 지금까지 취해 온 생각, 태도, 전략, 인물을 다 바꿔야 합니다. 리모델링으로 끝낼 수 있으면 다행이나 그러지 못할 경우 명실상부하게 ‘신장개업’해야 합니다.”


‘이낙연 대선 후보 만들라’는 호남의 경고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이 
5월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위원장이 5월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비상경제대책본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차기 대선에서도 민주당 승리를 예상합니까. 

“전국 단위 선거에서 4연승한 민주당의 고민은 친문(親文) 직계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현재 지지율 기준으로 1위 이낙연, 2위 이재명이 나오는 게 아킬레스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낙연 전 총리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도 고민이겠죠. 민주당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 출신 대선 후보가 나온 적이 없습니다. 20대 총선에서 안철수와 국민의당에 지지를 보낸 호남 지역이 21대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한 것에는 경고의 의미도 있다고 봅니다. ‘이낙연을 대선 후보로 만들라’는 것이죠. 

문제는 영남 지역 유권자입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 혐의로 사퇴했죠. 김경수 경남지사는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송철호 울산시장도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 현 대통령 임기 중 부산·울산·경남에서 모두 재·보궐선거를 치러야 할 수도 있는데 지역 민심에 악영향을 끼칠 것은 자명합니다. 더하여 호남 출신 혹은 비(非)영남 출신 대선 후보를 선출했을 경우 부산·울산·경남권에서 얼마나 지지를 보낼지도 의문입니다. 이번 총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사의 한 장(章)을 종결지은 사건이고, 차기 대선은 다른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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