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초대 대표. [동아DB]
앞선 21일 ‘신동아’는 ‘“윤미향 두둔 입장문, 연락 받은 적도 없다” 윤정옥 정대협 초대 대표’라는 제하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이날 윤 명예교수는 정대협 초기 멤버 12명 명의로 발표된 입장문에 대해 “내 이름으로 그런 입장문이 나온 지 전혀 몰랐다. 정의연 측으로부터 근래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었다. 해당 입장문에서 윤 당선자를 ‘오직 정대협 운동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라 표현한 데 대해선 “정치에 관여하지 않기로 한 정대협의 취지를 어긴 윤미향 씨가 정대협에 일생을 바쳤다는 표현엔 동의할 수 없다”고도 말했었다.
이에 정의연은 이튿날 보도자료를 내고 “‘초기 정대협 선배들 입장문’이 본인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당사자 분들에게 한 줄 한 줄 읽어드리고 동의 받은 것으로 전달받았다”고 해명했다. ‘한겨레’는 같은 날 익명의 여성계 원로와 윤 명예교수의 제자 ‘ㄱ씨’를 인용해 ‘신동아’ 보도를 반박했다. 한 여성계 원로가 ㄱ씨를 통해 전화로 윤 명예교수에게 입장문 내용을 전달했고, 윤 명예교수가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데 동의했다는 것이다. 정작 ‘한겨레’는 당사자인 윤 명예교수에게 관련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입장문, 없는 걸로 해버렸으면 좋겠다”
윤 명예교수는 24일 ‘신동아’와 재차 통화해 앞선 21일 인터뷰 당시의 의견을 고수했다. 해당 입장문에 대해 사전에 들어본 바 있느냐는 질문을 다시 건네자 윤 명예교수는 “난 그걸 몰랐어요”라고 답했다. 윤 당선자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문의 표현에 대해서도 “동의 안 해요. 그이가 무슨 헌신을 해요”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윤 명예교수는 입장문 자체에 대해 “난 그것도 없었으면 좋겠어. 없는 걸로 해버렸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앞서 21일 윤 명예교수는 ‘신동아’에 “윤미향 씨가 정대협에 일생을 바쳤다는 표현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22일 “윤 명예교수는 ㄱ씨에게 ‘난 그런 말 한 적 없다’, ‘누가 전화하기는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사자인 윤 명예교수가 아닌 ㄱ씨의 전언을 보도 근거로 삼은 셈이다.
기자가 ‘한겨레’ 보도 내용을 읽어주자 윤 명예교수는 “아유. 아니에요,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추후 ㄱ씨 전언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동아’는 윤 명예교수와 21일(45분)과 24일(8분) 두 차례에 걸쳐 총 53분간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첫 인터뷰를 하고 이튿날인 22일 다시 연락해 ‘신동아’ 보도 사실을 알리고 대면 인터뷰를 정식 요청했으나, 윤 명예교수는 건강을 이유로 대면 취재를 사양했다. ‘신동아’는 실체적 진실을 보다 명확히 밝히기 위해 기자와 윤 명예교수 사이에 21일 전화 인터뷰에서 오간 주요 문답 내용을 공개한다.
※ 윤 명예교수가 ‘정대협을 만든 사람들’ 명의 입장문을 사전 인지했는지 여부
기자 : 네, 그래서 ‘정대협을 만든 사람들’이란 명의로 어제 20일 입장문이 나왔습니다.
윤 명예교수 : 어디에 나왔어요?
기자 : 그게 ‘저희는 1990년 정대협 설립을 준비하고 대표로 힘을 모았던 사람들’(입장문 첫 구절)이라고 입장문 나왔는데, 교수님께서 모르시나요?
윤 명예교수 : 어느 신문에 나왔느냐고요.
기자 : 이건 뭐 여러 신문에 나왔습니다. 교수님께선 모르셨나요?
윤 명예교수 : 난 몰랐네요.
기자 : 아니, 이게 교수님 성함이 제일 먼저 들어갔는데.
윤 명예교수 : 그래요? (웃음) 내가 요새 아파서 누워있거든요.
기자 : 아, 네네. 그런데 편찮으시지만 성함을 빌리려면 미리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 같은데요.
윤 명예교수 : 응
기자 : 연락이 없으셨나요 따로?
윤 명예교수 : 나한테 따로 없었어요.
(중략)
기자 : 입장문에 대해서는 모르셨다는 말씀이신지요.
윤 명예교수 : 내가 그건 몰랐어요.
기자 : 누군가 글을 써서 발표한 것인데 여기 계신 분이 모르시면 명의 도용 아닙니까.
윤 명예교수 : 그걸 내가 봐야겠는데. 어디에 나왔다고, 무슨 신문?
기자 : 일단 00신문에도 나왔고요.
윤 명예교수 : 내가 00신문을 안 보거든요.
기자 : 아, 지금 이제 인터넷에 교수님 성함을 치면 이게 나옵니다. 윤 정자 옥자라고 치면요, 뉴스에 지금 이제는 교수님 등 정대협에서 초기부터 활동한 연구자 활동가들이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렇게 00뉴스도 나오고 00일보도 나오고 00신문, 00일보 다 나오거든요.
윤 명예교수 : 아, 내가 그거 하나도 안 봤어요.
기자 : 어떤 사안에 대해 입장을 낸 건데, 입장 낸 분한테 묻지를 않고 낸 것은 문제인 것 같아서요.
윤 명예교수 : 그렇죠. 난 전혀 알지를 못해서. 전혀 몰랐죠. 아니 내가 그런걸 보지도 않고 읽지도 않고. 나이도 나이고 이효재 선생님(윤 명예교수와 함께 정대협 초대 공동대표 역임, 입장문에 윤 명예교수 다음으로 거명)은 다 아시나.
기자 : 제가 여기 계신 분들한테 다 연락을 못 드려봤는데.
윤 명예교수 : 아, 나한테 처음이에요?
기자 : 예, 처음 연락드렸는데 말씀드리자마자 모르신다고 말씀하셔서.
윤 명예교수 : 내가 전혀 모르죠. 아무것도 모르고. 그리고 난 이런 데에 대해 관심도, 내가 90을 넘은지도 벌써.
(중략)
기자 : 여기에서 이런 게 있습니다. 윤미향 씨에 대해서도 ‘정대협 설립 시에 간사로 시작하여 사무총장, 대표직까지 오직 정대협 운동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다’ 뭐 이런 식으로 얘기가.
윤 명예교수 : 우리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
기자 : 네,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이게 다 언론에 보도가 됐고요 지금.
윤 명예교수 : (웃음) 아이고…
기자 : 이게 문제 아니겠습니까, 제가 선생님 입장이면 화가 많이 나실 것 같은데. 사람 명의를 이렇게 도용해가지고.
윤 명예교수 : 전혀 몰랐다니까.
※ 윤미향 당선자의 정치 참여에 대한 비판
윤 명예교수 : 아 그런데 그건 그 양반(윤 당선자)이 국회의원 됐다고 한 것 보고 놀랐는데.
기자 : 아니, 왜 놀라셨습니까.
윤 명예교수 : 아직은 너무 빠르지 않나 싶어서. 저기 뭐냐면 그거 한 가지는 내가 분명히 할 수 있어. 정대협을 시작할 때요, 우리는 정치에는 관여 안 한다는, 말로는 얘기 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정신 상태는 정치하고는 상관없는 걸로 우리는 생각했어요.
기자 : 당시에 선생님이나 정신은.
윤 명예교수 : 그래서 그 양반이 지금은 나이가 저렇게 됐지만 우리의 운동하고 정치하고 저기, 관계를 맺는다든지 정치에 뭐 손을 댄다든지 그런 것은 우린 원치 않았어요.
기자 : 아, 초기에는 선생님이나 초기 멤버들은 원치 않았군요.
윤 명예교수 : 그렇죠. 정치하고는 상관 안 했어요, 우리는.
기자 : 근데 윤미향씨가 국회의원 당선된 것이 아시겠지만 제일 처음 큰 것이자 유일한 이력이 정의기억연대 전직 이사장 직함으로 나온 것이거든요.
윤 명예교수 : 응응.
기자 : 그거를 보시기에는 좀 불편하시겠습니다. 그 이름을 듣고.
윤 명예교수 : 편치 않았죠. 아니 그니깐 정치하고 어떤 관계든지 한다는 거, 그거는 저기 뭐예요 할 줄도 모르고 관심도 없고. 누군가가 거기에 대해서 저기 뭐야, 관심을 갖고 거기에 더군다나 발을 들여놓는 것은 마이너스일 거 에요. 단체가 전부 나서서 말렸을 거 에요.
기자 : 보니까 제가 윤미향 씨 국회의원 출마 포스터 보니까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이번 선거는 한일전이다’
윤 명예교수 : 뭐, 무슨 말이요?
기자 : ‘이번 선거는 한일전이다’ 그니까 한국과 일본의…
윤 명예교수 : 아이고…
기자 : 저는 그런 얘길 해서 좀 놀랐거든요, 교수님은 좀 어떻게.
윤 명예교수 : 아이고, 참 (웃음) 우린 반대, 아니 그러고 저기 임원진이 아무도 그렇게 국회의원 된다든지 그렇게 정치에 관심 있어서 참가하는 것, 생각지도 않았고 누군가가 그렇다면 하여튼 단체로서 우린 반대했어요.
(중략)
기자 : 원래는 안 그랬습니까. 젊었을 때는 어땠나요, 윤미향 씨. 열심히 했다고 하던데 정대협에서.
윤 명예교수 : 뭐를, 정대협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요?
기자 : 네, 여기 보면 뭐 아까 말씀드린 입장문에는 윤미향 씨가 평생을 정대협에 바쳤다고 나오던데 어땠나요 젊어서는.
윤 명예교수 : 평생을 윤미향 씨가 평생을 정대협에 바쳤다고요?
기자 : 네, 그렇게 입장문에 나와 있습니다. ‘간사로 시작해서 오직 정대협 운동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윤 명예교수 : 누가 그렇게?
기자 : 아까 교수님 명의로 되어있는 입장문에 그렇게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윤 명예교수 : 난 그건 전문을 읽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기자 : 일생을 바친 것 맞나요.
윤 명예교수 : 난 모르겠는데.
기자 : 왜냐하면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으면 다들 동의를 하실 거 같은데 그건 아니었나요, 윤미향 씨가 일생을 바칠 정도로.
윤 명예교수 : 그니까 윤미향이 일생을 바칠 정도로 그건 모르겠는데요.
기자 : 그건 모르겠다?
윤 명예교수 : 왜냐면 우린 정치는 상관 안 했거든요. 상관 안하기로 처음서부터 했고. 정치 문제에 대해선 관심을 안 하기로 처음부터 했고. 그러니까 그 문장은 조금 우리 취지하고 다르네요.
기자 : 아 그러니까 애초에 당시 정신이 정치에는.
윤 명예교수 : 우린 처음서부터요.
기자 : 거리를 두는 건데?
윤 명예교수 : 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걸로.
기자 : 정치에 뛰어든 윤미향 씨가 정대협에 헌신했다는 표현은 좀 안 맞는.
윤 명예교수 : 아니란 말이에요.
기자 : 그렇죠. 알겠습니다.
윤 명예교수 : 그건 아니에요.
기자 : 그건 동의할 수 없다?
윤 명예교수 : 응. 정치문제는, 그건 좀 달라요.
기자 : 정치에 직접 발을 담군 윤미향 씨가 헌신했다는 표현은.
윤 명예교수 : 그건 아니에요
기자 : 그건 아니다, 동의할 수 없다?
윤 명예교수 : 우린 누가 뭐라 해도 정치는 빼기로 했어요. 안 하기로.
기자 : 그런 표현도 잘못된 것이군요.
윤 명예교수 : 응, 그건 우린 분명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