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호

윤정옥 “정의연 입장문, 연락 없었다” 재확인, ‘한겨레’ 보도 전면 부인

“내 이름으로 나온 지 몰랐다…윤미향이 무슨 헌신했나” 반감 드러내

  • 김우정 기자 friend@donga.com

    입력2020-05-25 11:4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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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정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초대 대표. [동아DB]

    윤정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초대 대표. [동아DB]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초대 대표 윤정옥(95)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24일 ‘신동아’와의 통화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발표한 ‘정대협을 만든 사람들’ 명의 입장문(20일 1440차 정기 ‘수요집회’)에 대해 “그런 것이 나온 지 몰랐다”는 자신의 종래 입장을 재확인했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에 대해서도 “윤 당선자가 정대협에 일생을 헌신한 일이 없다”고 분명하게 다시 강조했다. 

    앞선 21일 ‘신동아’는 ‘“윤미향 두둔 입장문, 연락 받은 적도 없다” 윤정옥 정대협 초대 대표’라는 제하의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이날 윤 명예교수는 정대협 초기 멤버 12명 명의로 발표된 입장문에 대해 “내 이름으로 그런 입장문이 나온 지 전혀 몰랐다. 정의연 측으로부터 근래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밝혔었다. 해당 입장문에서 윤 당선자를 ‘오직 정대협 운동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라 표현한 데 대해선 “정치에 관여하지 않기로 한 정대협의 취지를 어긴 윤미향 씨가 정대협에 일생을 바쳤다는 표현엔 동의할 수 없다”고도 말했었다. 

    이에 정의연은 이튿날 보도자료를 내고 “‘초기 정대협 선배들 입장문’이 본인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당사자 분들에게 한 줄 한 줄 읽어드리고 동의 받은 것으로 전달받았다”고 해명했다. ‘한겨레’는 같은 날 익명의 여성계 원로와 윤 명예교수의 제자 ‘ㄱ씨’를 인용해 ‘신동아’ 보도를 반박했다. 한 여성계 원로가 ㄱ씨를 통해 전화로 윤 명예교수에게 입장문 내용을 전달했고, 윤 명예교수가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데 동의했다는 것이다. 정작 ‘한겨레’는 당사자인 윤 명예교수에게 관련 내용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입장문, 없는 걸로 해버렸으면 좋겠다”

    윤 명예교수는 24일 ‘신동아’와 재차 통화해 앞선 21일 인터뷰 당시의 의견을 고수했다. 해당 입장문에 대해 사전에 들어본 바 있느냐는 질문을 다시 건네자 윤 명예교수는 “난 그걸 몰랐어요”라고 답했다. 윤 당선자를 두둔하는 듯한 입장문의 표현에 대해서도 “동의 안 해요. 그이가 무슨 헌신을 해요”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윤 명예교수는 입장문 자체에 대해 “난 그것도 없었으면 좋겠어. 없는 걸로 해버렸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앞서 21일 윤 명예교수는 ‘신동아’에 “윤미향 씨가 정대협에 일생을 바쳤다는 표현엔 동의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한겨레’는 22일 “윤 명예교수는 ㄱ씨에게 ‘난 그런 말 한 적 없다’, ‘누가 전화하기는 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당사자인 윤 명예교수가 아닌 ㄱ씨의 전언을 보도 근거로 삼은 셈이다.
     
    기자가 ‘한겨레’ 보도 내용을 읽어주자 윤 명예교수는 “아유. 아니에요, 아니에요”라고 답했다. 추후 ㄱ씨 전언에 대한 사실 확인 작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동아’는 윤 명예교수와 21일(45분)과 24일(8분) 두 차례에 걸쳐 총 53분간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첫 인터뷰를 하고 이튿날인 22일 다시 연락해 ‘신동아’ 보도 사실을 알리고 대면 인터뷰를 정식 요청했으나, 윤 명예교수는 건강을 이유로 대면 취재를 사양했다. ‘신동아’는 실체적 진실을 보다 명확히 밝히기 위해 기자와 윤 명예교수 사이에 21일 전화 인터뷰에서 오간 주요 문답 내용을 공개한다.

    ※ 윤 명예교수가 ‘정대협을 만든 사람들’ 명의 입장문을 사전 인지했는지 여부


    기자 : 네, 그래서 ‘정대협을 만든 사람들’이란 명의로 어제 20일 입장문이 나왔습니다. 

    윤 명예교수 : 어디에 나왔어요? 

    기자 : 그게 ‘저희는 1990년 정대협 설립을 준비하고 대표로 힘을 모았던 사람들’(입장문 첫 구절)이라고 입장문 나왔는데, 교수님께서 모르시나요? 

    윤 명예교수 : 어느 신문에 나왔느냐고요. 

    기자 : 이건 뭐 여러 신문에 나왔습니다. 교수님께선 모르셨나요? 

    윤 명예교수 : 난 몰랐네요. 

    기자 : 아니, 이게 교수님 성함이 제일 먼저 들어갔는데. 

    윤 명예교수 : 그래요? (웃음) 내가 요새 아파서 누워있거든요. 

    기자 : 아, 네네. 그런데 편찮으시지만 성함을 빌리려면 미리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 같은데요. 

    윤 명예교수 : 응 

    기자 : 연락이 없으셨나요 따로? 

    윤 명예교수 : 나한테 따로 없었어요.

    (중략)

    기자 : 입장문에 대해서는 모르셨다는 말씀이신지요. 

    윤 명예교수 : 내가 그건 몰랐어요. 

    기자 : 누군가 글을 써서 발표한 것인데 여기 계신 분이 모르시면 명의 도용 아닙니까. 

    윤 명예교수 : 그걸 내가 봐야겠는데. 어디에 나왔다고, 무슨 신문? 

    기자 : 일단 00신문에도 나왔고요. 

    윤 명예교수 : 내가 00신문을 안 보거든요. 

    기자 : 아, 지금 이제 인터넷에 교수님 성함을 치면 이게 나옵니다. 윤 정자 옥자라고 치면요, 뉴스에 지금 이제는 교수님 등 정대협에서 초기부터 활동한 연구자 활동가들이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렇게 00뉴스도 나오고 00일보도 나오고 00신문, 00일보 다 나오거든요. 

    윤 명예교수 : 아, 내가 그거 하나도 안 봤어요. 

    기자 : 어떤 사안에 대해 입장을 낸 건데, 입장 낸 분한테 묻지를 않고 낸 것은 문제인 것 같아서요.
     
    윤 명예교수 : 그렇죠. 난 전혀 알지를 못해서. 전혀 몰랐죠. 아니 내가 그런걸 보지도 않고 읽지도 않고. 나이도 나이고 이효재 선생님(윤 명예교수와 함께 정대협 초대 공동대표 역임, 입장문에 윤 명예교수 다음으로 거명)은 다 아시나. 

    기자 : 제가 여기 계신 분들한테 다 연락을 못 드려봤는데. 

    윤 명예교수 : 아, 나한테 처음이에요? 

    기자 : 예, 처음 연락드렸는데 말씀드리자마자 모르신다고 말씀하셔서. 

    윤 명예교수 : 내가 전혀 모르죠. 아무것도 모르고. 그리고 난 이런 데에 대해 관심도, 내가 90을 넘은지도 벌써.

    (중략)

    기자 : 여기에서 이런 게 있습니다. 윤미향 씨에 대해서도 ‘정대협 설립 시에 간사로 시작하여 사무총장, 대표직까지 오직 정대협 운동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다’ 뭐 이런 식으로 얘기가. 

    윤 명예교수 : 우리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 

    기자 : 네, 그렇게 나와 있습니다. 이게 다 언론에 보도가 됐고요 지금. 

    윤 명예교수 : (웃음) 아이고… 

    기자 : 이게 문제 아니겠습니까, 제가 선생님 입장이면 화가 많이 나실 것 같은데. 사람 명의를 이렇게 도용해가지고. 

    윤 명예교수 : 전혀 몰랐다니까.

    ※ 윤미향 당선자의 정치 참여에 대한 비판


    윤 명예교수 : 아 그런데 그건 그 양반(윤 당선자)이 국회의원 됐다고 한 것 보고 놀랐는데. 

    기자 : 아니, 왜 놀라셨습니까. 

    윤 명예교수 : 아직은 너무 빠르지 않나 싶어서. 저기 뭐냐면 그거 한 가지는 내가 분명히 할 수 있어. 정대협을 시작할 때요, 우리는 정치에는 관여 안 한다는, 말로는 얘기 하지 않았지만 우리의 정신 상태는 정치하고는 상관없는 걸로 우리는 생각했어요. 

    기자 : 당시에 선생님이나 정신은. 

    윤 명예교수 : 그래서 그 양반이 지금은 나이가 저렇게 됐지만 우리의 운동하고 정치하고 저기, 관계를 맺는다든지 정치에 뭐 손을 댄다든지 그런 것은 우린 원치 않았어요. 

    기자 : 아, 초기에는 선생님이나 초기 멤버들은 원치 않았군요. 

    윤 명예교수 : 그렇죠. 정치하고는 상관 안 했어요, 우리는. 

    기자 : 근데 윤미향씨가 국회의원 당선된 것이 아시겠지만 제일 처음 큰 것이자 유일한 이력이 정의기억연대 전직 이사장 직함으로 나온 것이거든요. 

    윤 명예교수 : 응응. 

    기자 : 그거를 보시기에는 좀 불편하시겠습니다. 그 이름을 듣고. 

    윤 명예교수 : 편치 않았죠. 아니 그니깐 정치하고 어떤 관계든지 한다는 거, 그거는 저기 뭐예요 할 줄도 모르고 관심도 없고. 누군가가 거기에 대해서 저기 뭐야, 관심을 갖고 거기에 더군다나 발을 들여놓는 것은 마이너스일 거 에요. 단체가 전부 나서서 말렸을 거 에요. 

    기자 : 보니까 제가 윤미향 씨 국회의원 출마 포스터 보니까 이런 말이 있더라고요, ‘이번 선거는 한일전이다’ 

    윤 명예교수 : 뭐, 무슨 말이요? 

    기자 : ‘이번 선거는 한일전이다’ 그니까 한국과 일본의… 

    윤 명예교수 : 아이고… 

    기자 : 저는 그런 얘길 해서 좀 놀랐거든요, 교수님은 좀 어떻게. 

    윤 명예교수 : 아이고, 참 (웃음) 우린 반대, 아니 그러고 저기 임원진이 아무도 그렇게 국회의원 된다든지 그렇게 정치에 관심 있어서 참가하는 것, 생각지도 않았고 누군가가 그렇다면 하여튼 단체로서 우린 반대했어요.

    (중략)

    기자 : 원래는 안 그랬습니까. 젊었을 때는 어땠나요, 윤미향 씨. 열심히 했다고 하던데 정대협에서. 

    윤 명예교수 : 뭐를, 정대협 활동을 열심히 했다고요? 

    기자 : 네, 여기 보면 뭐 아까 말씀드린 입장문에는 윤미향 씨가 평생을 정대협에 바쳤다고 나오던데 어땠나요 젊어서는. 

    윤 명예교수 : 평생을 윤미향 씨가 평생을 정대협에 바쳤다고요? 

    기자 : 네, 그렇게 입장문에 나와 있습니다. ‘간사로 시작해서 오직 정대협 운동에 일생을 헌신한 사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윤 명예교수 : 누가 그렇게? 

    기자 : 아까 교수님 명의로 되어있는 입장문에 그렇게 표현이 되어있습니다. 

    윤 명예교수 : 난 그건 전문을 읽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기자 : 일생을 바친 것 맞나요. 

    윤 명예교수 : 난 모르겠는데. 

    기자 : 왜냐하면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으면 다들 동의를 하실 거 같은데 그건 아니었나요, 윤미향 씨가 일생을 바칠 정도로. 

    윤 명예교수 : 그니까 윤미향이 일생을 바칠 정도로 그건 모르겠는데요. 

    기자 : 그건 모르겠다? 

    윤 명예교수 : 왜냐면 우린 정치는 상관 안 했거든요. 상관 안하기로 처음서부터 했고. 정치 문제에 대해선 관심을 안 하기로 처음부터 했고. 그러니까 그 문장은 조금 우리 취지하고 다르네요. 

    기자 : 아 그러니까 애초에 당시 정신이 정치에는. 

    윤 명예교수 : 우린 처음서부터요. 

    기자 : 거리를 두는 건데? 

    윤 명예교수 : 네 정치에 관심이 없는 걸로. 

    기자 : 정치에 뛰어든 윤미향 씨가 정대협에 헌신했다는 표현은 좀 안 맞는. 

    윤 명예교수 : 아니란 말이에요. 

    기자 : 그렇죠. 알겠습니다. 

    윤 명예교수 : 그건 아니에요. 

    기자 : 그건 동의할 수 없다? 

    윤 명예교수 : 응. 정치문제는, 그건 좀 달라요. 

    기자 : 정치에 직접 발을 담군 윤미향 씨가 헌신했다는 표현은. 

    윤 명예교수 : 그건 아니에요 

    기자 : 그건 아니다, 동의할 수 없다? 

    윤 명예교수 : 우린 누가 뭐라 해도 정치는 빼기로 했어요. 안 하기로. 

    기자 : 그런 표현도 잘못된 것이군요. 

    윤 명예교수 : 응, 그건 우린 분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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