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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끝나면 제주에서 한 달 살아볼까

봄, 가을이 적기...관리비와 위치 체크부터! | 제주 ‘한달살이’ 완전 정복

  • 조규희 기자 playingjo@donga.com

코로나19 끝나면 제주에서 한 달 살아볼까

  • ● ‘뭔가 하겠다’ 보다는 소박한 여유 즐겨야
    ● 게스트하우스, 호텔 등 50만~400만 원
    ● 관리비 20만 원, 자녀 체험비도 고려해야
    ● 차량 렌트 비용, 자차 운반비 비교 후 선택
    ● 입주 전 집 안 확인, 임대료 ‘먹튀’ 경계
전문가들은 제주 ‘한달살이’를 고려한다면 ‘한 달간 무엇을 하겠다’는 포부보다는 여유를 갖고 제주에 적응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노후 생활이나 구직, 자녀 교육, 여행 등 다양한 이유로 제주를 찾았다가 이질적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짐을 싸는 경우가 허다한 만큼 우선 제주 문화에 적응하라는 것. 

최근에는 제주의 자연경관이 좋아 무작정 이사를 왔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꽤 있다. 그래서 ‘선배’ 이주민들은 제주로 이사를 고려한다면 그전에 ‘한달살이’를 권한다. 운동이든 이주든 본게임 시작 전 ‘워밍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아이(3세)와 제주에서 한 달간 시간을 보낸 36세 동갑내기 부부는 “그저 ‘평범한 가정’처럼 살아보는 게 목표였다”며 “아이에게 밥을 해주고 책도 읽어주고 해 질 때까지 맘껏 놀아주는 소박한 꿈을 이뤘고, 기회가 된다면 제주로 이주할 생각”이라며 ‘한달살이’를 권했다. 

‘한달살이’를 하다 보면 의외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는 경험자가 많다. 홀어머니와 함께 제주를 찾은 딸 B씨(48)는 “흑백사진 속의 모녀지간이 컬러사진 속 모녀가 된 거 같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홀로 되신 엄마와 같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덜컥 제주에 왔지만, 오랫동안 떨어져 살아서 그런지 처음에는 어색했다. 그래도 같은 공간에서 한 달여 생활하면서 엄마와 손잡고 거닐고 음식도 해 먹고 수다도 떨면서 굉장히 친밀해졌다. 그 행복한 시간은 엄마도 나도 평생 간직할 거 같다.”



마당 딸린 독채부터 타운하우스까지

게스트하우스, 펜션, 농가주택, 타운하우스, 호텔 등 제주에서 ‘한달살이’를 할 집은 다양하다. 따라서 주거하는 가족 수와 나이, 건강 상태 등에 맞는 장소를 물색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가 있다면 층간 소음도 고려 대상이고,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숲 벌레 등의 ‘침입’도 생각해야 한다. 

‘신동아’가 개별 홈페이지와 호텔 예약 사이트 10개를 비교한 결과, 게스트하우스와 농가주택은 적게는 50만 원에서 최대 120만 원까지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타운하우스는 150만~250만 원 선이며 최고급은 400만 원에 이른다. 호텔도 최저 200만 원에서 시작해 400만 원을 훌쩍 넘기는 곳도 있다. 호텔을 제외하고 성인 4인 또는 소규모 가족 단위도 해당 가격에서 선택이 가능하다. 

주거지를 고를 때 중요한 체크리스트는 관리비다. ‘한달살이’인 만큼  가스비, 수도요금,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 가족 수와 소비량에 따라 차이를 보이지만, 최대 20만 원으로 계산하면 된다. 처음 거주 형태를 선택할 때 관리비가 숙박비에 포함되는 곳도 있다. 

위치 또한 주요 고려 대상이다. 제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름 주변에 위치해 자연과 가까운 생활을 선택할 것인지, 비교적 도심지 주변에 머물면서 도시 생활의 편안함과 교통 편의를 추구할지는 한달살이 목적에 따라 다르다.    

대다수의 주거지에서는 기본적인 조리가 가능하다. 평소 집에서 먹던 음식으로 한 끼를 때울 수 있다. 대형 마트에서 파는 생필품 가격은 비슷한 만큼 기본 양념을 챙겨 간다면 식비 부담을 덜 수 있다.  외식비는 추가해야 한다. 관광지 음식점의 경우 1인당 최대 2만 원, 기본 식당의 경우 최대 1만 원으로 계산하면 한 달 동안 몇 번의 외식이 가능한지 계산할 수 있다.

1인 식비 70만 원, 4인 가족 120만 원

한달살이 경험자들에 따르면, 제주에서 1인 식비는 최저 70만 원, 4인 가족 최저 120만 원을 지출했다. 사람 수와 생활 패턴에 따라 편차가 생길 수밖에 없으므로, 기준은 직전 6개월 식비 평균으로 생각하면 쉽다.   

입장료와 체험료도 고려해야 한다. 국립박물관이나 도립 시설이라면 입장료가 무료이거나 저렴하지만 사립 시설은 1인당 1만 원까지 책정해야 한다. 제주현대미술관의 입장료가 성인 기준 2000원이라면, 유리 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제주유리의성 성인 입장료는 1만1000원이다. 물론 체험비는 별도다. 

체험료는 가격이 좀 높기 때문에 자녀를 둔 부모는 체험 코스를 사전에 정하고 예산을 책정해 두는 게 좋다. 4세 아이를 둔 한 부모는 한 달 동안 10회의 체험을 하고 1회당 3만 원으로 총 30만 원의 예산을 책정했다고 한다. 한달살이 경험자들은 인터넷 예매를 통한 할인 혜택을 추천한다. 때에 따라서는 절반 가격까지 할인된다.   

옷은 여행 느낌으로 매일 아름다운 옷을 입을 필요는 없는 만큼 집에서 입던 편안한 옷 서너 벌을 준비하자. 한 달 살기에 충분하다. 아이 장난감은 최소로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도서관은 제주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모래와 조개, 숲 벌레와 친근해지는 장소도 곳곳에 있다.

車  가져갈까, 렌트할까

이동 수단으로 대중교통을 선택한다면 직장인 기준 한 달 교통비를 상정하면 된다. 다만 대다수가 자차 혹은 렌트를 고려한다. 자신의 차와 함께 배를 타고 제주로 향하려면 목포항여객터미널 등 차량 적재가 가능한 항구와 선박을 선택해야 한다. 승용차 기준으로 차량의 엔진 배기량에 따라 편도 10만~20만 원이 든다. 평소 사용하던 차량에 한달살이를 위한 물품을 넣어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비행기로 1시간 거리를 배로 오랜 시간 이동해야 하는 수고로움은 받아들여야 한다. 비행기를 이용하고 제주공항에서 자신의 차를 받는 탁송 서비스도 신청할 수 있지만  비용은 직접 배를 타고 오는 비용의 두 배 정도다. 

차량 렌트 요금은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라 차이가 크다. 성수기에는 자신의 차를 가져오는 것을 권하는 사람도 많다. 이때는 차량 선택 폭도 작을뿐더러 배에 실어 옮기는 왕복 비용보다 렌트 비용이 더 드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 3~4월, 7~8월을 통상 성수기로 본다. 따라서 제주에서 숙박업을 하는 한 사업자는 “제주의 5월은 수영도 즐길 만큼 바다가 따뜻하고,  귤 수확을 시작하는 10월은 춥지도 덥지도 않은 시기여서 5월과 10월 비수기 때 한달살이가 좋다”고 말한다. 

친환경 전기차가 아니라면 기름 값도 고려해야 한다. 제주는 전국 평균 유가보다 비싼 편이다. 5월 11일 기준 전국 평균 1L의 휘발유 가격이 1250원이지만 제주는 1257원이다. 서울 평균 1344원보다 저렴하지만 전국으로 보면 두 번째로 비싸다. 1월 5일 전국 평균 유가는 1570원, 제주는 1643원이었다.  

2018년 8월 인터넷 ‘제주도 한 달 살기’ 카페에 단기 임대 글을 올려 중복 계약으로 7900만 원을 가로챈 남성이 붙잡힌 사건이 있었다. 한달살이가 유행하면서 부동산 임대업도 활황을 보이면서 불법 중개업체 또한 늘어났다.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미등록 숙박업자와 홈페이지로 모객하는 미등록 업체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숙소에 문제가 발생하거나 예약, 취소, 환불 시 소비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 사전 계약 과정에서 꼼꼼한 확인은 필수다. 거주지에 도착해 집의 상태를 살펴보고 사업자 혹은 소유자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조규희 기자 playingj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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