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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70만 앞둔 제주는 지금 ‘삶의 질’ 혁신 중

“도민이 행복한 도시 만들어줍서”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인구 70만 앞둔 제주는 지금 ‘삶의 질’ 혁신 중

  • ● 인구·관광객 늘자 차량·생활쓰레기 급증
    ● 대중교통 체계 개편하고 하수처리장 국비확보
    ● 원희룡 지사 “자원 순환 위해 쓰레기 배출 줄여야”
제주도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 이틀째인 2017년 8월 27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국제공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승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제주도 대중교통 체계 전면 개편 이틀째인 2017년 8월 27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제주국제공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승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인구는 경제성장의 발판이다. 한창 일할 나이의 사람 수가 줄면 고용 지표는 악영향을 받는다. 이는 자연히 소비 감소와 내수 위축으로 이어진다. 경제는 활력을 잃고 조로(早老) 현상에 빠진다. 시도 때도 없이 회자되는 ‘한국경제 위기론’은 인구 감소에서 비롯한다. 

1월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태어난 아이는 2만3819명으로, 1년 전보다 1482명(5.9%) 줄었다. 이는 11월 기준으로 1981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소치다. 같은 달 사망자는 2만5438명이었다.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1619명 많았다. 인구가 자연 감소한 셈이다. 

이 와중에 제주특별자치도의 인구는 2010년대 들어 해마다 눈에 띄게 늘었다. 주민등록인구통계에 따르면, 제주 인구는 2012년 58만3000명에서 2015년 64만1000여 명, 2018년 69만2000여 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1월 기준 제주도 인구는 69만6553명, 29만3362가구다. 인구 70만, 가구수 30만 시대가 코앞에 다가왔다. 

관광객도 폭증했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에 따르면 2018년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1431만3961명으로, 2008년(582만2017명)과 비교해 145.9% 증가했다. 10년 동안 내국인 관광객 규모는 147.8%, 외국인 관광객은 126.6% 늘었다. 

하지만 사람이 늘어난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인프라를 구축하지 못하면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제주도의 경우 인구와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도리어 생활 여건은 나빠졌다. 도내 자동차등록대수는 2018년 55만3578대로 10년 전(23만3518대)에 비해 137.1% 급증했다. 같은 시기 주차면 수는 22만2066면에서 34만13면으로 53.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주차난이 심화한 것이다.



10여 년간 쓰레기 양 두 배 이상 폭증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제주시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준공식 모습.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제주시 동복리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준공식 모습. [제주특별자치도 제공]

설상가상 도의 ‘환경수용력’이 한계에 다다랐다. 인구 급증과 대규모 개발 사업은 하수처리용량 부족 현상을 낳았다. 제주(도두)하수처리장은 도내 하수 60% 이상을 처리하는 시설로 지난 1993년 준공됐다. 이후 25년간 이주인구, 관광객 증가 등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증설 및 개량이 이뤄졌다. 하지만 시설 용량 과부하 탓에 악취가 발생한다는 민원이 빗발쳤다. 또 연안 해역 수질오염에 따라 하수처리시설 조기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셌다. 

생활 쓰레기도 폭증했다. ‘2019 통계로 본 어제와 오늘’에 따르면 제주 지역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생활 폐기물은 2008년 603t에서 2017년 1312t으로 9년간 117.6% 급증했다. 또 제주 이주 인구가 늘면서 주택 개발 등 각종 개발 사업이 잇따르자 건설폐기물은 2008년 1692t에서 2017년 3250t으로 92.1% 증가했다. 

‘삶의 질’에 대한 도민들의 불만도 누적됐다. 도가 지난해 6월 17일~7월 12일 도내 3000가구 만 15세 이상 가구원 51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 조사’에 따르면, ‘제주 인구 유입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결과 ‘부정인식’이 40.9%로, ‘긍정인식’ 24.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인구 유입에 부정적인 이유로는 ‘거주환경 훼손’(40.8%), ‘주택 및 토지 가격 상승’(21.9%), ‘자연환경 훼손’(18.4%), ‘제주 공동체문화의 변질 및 주민 간 갈등 유발’(16.8%) 등이 꼽혔다. 

도내에서는 “도민이 행복한 도시 만들어줍서(만들어주십시오)”라는 말이 돌았다. 제주도 당국의 발걸음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우선 교통 체계가 민생 개혁의 테이블 위에 올랐다. 제주도는 2017년 8월 26일 제주 지역 내 대중교통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우선차로제 도입 △환승센터 및 환승정류장 개선 △버스 증차 및 디자인 개선 △버스정보시스템 확충 등 시설인프라 개선 △급행버스 신설 및 노선개편 △버스요금체계 단일화 △환승할인 확대 등 운영 시스템 개선이 주요 골자였다. 

특히 버스 증차(327대, 58.8%↑), 운전원 증원(953명, 142%↑) 등 시급한 인프라가 개선됐다. 더불어 버스 노선이 다양화(89→194개) 되고, 1일 운행횟수가 6064회로 개편 이전(4082회)보다 48.6% 급증했다. 덕분에 개편 직후인 2017년 8월부터 2018년 6월까지 10개월 동안 도내 1일 대중교통 이용객은 17만452명으로 전년 동기(15만3000명) 대비 11.4% 늘었다. 그만큼 대중교통 접근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또 대중교통우선차로 운영(3개소·15.3km) 결과, 중앙차로 구간은 대중교통 속도가 대폭 빨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민 만족도 역시 상승했다. 대중교통 체계에 대한 도민 만족도(5점 척도)는 2017년 3분기 2.50점에서 이듬해 2분기 3.11점으로 상승했다. 또 빅데이터 분석 결과, 교통카드 이용률 역시 82.6%로 개편 이전(66.3%)보다 24.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도는 최대 현안인 하수처리난 해소를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9월 27일 제주도는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 12월까지 총 사업비 3886억 원을 투입해 하수처리용량을 기존 13만t에서 22만t으로 증설한다. 또 기존 처리시설의 완전 지하화와 지상 공원화를 동시 추진하게 된다. 

특히 전체 사업비 중 원인자 부담금 156억 원을 제외한 재정투자액의 50%인 1865억 원을 국비로 확보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당초에는 추가 증설되는 9만t의 절반 수준인 954억 원만 국비로 지원키로 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해 7월 국회와 기획재정부를 방문해 “제주공공하수처리시설 현대화는 기존 시설을 현대화·지하화하는 사업”이라며 “국비지원 규모 확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제주도는 올 하반기 기본계획 수립 및 입찰안내서 작성 용역이 완료되면 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에 따라 시설공사를 발주한다. 이어 기본설계,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절차를 마무리해 2021년 9월 우선 시공분을 착공할 예정이다. 이어 2022년 7월부터는 본공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오염물질·침출수 배출 엄격 관리할 것”

또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제주시 구좌읍 동복리에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를 열었다. 제주도는 환경자원순환센터를 건립하는 데 2058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 중 570억 원의 사업비를 들인 매립시설은 약 21만㎡ 면적에 242만㎥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꾸렸다. 1488억 원을 투입한 소각시설은 4만7000㎡ 면적에 하루 500t을 소각 처리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됐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제주도가 진정한 자원순환 사회로 가기 위해 도민 모두가 힘을 합쳐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여야 한다”면서 “쓰레기 수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과 침출수 배출 등에 대해 엄격한 관리와 감독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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