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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와의 동행’ 통합당, 스웨덴 新보수 떠오른다

“진보 앞선 진취 정당” 표방… “사민당보다 나은 복지” 스웨덴 보수당 닮아

  • 고재석 기자 jayko@donga.com

‘약자와의 동행’ 통합당, 스웨덴 新보수 떠오른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가 당 쇄신의 기치로 ‘약자와의 동행’을 내걸었다. 통합당이 경제‧복지 정책에 있어 전향적 입장을 취하리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진정 노동자를 위한 정당’을 표방해 집권에 성공한 스웨덴 보수당과도 공통점이 많은 모양새다. 

김종인(80) 통합당 비대위원장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당 초선 모임에서 “나는 보수라는 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보수가 지향하는 가치인 자유는 말로만 얘기하는 형식적 자유로, 아무 의미가 없다. 경제정책의 지상목표는 실질적 자유 확보”라고 했다. 약자가 일자리를 갖고 소득을 얻어야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서 그는 1일 열린 비대위 첫 회의에서는 “통합당이 진보보다 더 앞서가는 진취적인 정당이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보수 이념과 시장경제 만능론에 얽매이지 않고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3월 14일 기자에게 “코로나로 생존 위협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시장 원리에 따른답시고 내버려둬야 하나. 모두 끌어안고 가야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한 사람당 한 표씩 행사하니 표를 극대화하려면 누구를 겨냥해 정책을 펴야 할지 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합당이 기본소득 도입과 사회안전망 확충 등 복지 정책을 민주당보다 선제적으로 내놓으리라는 분석이 뒤따르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독일에서 분배 정책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썼고, 노태우 정부에서 보건사회부 장관을 역임한 김 위원장의 이력도 이런 분석에 무게감을 싣는 근거다. 



김 위원장은 회고록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 1970년 후반 자신이 박정희 정부에 근로자 사회의료보험과 근로자 재산형성저축(재형저축) 도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독일 유학 중 관련 제도를 알았다고 했다. 재형저축은 근로자 저축에 정부가 이자를 더 얹고 세금 혜택도 주는 제도다. 근로자의 자산 형성 의욕을 고취해 중산층을 늘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냉전 시대 명제 갇혀선 설자리 없다”

김종인 비대위가 내건 방향이 과거 스웨덴 보수당의 개혁과 흡사하다는 점도 관심거리다. 스웨덴 보수당은 1904년 설립됐을 만큼 유서 깊은 정당이었다. 하지만 1991년 총선에서 승리해 1994년까지 우파 연립정권을 운영한 뒤로는 세 차례 연이어 선거에서 사민당에 졌다. 이 와중에 보수당 당수로 선출된 인물이 1965년생 프레드릭 라인펠트(Fredrik Reinfeldt)였다. 당권을 쥘 당시에는 약관 39세 나이였다. 

2006년 41세 당수 라인펠트가 이끈 보수당과 우파연합은 젊은 유권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보건‧교육‧보육 투자, 각종 범죄 및 부패문제 해결을 약속해 12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법인세 인하를 통한 기업하기 좋은 경제 구축’ 등 전통적 보수당의 정책 노선을 전면 재편한 것이다. 

4년 뒤 열린 총선에서 스웨덴 보수당은 아예 “사민당이 약속하는 복지에 알파를 드리겠다.” “보수당은 진정으로 노동자를 위한 정당이다.” 등 파격적 메시지를 내세웠다.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노력하되, 일시적인 시장 기능 약화로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을 때는 국가가 재활과 교육 등을 제공해 노동시장 복귀를 돕겠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직업교육 지원금 수급 연령을 올리는 등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겠다고 했다. 이를 두고 ‘사민당 복지 플러스 알파’라고 지칭한 셈이다.(‘신동아’ 6월호 ‘보수, 복지‧정의 옹호 스웨덴 新보수에게 배워라!’ 참조) 약자를 위한 실질적 자유를 설파한 김 위원장의 발언과 맥이 닿는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는 “질서, 안정, 이데올로기, 기업, 시장, 국가, 책임이라는 냉전 시대 명제의 틀 속에 갇힌 채 기득권 유지 및 확대를 위해 활동하는 보수정당은 이제 설 자리가 없다”면서 “역사와 전통을 뒤로한 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 스웨덴 신보수당의 모습에서 한국 보수정당이 걸어가야 할 미래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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