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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는 나대지마라” 李할머니 2차 가해 ‘親文악플러’ 댓글 추적

[댓글사탐] 기부금 유용 의혹이라는 본질에서 벗어나 진영 싸움으로 번져

  •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친일파는 나대지마라” 李할머니 2차 가해 ‘親文악플러’ 댓글 추적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사진공동취재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사진공동취재단]

“30년 정의연 활동 죽 쒀서 친일단체와 아베에게 갖다 바친 할매는 정신 좀 차리고 그만 좀 나대세요.” “앞으로 이용수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 명단에서 쫓아내야 합니다. 다른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일본 아베 정권과 결탁한 친일적폐 세력을 제거해야 합니다.” 

포털 네이버와 다음에서 활동하는 누리꾼들이 ‘신동아’가 5월 29일 보도한 ‘李할머니 측 “국민들께 사과하면서 어머니께는 사과 안 해”’ 제하 기사에 단 댓글입니다. 이 기사는 온라인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신동아 홈페이지와 포털에서 조회수 24만여 건을 기록했고 2400개 넘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연령대별 댓글 비율을 공개하는 네이버의 자료를 보면 50대(34%)가 가장 많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40대(27%), 60대(20%) 30대(14%) 20대 이하(5%)가 뒤를 이었습니다. 

이 기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92) 할머니가 제기한 기부금 유용 의혹에 대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해명을 보도한 것인데, 댓글창은 여당 지지자와 야당 지지자의 각축장이 됐습니다. 이 할머니를 향해 음모론을 제기하거나 노골적인 조롱을 쏟아낸 누리꾼도 적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댓글 이력을 추적해봤더니 공교롭게도 대다수가 친문(親文) 누리꾼으로 추정됩니다.

“일본군과 영혼결혼식까지 했다던데”

네이버 아이디 ‘**do****’님은 앞의 신동아 기사 댓글창에 “저 할머니 가미가제 특공대에서 전사한 일본군이랑 영혼결혼식까지 했다던데.” “독립운동가보다 일본군 위안부가 더 큰 소리치는 세상이구나. 정부에서 한 달에 300만 원씩 받아먹고. 진짜 위안부가 벼슬이네”라는 댓글을 연달아 남겼습니다.
‘**do****’님은 이 할머니 관련 다른 기사에서도 “일본군 위안부질 하고 온 게 그토록 대단한 업적인가? 지원금 월 300만 원씩이나 받아먹고 대학 졸업한 신입사원 월급보다 더 받아ㅎㅎ”라며 혐오 표현과 인신공격을 했습니다. 

이 누리꾼의 댓글 이력을 살펴보니 주로 정치 기사에 댓글을 달며 정부와 여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데 열심이었습니다. 조국 전 법무장관을 수사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관련 기사 댓글창에서는 “검찰총장이란 ×이 한 사람을 찍어서 가족 친인척까지 80회 이상 압수수색하고 80세 넘은 노모까지 닦달했다. 그런데 지금 나온 게 뭐가 있냐”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의 회동 관련 기사에는 “카리스마 넘치는 추미애 장관님. 검찰을 확실히 장악해 개혁을 이루시어 국민들 마음에 확실한 도장을 새기시고 대선 때 다시 뵙길”이라는 등의 댓글을 수차례 남겼습니다. 



이 할머니에 대한 인신공격 수위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동아 기사에 댓글을 단 다음 아이디 ‘○○숙’님은 이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이 있던 5월 25일부터 6월 3일까지 10일 동안 248개 댓글을 남겼는데, 그중 90개가 이 할머니 또는 윤 의원 관련 기사에 단 댓글이었습니다. 그는 “이 할머니 국민 밉상이네” “골 때리는 할매. 추합니다” “나이 값 하세요” 등의 악플을 남겼습니다. 이 누리꾼은 이 할머니 관련 기사마다 “할머니는 독립운동 한 게 아니라 그 시대 수많은 피해자 중 한 명”이라는 내용의 댓글을 반복해 다는가 하면 윤 의원 관련 기사들에는 “윤미향 씨는 반드시 허위 댓글 전부 고소 고발 하세요”라는 댓글을 달았습니다. 그는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우호적인 댓글을 주로 달아 왔습니다.

2차 가해 도를 넘어선 수준

문재인 대통령 열성 지지자들의 이 할머니를 향한 2차 가해는 도를 넘어선 수준입니다. “정치도 하고 싶고 기부금도 다 갖고 싶은 거냐(다음 아이디 ‘○○○세상’님)”는 식의 비난부터 “위안부 할머니가 위안부를 부정하는 세력과 결탁하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 안 된다. 이 할머니의 행동은 그 당시 일본군 정부와 다를 게 없다(네이버 아이디 ‘**en****’님)” 등 자의적 판단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댓글이 쏟아집니다. 이런 식의 댓글은 뉴스 페이지뿐 아니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유튜브에도 쇄도하고 있습니다. 

이 할머니를 향한 친문 성향 누리꾼의 댓글이 논란이 일자 이들을 향해 수많은 누리꾼이 비난 댓글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입만 열면 정의, 공정 외치는 진보 세력의 위선과 뻔뻔함에 기가 찬다(네이버 아이디 ‘**chu**님’)” “앞으로 제2의 윤미향이 안 나오리란 보장이 없다. 댓글러 중에서 윤미향과 사고회로 똑같은 이들이 제법 보인다(네이버 아이디 ‘*o18***님’)”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사태로 30년간 위안부 운동을 전개해온 윤 의원과 정의연에 대한 평가가 폄훼될 수 있다며 우려하는 친문 성향 누리꾼의 심리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영 논리에 따라 위안부 피해자의 문제 제기마저 비난하며 차단하는 것이 정답일까요. 독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댓글사탐’은 ‘댓글의 사실 여부를 탐색하기’의 줄임말로 ‘신동아’ 기사에 달린 댓글을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큰 호응을 얻은 댓글, 기자 및 취재원에게 질문하는 댓글, 사실 관계가 잘못된 댓글을 살핍니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김건희 객원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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