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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끝판왕’, 가자! 제주 올레, 한라산 둘레길

두 발로 대자연의 속살을 누비다 | 제주 걷기 완벽 가이드

  • 글·사진 신영철 여행작가 sanijowa@naver.com

걷기 ‘끝판왕’, 가자! 제주 올레, 한라산 둘레길

  • 걷기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에게 제주는 최고의 여행지다. 제주 곳곳을 걷다 보면 자연의 신비로움과 광활함, 아찔함에 머리가 쭈뼛 서다가도 경건한 마음으로 대자연 속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제주가 길이 되고 길이 제주가 되는 시간. 1년 365일 걷기 좋은 제주 도보 여행길 13곳을 소개한다.
금능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비양도.

금능해수욕장에서 바라본 비양도.

1. 걷기 여행 시작이자 끝 ‘제주 올레’

제주 올레는 21개 코스와 5개 알파 코스가 더해져 완성된 총 길이 425㎞의 도보 여행길이다. 짧은 여행 기간에 경험하고 싶다면 계절별 걷기 좋은 코스만 골라보자. 자세한 내용은 전화 또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place 01.
14코스(저지~한림 올레)
돌담길, 밭길, 숲길, 하천길, 고운 모래사장 길, 마을길이 차례로 나타나 지루할 틈 없는 19.1㎞의 여정이 이어진다. 영상 30도를 웃도는 한여름에는 월령 선인장 자생지에서 금능해수욕장에 이르는 4㎞ 구간 걷기를 추천한다. 월령리는 국내 유일 선인장 자생지로, 매년 6월 말이면 노란 백년초 꽃이 핀다. 금능해수욕장에 이르면 에메랄드빛 바다 너머로 보이는 비양도(제주시 한림읍 비양리)를 조망할 수 있다.

place 02.
6코스(쇠소깍~서귀포 올레)
쇠소깍을 출발해 정방폭포, 구두미포구를 지나고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관통해 제주올레여행자센터까지 이어지는 해안 도심 올레길. 해안가 정취와 예술혼이 숨 쉬는 서귀포 시내는 이 지역 문화와 생태를 접할 수 있어 젊은 여성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추위로 걷기 여행이 어려운 겨울엔 6코스를 찾아가자. 서귀포는 한겨울에도 기온이 온화하고 ‘갬성’ 분위기 물씬 풍기는 카페와 아트숍이 많아 겨울 여행에 제격이다. 허기가 느껴진다면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을 추천한다. 꽁치김밥, 마농치킨 등 제주의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다.

2. 에코 힐링의 결정판 ‘한라산 둘레길’

한라산국립공원 내 해발 600~800m 국유림 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80㎞의 숲길. 총 6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또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place 01.
사려니숲길
제주시 구좌읍에 있는 비자림로(路) 입구에서 붉은오름 입구까지 이어지는 총 16㎞의 숲길. 삼나무가 늘어선 비자림로 입구 주변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면 ‘인생 샷’을 건질 수 있다. 5월 말과 6월 초 사이 사려니숲길로 떠날 예정이라면 이쯤 열리는 ‘사려니숲길 걷기체험’ 행사 일정을 미리 확인하자. 이 기간에만 한시적으로 물찻오름 탐방을 허용한다. 물찻오름은 식물의 활착(옮겨 심은 식물이 뿌리를 내리는 것)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현재 출입을 제한한다. 붉은오름 입구부터 삼나무숲길이 2~3㎞가량 이어지는데, 6월부터 일부 구간에서 파란빛의 산수국이 무더기로 핀다.



place 02.
천아숲길
천아숲길은 천아수원지에서 돌오름 입구까지 총 길이 10.9㎞에 이르는 구간. 길 주변에 돌오름, 한대오름, 노로오름, 천아오름 등이 분포해 있다. 단풍 명소로 손꼽히는 천아수원지에서 만나는 시원한 바람과 울긋불긋 곱게 물든 단풍은 제주가 주는 선물이다. 이곳을 지나면 제주조릿대, 편백나무, 소나무로 이뤄진 숲이 이어진다. 그 길 끝자락에 있는 돌오름에 이르면 두 갈래로 나뉜 단풍길과 만난다. 한대오름과 영실입구란 이름의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길 또한 제주의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단풍 명소다.

3. 한반도 지질의 신비 ‘지질트레일’

다양한 화산 지형과 지질 자원을 가진 제주는 2010년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됐고, 그중 총 13곳이 핵심 지질 명소로 지정됐다. 자세한 내용은 전화 또는 홈페이지에서 확인.

place 01.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산방산은 해발 395m의 거대한 용암돔으로,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지형 중 하나다. 산방산 아래쪽에 위치한 용머리해안은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체다. 용이 머리를 들고 바다로 들어가는 자세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을 둘러볼 수 있는 코스는 총 3개로, 구간길이는 12.2㎞에 이른다. 그중 A코스를 봄에 방문하면 산방산과 용머리해안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드넓게 펼쳐지는 유채밭과 기기묘묘한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place 02.
수월봉 지질트레일
수월봉 지질트레일을 즐기는 코스는 총 3개. 그중 엉알길 코스(4.6㎞)에서 만나는 수월봉 화산지층은 세계화산백과사전에 실릴 정도로 학술적 가치가 크다. 차귀도 코스(1.5㎞)는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간 뒤 1시간가량 섬돌이길을 걸어서 포구에 도달하는 여정이다. 무인도인 차귀도는 드라마 ‘미씽나인’의 주요 촬영지였다.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신비로움을 간직한 제주 자연을 만날 수 있다.

4. 화산이 빚은 전망대 ‘오름 트레킹’

제주 동부 지역엔 오름이 밀집해 있다. 하루 정도 시간을 내 ‘백약이오름→아부오름→동거문이오름→다랑쉬오름’ 코스로 트레킹을 떠나보자(오름마다 1시간 소요). 체력이 약한 사람은 오름 2~3곳만 올라도 좋다. 자세한 내용은 제주관광정보센터로 문의.

place 01.
백약이오름
“죽어서도 풀을 묶어 은혜를 갚는다”는 결초보은(結草報恩). 이 고사에 등장하는 풀이 바로 수크령이다. 볏과에 딸린 여러해살이풀로, 햇빛이 잘 드는 길가나 들에서 흔히 자란다. 가을에 정상에 오르면 들판의 능선을 따라 우거진 갈색 수크령 밭을 감상할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지는 수크령 밭에서 소 수십 마리가 한가롭게 풀을 뜯는 목가적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place 02.
아부오름
산 모양이 움푹 파여 마치 가정에서 어른(아버지)이 듬직하게 앉아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아부오름이란 이름이 붙었다. 10분 남짓이면 오름 정상까지 오를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겨 찾는다. 오름 정상엔 축구장만 한 굼부리(분화구)가 파여 있는데, 바깥 둘레와 바닥 둘레, 화구 깊이가 각각 1400m, 500m, 78m에 달한다. 분화구 안에는 삼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뤄 신선한 산록 기운과 아름다운 조망을 만끽할 수 있다. 영화 ‘이재수의 난’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place 03.
동거문이오름
동거문이오름은 깔때기 모양의 원형 분화구 2개와 삼태기 모양의 말굽형 분화구 1개로 총 3개의 분화구가 겹쳐져 있다. 오름 자락에는 이국적인 야생화가 많이 피는데, 봄엔 산자고(백합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가, 가을엔 등심붓꽃(붓꽃과에 속한 여러해살이풀)이 핀다. 그 주변으로 올망졸망 핀 서양금혼초(유럽이 원산지인 귀화식물)가 샛노란 꽃밭을 이루고 있어 꽃구경하는 즐거움이 여행의 피로를 날려버린다.

place 04.
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은 밑지름 1013m, 둘레 3391m로 비교적 큰 몸집을 가지고 있다.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어 제주 동부 지역 어디서나 보인다. 오름 정상에는 크고 깊은 깔대기 모양의 원형 분화구가 움푹 패어 있는데, 화구의 바깥 둘레와 깊이가 각각 1500m, 115m에 달한다. 그 위엄과 아름다운 경치 때문에 ‘오름의 여왕’으로 불린다. 바로 앞에 있는 새끼다랑쉬오름은 가을 억새 명소로 꼽힌다.


5. 한국판 산티아고 ‘제주 종교 순례길’

몇 년 전부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도보 여행이 인기다. 우리나라에도 한국판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다. 나를 돌아보며 성찰할 수 있는 기독교·천주교·불교 3대 종교 순례길이다.

place 01.
기독교 순례길
순종의 길, 순교의 길, 사명의 길, 화해의 길, 은혜의 첫길 등 총 5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2코스인 순교의 길은 저지오름과 무릉곶자왈을 거쳐 이도종 목사(1891~1948) 순교터로 이어진다. 총 길이는 23㎞. 이 길에 위치한 순례자의 교회는 한국에서 가장 작은 교회로 소박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4코스인 화해의 길(11.3㎞) 코스에서 만나는 강병대교회는 1952년 건립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군인교회다. 건물 벽체를 제주 현무암으로 만드는 등 건립 당시 원형이 절반 이상 남아 있어 역사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홈페이지 참고.

place 02.
천주교 순례길
성(聖)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김대건 길’을 비롯해 총 6개 코스가 있다. 그중 ‘고통의 길’(7km)은 제주 질곡의 역사를 풀어낸 코스다. 1801년(순조 1년) 제주로 유배된 정난주 마리아의 묘를 거쳐 추사 김정희 유배지, 일제강점기 비행기 격납고가 있는 알뜨르비행장, 4·3 학살터인 섯알오름을 지나 모슬포성당에 이른다. 은총의 길(33.2㎞)은 성이시돌목장과 테시폰(Cteshpon)이라는 건축물, 새미은총의 동산을 지난다.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초장을 한가롭게 거니는 말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절로 숙연해진다. 홈페이지 참고.

place 03.
불교 순례길
총 5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그중 ‘보시의 길’(42.9㎞) 끝자락에는 불탑사가 있는데, 제주의 유일한 고려시대 5층 석탑이다. 제주 현무암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 보존 상태가 양호한 편이라 제주 고려사를 연구하는 데 역사적 가치가 크다. ‘지계의 길’(14.2㎞) 코스에는 대한조계종 제23교구 본사인 관음사가 있다. 한라산 650m 기슭에 둥지를 튼 사찰에 들어서면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은 불상들이 행자를 맞아준다. 고요한 사찰에 있다 보면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기분이다. 홈페이지 참고.

‘이것만은 꼭!’
제주 도보 여행 체크리스트 6

01 외진 코스는 동행인과 함께 : 나홀로 여행은 되도록 삼가자. 일부 구간은 인적이 드문 데다 와이파이가 잡히지 않는다.

02 제주여행지킴이 빌리기 : ‘SOS’ 버튼을 누르면 신고자 위치 등이 제주지방경찰청으로 전송돼 구조 지원이 이뤄지는 시계형 단말기(스마트워치)다. 기기 반납 완료 후 보증금 반환.

03 여행길 안내 리본 확인하기 : 도보 여행 일부 구간은 제주 올레·지질트레일·종교 순례길 코스가 겹친다. 각각의 길을 안내해 주는 화살표와 리본에 새겨진 정보를 확인하며 걷자.

04 팔·다리 덮는 복장 착용하기 : 여행지에는 야생진드기가 서식하기 때문에 몸에 옮겨 붙을 수 있다. 팔·다리를 감싸는 긴팔·팔토시·다리토시·양말 등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자.

05 휠체어 대여하기 : 제주 올레 일부 코스(1·4·5·8·10·10-1·12·14·17코스)와 사려니숲길 일부 구간은 휠체어로도 탐방이 가능하다. 제주국제공항 종합관광안내센터 등에서 최장 14일 무료 대여가 가능하다. 신분증 지참 필수.

06 소떼·말떼 주변에선 과격한 행동 삼가기 : 도보 여행 중에 소떼나 말떼를 만났을 땐 과격한 행동을 삼가고 조용히 비켜가자.



신동아 2020년 6월호

글·사진 신영철 여행작가 sanijow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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