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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4人이 말하는 제주 ‘인생샷’ 찍는 비법

갯무꽃밭에선 청순룩, 삼나무 숲에선 빈티지룩!

  • 김건희 기자 kkh4792@donga.com

사진작가 4人이 말하는 제주 ‘인생샷’ 찍는 비법

  • 제주가 아무리 아름답다 한들 사람보다 아름다울까. 누구나 찾는 장소, 비슷한 분위기의 사진은 이제 그만. 독특하고 재미있는 이색 장소를 찾아 여유롭게 인생 최고의 사진을 남겨보자. 제주의 아름다움과 행복한 순간은 사진으로 영원히 기록되리니…. 제주에서 활동하는 전현석, 한용환, 장정인 사진작가 3인이 추천하는 ‘인생 샷’ 포토 스폿 리스트와 팁을 소개한다.

꽃밭에서 상반신만 드러내고 ‘찰칵’

place 01 산방산 부근 유채꽃 단지
[장정인 제공]

[장정인 제공]

매년 2~4월 제주 전역에서 유채꽃을 볼 수 있지만 가장 먼저 꽃망울을 터뜨리는 곳은 산방산 주변이다. 산방산을 뒤로하고 사계리 삼거리부터 용머리해안 매표소까지 유채꽃 단지가 형성돼 있다. 용머리해안 쪽에서 유채꽃을 봐도 좋지만 덕수초에서 산방산 가는 114번 길을 따라가다 보면 곳곳에서 노란 유채꽃밭을 만난다. 화사한 유채밭과 푸른 제주 하늘을 담고 싶다면 광각 렌즈를 이용하자. 노란 물감을 뿌린 듯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 물결은 멋짐 그 자체. 꽃밭으로 들어가서 사진을 찍을 땐 전신보다 상반신만 드러나는 구도로 찍으면 사진이 더 예쁘게 나온다. 앞면이 아닌 측면 또는 뒷모습은 ‘갬성’ 넘치는 사진 포즈로 최고. 허리선을 강조하거나 실루엣이 드러나는 의상은 뒤태를 더욱 돋보이게 해준다. 제주에선 꽃이 달린 유채를 나물로 무쳐 먹기 때문에 개인이 유채를 경작하는 사유지도 많다. 유채가 상하지 않도록 조심히 들어가서 사진 찍자.

위치 |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118(용머리해안 공영주차장)

place 02 성읍리 갯무꽃밭 초원
[장정인 제공]

[장정인 제공]

유채만큼 제주의 봄을 상징하는 꽃이 갯무꽃(무꽃)이다. 제주 사람들은 갯무꽃밭 포토 스폿으로 서귀포시 동쪽에 있는 성읍리와 수산리를 첫손가락에 꼽는다. 보랏빛이 살짝 감도는 하얀 갯무꽃밭 뒤로 들어선 풍력발전기와 배 모양의 건물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해가 질 때쯤 빛이 얼굴에 잘 들어오는 위치에 서서 갯무꽃으로 꽉 찬 대지와 푸른 제주 하늘을 배경으로 촬영하면 최고의 인생 샷을 남길 수 있다. 카메라 화면 하단을 사람 발끝에 맞춰 찍는 게 좋다. 얼굴은 작고 다리는 길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의상은 파란색이나 붉은색 계통 아우터에 플라워 패턴이 들어간 블라우스나 원피스로 포인트를 주면 금상첨화. 소품 또한 알록달록 색상이 잘 어울린다. 장시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높은 힐은 잠시 벗어두고 로퍼나 플랫슈즈, 운동화로 청순룩을 연출해 보자.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서귀포시 성산읍 수산리 일대

장정인 사진작가의 인생 샷 Tip
“아예 사진 찍는 사람이 살짝 자세를 굽혀서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는 느낌으로 카메라를 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억새밭에선 베이지 톤 롱 원피스

place 03 따라비오름
[장정인 제공]

[장정인 제공]

겨울까지도 제주 토종 억새가 생명력과 정취를 유지하는 오름. 매년 10월에서 11월 사이 억새가 만발한다. 성수기를 제외하면 사람이 많지 않아 한가롭게 촬영할 수 있다. 따라비오름은 초입부터 만발한 억새 군락이 장관이다. 드넓은 평원 일대를 뒤덮은 하얀 억새가 가을바람을 타고 천천히 일렁이고, 그 사이로 아늑한 오솔길이 보인다. 억새 사이에 숨어 망원렌즈로 아웃포커싱을 한다면 노란 빛깔이 은은하게 스며든 분위기 있는 인물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순광 사진이 분위기 있다면 역광 사진은 드라마틱하다. 금빛 억새를 배경으로 산 능선, 지평선 등 멀리 보이는 선과 해를 잘 이용해 역광으로 찍으면 ‘엄지척’. 깊어가는 가을, 영화 포스터 같은 컷을 건지고 싶다면 정상까지 오르자. 걸어서 30분 남짓이면 도착한다. 굼부리와 능선이 곡선을 이루고 수많은 억새 뒤로 큰사슴이오름(대록산)과 풍력발전단지가 햇살 아래로 펼쳐지는 풍광이 촬영 포인트. 해가 지평선에 가까워지는 오후 3~5시에 금빛 억새 바다를 배경으로 그림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산 62

place 04 새별오름
[한용환 제공]

[한용환 제공]

봄과 여름에는 푸른 초원을, 가을과 겨울엔 억새를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다. 멋진 풍광 덕에 사시사철 찾는 관광객 발길이 끊이지 않으니 사람들에게 방해되지 않게 촬영해야 한다. 알록달록 화사한 미니 원피스보다 아이보리나 베이지 톤의 롱 원피스가 억새와 잘 어울린다. 셀프 웨딩 사진을 촬영하는 커플이라면 억새풀로 부케를 만들어 소품으로 활용해도 좋다. 롱 베일을 준비하면 바람을 이용해 드라마틱한 연출이 가능하다. 가족·친구·동료 등 여러 명이 사진 찍을 땐 옷을 맞춰 입거나 동작이 큰 포즈를 일제히 취하면 근사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새별오름 근처에 위치한 폐쇄된 서커스장은 빈티지한 분위기를 담을 수 있는 좋은 포인트가 된다. 공사장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데, 오히려 이런 장소가 투박하지만 독특한 정취를 연출한다. 서커스장 안으로 햇살이 들어올 때 촬영하면 이색적인 기념사진을 남길 수 있다.

위치 |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산 59-8

한용환 사진작가의 인생 샷 Tip
“커플 사진 찍을 땐 카메라, 꽃다발, 플래카드 등 소품을 이용하거나 만세, 하트 등 각양각색 포즈를 취하면 가장 예쁜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숲에선 인물은 한쪽에 두고 배경 살리기

place 05 의귀리
[장정인 제공]

[장정인 제공]

돌담 위로 솟아오른 감귤나무, 넋이오름(넉시악) 위에 펼쳐진 너른 들판, 멀리 보이는 비안포구, 높은 언덕 위의 그림 같은 목장과 목초지,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제주 말 등 촬영 포인트가 풍성하다. 제주도에서도 특히나 기후가 온화한 남쪽 지역이라 남국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 파란 하늘과 시골 풍경, 곧게 뻗은 삼나무와 울창한 상록수림이 어우러져 전원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만 알음알음 전해지던 의귀리는 최근 스냅사진을 찍으려는 일반인 사이에서도 숨은 명소로 입소문이 난 상태. 삼나무를 웅장하게 찍기 위해선 베이지 톤의 롱 원피스를 추천한다. 화창한 오후에 촬영하면 가장 예쁜 컷을 건질 수 있다. 날씨가 흐리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으니 실망은 금물. 삼나무 숲에서는 빈티지한 의상과 소품을 준비해 촬영하면 영화 포스터 같은 컷을 건질 수 있다. 숲에선 사람을 한쪽에 두고 나머지 여백을 넓게 비워두고 찍는 게 좋다. 피사체의 시선이 가는 쪽으로 여백을 두고 찍으면 훨씬 분위기 있고 안정감이 있다.

위치 |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

장정인 사진작가의 인생 샷 Tip
“사람과 배경이 어우러진 컷을 건지고 싶다면 포인트가 되는 배경을 뒤에 두고 인물은 작게 촬영하는 게 핵심 포인트.”


피사체의 허리쯤에 바다 수평선 맞추기

place 06 표선해수욕장
[장정인 제공]

[장정인 제공]

백사장이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해변. 특유의 하늘색과 바다색을 배경으로 하는 촬영에 최적의 장소다. 여름 휴가철을 피하면 한가롭게 촬영할 수 있다. 넓은 모래사장이 썰물 때는 둥근 백사장처럼, 밀물 땐 수심이 낮은 에메랄드빛 원형 호수처럼 보여 해변 경치와는 또 다른 컷을 연출할 수 있다. 표선해수욕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 방향에 따라 다양한 컷을 연출할 수 있어 시간 제약 없이 ‘셀프 촬영’할 수 있는 게 장점. 해가 지는 시간을 확인해 바닷가 낙조를 배경으로 일몰 사진을 건질 수 있다. 격식 차린 의상보다 화이트 또는 베이지나 단색 계열의 편안한 롱 원피스를 입으면 해변과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스카프를 준비하면 바람을 이용해 멋스러운 연출이 가능하다. 모래사장에 발자국을 남기거나 수심이 얕으니 맨발로 산책하듯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촬영해 보자. 표선해수욕장은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 스냅 촬영지로도 제격이다. 수심이 낮아 아이들과 물놀이하기 좋다. 100m 떨어진 거리에는 제주민속촌과 제주허브동산이 있다.

위치 | 서귀포시 표선면 표선리

장정인 사진작가의 인생 샷 Tip
“해변에서 사진 찍을 땐 피사체의 허리쯤에 바다 수평선을 맞춰보자.”


반짝이는 별밤 담으려면 ‘라이트 페인팅’ 기법

[전현석 제공]

[전현석 제공]

제주의 별 헤는 밤을 사진으로 남기는 색다른 방법도 있다. 한 사설업체가 선보이는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이용한 ‘별밤 사진관’ 프로그램이 그것. 라이트 페인팅은 빛과 시간, 공간의 개념을 이용해 카메라 조리개를 최대로 조여준 뒤 장시간 노출을 주는 방법으로 빛의 흐름을 사진 속에 담아내는 촬영 기법이다. 별이 뜨는 날, 밤하늘을 배경 삼아 하는 스냅 촬영 프로그램이다. 제주는 날씨 변화가 잦은 데다 밤에는 사진 찍을 장소가 마땅치 않은데, 별이 뜨는 시간에 맞춰 제주의 밤하늘을 촬영하며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 있다. 비용은 3만 8000원(2시간 기준). 촬영지는 알뜨르 비행장이나 100고지, 마방복지 등이다. 별을 보러 몽골까지 가지 않고도 제주의 밤하늘과 별을 배경으로 매혹적인 인생 샷을 남길 수 있다.

전현석 사진작가의 인생 샷 Tip
“라이트 페인팅 기법을 활용해 별밤 사진을 찍을 땐 어두운 색상보다 밝은 색상의 의상을 준비하자. 소재가 하늘하늘거리는 옷은 모델의 실루엣을 더 예쁘게 만들어준다.”


장정인(39)은 2014년 제주에 정착한 뒤 제주의 모습과 소리를 영상·사진·글로 담아내는 15년차 사진작가다. 

한용환(42)은 2012년 제주에 온 뒤 제주의 다양한 모습을 카메라 앵글에 담고 있다. 

전현석(40)은 사진작가이자 라이트 페인팅 아티스트로 ‘제주에서 별밤사진관’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신동아 2020년 6월호

김건희 기자 kkh479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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