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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워지기 전 맛봐야 하는 ‘완두’ 요리

[김민경 ‘맛’ 이야기]

  •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무더워지기 전 맛봐야 하는 ‘완두’ 요리

완두콩은 꼬투리째 삶거나 찌는 게 좋다. [gettyimage]

완두콩은 꼬투리째 삶거나 찌는 게 좋다. [gettyimage]

콩은 우리 식탁에서 도무지 빼놓을 수 없는 재료다. 된장과 간장의 중요한 재료고, 두부도 되고, 비지도 되며, 콩국수도 된다. 이처럼 동그란 모습을 버리고 다양한 식재료로 변신하는 콩은 대부분 대두, 백태(메주콩)다. 가끔 검은콩이나 흰콩도 사용하지만 소량일 뿐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1년 내내 콩과 콩 음식을 가까이하고 살지라도 지금은 잠깐 다른 콩에 눈을 돌려보면 좋겠다. 나뭇잎이 부드러운 연두색으로 물드는 이때 밭에도 예쁜 연두가 조롱조롱, 대롱대롱 영근다.

꼬투리 두께 얇아야 ‘합격’

봄의 콩은 뭐니 뭐니 해도 완두다. 완두는 흔한 작물인 듯 보여도 봄의 생생한 완두는 지금 이맘때 맛보는 게 좋다. 여름까지 완두가 수확되기는 하는데, 날이 더워질수록 콩에 녹말 성분이 많아진다. 이 말은 봄 완두는 달콤하고, 아삭하며, 산뜻한 맛이 나고 여름 완두는 구수하고 녹진한 여느 콩들과 비슷한 맛으로 변한다는 말이다.

완두는 꼬투리에 들어 있는 걸 구해 먹어야 생생한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다. 다만, 꼬투리 자체가 연두색으로 싱싱해 보이는 것은 오히려 콩이 덜 영글었을 수 있다는 걸 기억하고 고르자. 색이 조금 노르스름하더라도 만져봤을 때 꼬투리 두께가 얇고, 대신 콩의 볼록함이 느껴지면 합격이다. 꼬투리 끄트머리가 너무 바싹 마른 것은 수확한 지 오래된 것일 확률이 높으니 피한다.

완두콩의 조리는 말할 것 없이 간편하다. 끓는 물에 소금을 조금 넣고 꼬투리째 넣어 콩이 완전히 익도록 삶아 내면 된다. 삶은 콩은 건져서 바로 찬물에 헹궈 식혀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나는 삶기보다는 찌는 방법을 좋아한다. 푹 찌면 콩알은 쭈글쭈글 다소 못생겨지나 달고 고소한 맛이 더 짙게 느껴진다. 삶은 콩은 꼬투리에서 꺼내 알알이 털어먹기만 해도 맛있고 재미있지만 이왕이면 완두로 요리라는 걸 해보면 어떨까 싶다.

완두콩으로 만든 수프. [gettyimage]

완두콩으로 만든 수프. [gettyimage]

완두를 가지고 감자나 브로콜리처럼 고소하게 수프를 끓여 먹을 수도 있다. 완두 수프를 만들 때는 감자나 브로콜리처럼 따로 볶고, 따로 갈지 않아도 된다. 프라이팬에 오일을 두르고 채 썬 양파를 달달 볶은 다음 완두를 듬뿍 넣고, 생크림과 우유를 부어 넘치지 않게 잘 끓인다. 콩이 부드럽게 익으면 곱게 갈아 한소끔 더 끓이면 소금이나 가염버터를 더해 간을 맞추고, 좋아하는 치즈를 잘게 썰어 올려 녹여 먹어도 좋다.



수프, 볶음, 샐러드 더욱 먹음직스럽게

완두콩을 토핑으로 활용한 샐러드. [gettyimage]

완두콩을 토핑으로 활용한 샐러드. [gettyimage]

햇감자와 함께 완두를 볶으면 꽤 맛좋은 샐러드가 된다. 한입 크기로 썬 감자를 물에 삶아 익혀 둔다. 프라이팬을 달궈 잘게 썬 양파와 베이컨을 넣고 맛좋은 냄새가 나도록 약한 불에서 골고루 볶는다. 완두와 감자를 넣고 완두가 익도록 볶은 다음 소금, 후추로 간을 맞추면 된다. 완두가 익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으면 물을 한두 큰술 넣어 시간을 벌어준다. 여기에 치즈를 올려 녹여도 맛있고, 달걀 프라이를 곁들여 먹어도 좋다. 마지막에 버터 한 숟가락 넣으면 훨씬 풍미가 좋아진다. 이 볶음은 따뜻할 때 먹으면 끼니로 쓸모 있고, 차게 두었다가 구운 빵 등에 두툼하게 얹어 먹어도 맛있다. 이 요리에서 감자를 빼고 완두, 베이컨, 양파를 넉넉히 준비해 골고루 볶은 다음 생크림을 부어 끓이면 크림 파스타 소스로 활용할 수 있다. 먹을 때는 잘 삶은 파스타를 넣어 골고루 볶아 소금 간을 다시 하고, 후추를 듬뿍 뿌려 먹으면 된다.

완두만 가지고도 산뜻하고 맛좋은 토핑을 만들 수 있다. 삶아 익힌 완두에 좋아하는 허브를 다져 넣고, 레몬즙,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을 넣어 맛을 낸다. 허브가 없다면 부추나 쪽파, 명이, 곱게 다진 마늘이나 양파처럼 알싸한 재료를 작게 썰어 넣어도 맛있다. 재료를 잘 섞어 잠시 두면 콩에 맛이 더 잘 밴다. 맛이 골고루 들면 빵, 달걀 요리, 고기요리에 곁들이고, 샐러드 토핑 등으로 두루 써먹을 수 있다.



신동아 2022년 6월호

김민경 푸드칼럼니스트 mingaem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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