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호

네이버 성장세 꺾였다고? 웹툰으로 위드코로나 타개한다

  • 이대호 이데일리 기자 ldhdd@edaily.co.kr

    입력2022-05-31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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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세 이어오다 올해 1분기 시장 전망치 하회

    • 덩치 키웠지만… ‘비대면 수혜’ 줄면서 주가 약세

    • “광고 추세 좋아”… 2분기 성장성 확인되나

    • 웹툰·커머스 글로벌 겨냥… 프랑스·일본서 승부수

    네이버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웹툰을 내세우고 서구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웹툰의 대표작들. [홈페이지 캡쳐]

    네이버는 핵심 성장동력으로 웹툰을 내세우고 서구권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네이버웹툰의 대표작들. [홈페이지 캡쳐]

    국내 정보기술(IT) 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 주가가 연일 약세다. 4월 27일엔 장중 27만7000원까지 내려가면서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증권가 예상에 못 미친 1분기 실적 발표에 뒤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영향까지 미쳤다. 이는 네이버를 비롯한 대형 성장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 플랫폼 규제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IT 홀대론’이 불거지고, 대통령실 구성에서도 “IT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상승분을 반납한 것도 일부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1분기 영업이익, ‘어닝 쇼크’란 반응도

    당초 증권가는 올해 1분기 네이버 영업이익으로 전 분기 대비 소폭 꺾인 3300억~3400억 원대를 전망했다. 그러나 4월 22일 잠정 실적 뚜껑을 열고 보니 3018억 원이었다. ‘어닝 쇼크’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렇다고 이를 경영 실기로 볼 정도는 아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는 여전하기 때문. 2022년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실적 집계에서 매출(영업수익) 1조8425억 원, 영업이익 3018억 원을 기록해 각각 23.1%, 4.5% 증가했다. 물론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3%, 14.1% 줄어 감소세를 나타냈다.

    증권가는 1분기 실적 발표를 접하고 위드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 입장을 견지했다. 핵심 사업의 성장 둔화와 신사업 투자가 지속되면서 영업이익 성장세가 더딜 것으로 본 것이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한화투자증권은 네이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각각 41만 원, 42만 원, 45만 원으로 내려 잡았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를 기점으로 주요 사업부의 성장률 하락 추세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비용 통제를 통한 마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은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실적 성장성이 제한될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 2차 영상화 사업과 메타버스 등 신규사업 성과가 관전 포인트”라고 예상했다. 이 같은 관측이라면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네이버의 실적 숨 고르기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네이버는 견해를 달리했다.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고성장세를 이어온 기저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성과형 광고가 상당히 좋은 성장을 보여서 기저효과가 분명히 있었고, 시장 평균을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해 1분기가 둔화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네이버의 성장성이 확인될 시에는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네이버 경영진의 입장을 반영한다면 이르면 2분기다. 광고 상품을 앞세운 개선된 실적 지표를 꺼내 보일 수 있다. 증권가는 성장성 확인 시기를 하반기로 늦춰 잡았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네이버를 사들이고 있다. 20만 원대로 내려온 네이버 주가를 저점 매수 기회로 보는 모양새다. 네이버가 올해 1월 3일부터 4월 29일까지 개인투자자 순매수 2위 종목에 올랐다.

    네이버를 포함한 대다수 정보기술(ICT) 및 콘텐츠 기업이 팬데믹 기간에 성장세를 보였다. 비대면 기술 개발과 서비스에 익숙한 업종인 까닭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엔데믹(대유행 뒤 풍토병화) 전환 이후다.

    2021년 1분기부터 살펴본 네이버 분기별 매출(영업이익) 지표는 1조4991억 원(2888억 원), 1조6635억 원(3346억 원), 1조7273억 원(3498억 원), 1조9277억 원(3512억 원)으로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네이버는 성장세를 이어오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못 미친 것에 대해 △대통령선거 등 거시적 리스크로 광고주들이 마케팅 예산을 줄이는 경향이 있었고, △네이버페이 리워드(보상) 포인트의 집행 △웹툰, 엔터테인먼트 기업 등과 협업 등 전략적 마케팅 비용 증가 △올림픽 중계권과 음원 비용의 뒤늦은 정산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남선 CFO는 “1분기 광고시장 구조를 관찰해 보면 네이버 유입 트래픽과 클릭 수, 노출의 감소 효과라기보다 작년 4분기가 굉장히 좋아서 그때보다 떨어진 영향이 컸던 것”이라고 기저효과를 짚었다.

    핵심 성장 동력으로 웹툰 내세워

    최수연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4월 13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에서 ‘네이버 밋업(NAVER Meetup)’ 행사를 열었다. 이날 최 대표는 “5년 내 글로벌 이용자 10억 명 만드는 것이 꿈이자 미션”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최수연 네이버 대표(오른쪽)와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4월 13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에서 ‘네이버 밋업(NAVER Meetup)’ 행사를 열었다. 이날 최 대표는 “5년 내 글로벌 이용자 10억 명 만드는 것이 꿈이자 미션”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1분기 광고가 포함된 네이버 서치플랫폼 매출은 8432억 원이다. 같은 기간 커머스 4161억 원, 핀테크 2952억 원, 콘텐츠 2333억 원, 클라우드 1072억 원 등 다른 사업 부문별 매출과 비교하면 최대 비중이다. 작년 4분기 서치플랫폼 매출 8869억 원의 뒤를 잇는 역대 두 번째 실적이기도 하다.

    김 CFO는 “4월 들어 몇 주간 지표를 보면 광고 효율이 오르는 추세”라며 “1분기는 대선과 거시적인 리스크로 여러 광고주가 마케팅 특정 섹터를 불문하고 줄여온 경향을 확실히 목격했다”고 전했다.

    네이버 설명대로라면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엔데믹 여파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단기적으론 주력 매출원인 서치플랫폼 광고 사업의 호조세가 비대면 수혜 업종의 일상 회복 충격을 상쇄할지가 관심사다. 더불어 올해 본격화할 웹툰의 서구권 진출과 빠르게 성장 중인 커머스 사업의 수익 가시화가 관건으로 꼽힌다.

    네이버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웹툰’을 핵심 성장 동력으로 내세웠다. 증권 연구원들의 질문도 웹툰에 쏠렸다. 네이버는 올해 국내와 일본을 넘어 세계 무대를 본격 겨냥한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브랜드는 ‘라인 망가’와 ‘웹툰’이다. 회사가 5년 내 목표한 ‘글로벌 사용자 10억 명 확보’는 웹툰 성장세가 뒷받침한 수치로 볼 수 있다.

    최근 일본 ‘라인 망가’ 작품이 현지 최대 규모 만화 행사인 ‘2022 애니메재팬’에서 ‘애니메이션화를 원하는 만화’ 1위와 3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작품명은 각각 ‘선배는 남자아이’와 ‘니토와 타즈카의 일상’이다. 네이버웹툰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지점이다. 네이버는 단행본 위주의 출판 만화 강국인 일본에서 새 시장을 열었다. 현지에서 카카오 웹툰 픽코마와도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국외 성공 요인으로 ‘창작자 생태계 구축’을 꼽았다. 한국에서 아마추어 작가의 등용문으로 통하는 ‘도전만화’ 시스템을 일본에서 ‘인디즈(indies)’로, 서구권에서는 ‘캔버스(CANVAS)’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독자 반응에 따라 프로 작가 등단 기회가 주어지는 획기적 모델을 정착시켰다. 네이버는 일본 만화 작가 지망생들을 웹툰으로 끌어들여 유망 지식재산(IP)을 확보해 2차 영상 제작에도 투자한다. 이를 북미 등 세계 각국으로 유통시켜 콘텐츠 매출의 퀀텀점프(대도약) 기회를 노린다.

    한국형 커머스, 일본 안착 노린다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과 함께 프랑스에 유럽 총괄 법인 ‘웹툰 EU(가칭)’를 신설해 선두 플랫폼 굳히기에 나설 예정이다. [앱스토어 캡처]

    네이버웹툰은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과 함께 프랑스에 유럽 총괄 법인 ‘웹툰 EU(가칭)’를 신설해 선두 플랫폼 굳히기에 나설 예정이다. [앱스토어 캡처]

    김신배 네이버웹툰 일본사업총괄 리더는 “일본에서 만화는 산업이기 이전에 문화로 자리 잡은 덕분에 실력 있는 만화가 지망생 풀이 매우 두텁다”며 “한국처럼 일본에서 웹툰 작가 생태계가 잘 구축된다면 다양한 장르와 스케일, 방대한 세계관을 담은 오리지널 작품들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미에서도 네이버웹툰의 인기가 뜨겁다. 4월 기준 월사용자(MAU) 수가 1400만 명을 돌파했다. 사용자 70% 이상이 Z세대(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다.

    영어권 네이버웹툰의 인기작 중 하나는 ‘로어 올림푸스(Lore Olympus)’다. 그리스 신화를 각색한 작품으로 작가는 뉴질랜드인이다. 이 웹툰은 2021년 ‘만화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미국 하비상에서 최고의 디지털도서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북미에서도 웹툰이 대세로 자리매김했다고 볼만한 사례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상반기 내 프랑스에 유럽 총괄 법인 ‘웹툰 EU(가칭)’를 신설해 선두 플랫폼 굳히기에 나설 예정이다. 2020년 334억 원을 투자해 네이버웹툰이 최대주주로 올라선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과 함께 시장 공략에 나선다. 유럽 총괄 법인이 신설되면 네이버웹툰은 북미 본사를 중심으로 한국, 일본, 유럽까지 주요 시장에 모두 사업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올해 네이버웹툰은 프랑스어 플랫폼에 200여 개, 독일어 플랫폼에 100여 개 작품을 추가할 계획이다. 현지 작가 작품 외에도 검증된 한국 인기 웹툰과 미국과 일본 등 타 글로벌 서비스 지역에서 인기를 얻은 작품들을 추가해 장르 다양성도 넓힌다. 7월엔 프랑스에서 세 번째 웹툰 공모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네이버가 웹툰과 함께 성장에 기대를 거는 부문이 ‘커머스’다. 3월 선임된 최수연 신임 대표가 처음 참가한 실적 발표 전화회의에서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는 검색 이용자의 유입을 스마트스토어로 연결해 상승효과를 일으키는 것에 자신감을 보였다.

    올해 1분기 집계한 주요 커머스 지표로는 △‘크림’ 등 개인 거래(C2C) 플랫폼을 합친 스마트스토어 분기 거래액 6조6000억 원(전년비 22.4%↑) △크림 분기 거래액 3700억 원(전년비 194%↑) △1분기에 150개 브랜드가 합류해 총 771개로 늘어난 브랜드스토어(전년비 81%↑) △멤버십 누적 가입자 수 700만 명 돌파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40%가 멤버십 이용자 통해 발생 △네이버페이 1분기 결제액 11조2000억 원(전년비 34%↑) △네이버페이 확산으로 외부 결제액 4조 원 돌파(전년비 64%↑) 등이다.

    이처럼 네이버는 커머스 생태계를 구성하는 지표 현황을 차례대로 짚었다. 최 대표는 “네이버 커머스 플랫폼이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이익 창출력”이라며 “멤버십과 페이 등이 지급하는 마케팅 포인트가 구매자들의 재구매를 유도하고 있고, 다시 네이버 검색, 커머스, 페이, 콘텐츠 등 생태계 내에서 포인트가 순환되는 확장 구조와 충성도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네이버 전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 대표는 “향후 멤버십 혜택을 최적화하고 포인트 마케팅 성과를 향상함으로써 커머스 사업의 이익을 궁극적으로 기존의 검색 사업 수준으로 만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다”며 커머스의 수익화를 강조했다.

    올해 주목할 부분은 일본 내 커머스 시장 안착이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합작사인 Z홀딩스를 통해 일본 국민 메신저로 통하는 라인과 현지 최대 검색 포털인 야후 간 협업을 강화한다. 두 플랫폼이 확보한 이용자와 사업자를 활용해 마케팅과 영업을 진행하고 국내와 마찬가지로 검색, 커머스, 결제로 이어지는 흐름을 강화해 갈 방침이다. 연내 네이버와 야후가 공동 개발 중인 쇼핑 검색을 야후에도 적용한다. 쇼핑 검색 광고를 통한 수익 가시화도 동시 추진한다.
    최 대표는 “일본의 커머스 시장은 규모 측면에서는 한국의 3배, 침투율은 3분의 1로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며 “장기적으로 국내를 능가하는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용 효율화’로 단기 마진 개선도

    네이버는 올해 일본 내 커머스 시장 안착을 목표로 현지 최대 검색 포털 야후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뉴시스]

    네이버는 올해 일본 내 커머스 시장 안착을 목표로 현지 최대 검색 포털 야후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에 위치한 네이버 본사. [뉴시스]

    올해 네이버는 ‘비용 효율화’에도 방점을 둔다. 성장성 확인 시기를 앞당기기 위한 움직임이다. 회사가 웹툰과 커머스 쌍끌이 전략으로 성장세를 자신했지만, 당장 수익으로 연결하기가 쉽지 않다.

    김남선 네이버 CFO는 “올해부터는 마케팅이나 인건비와 같은 비용 부분에도 효율화에 집중할 예정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며 “영업 마진은 대부분 인건비와 인프라 관련 고정비에 마케팅비와 같은 전략적 비용인데, 인건비를 예년 수준으로 통제하기 시작하면 올해 영업 마진은 1분기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네이버는 코로나19가 확산할 동안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와 업무 누수를 막고자 공격적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김 CFO는 “2020년과 2021년 사이에 훌륭한 인재 확보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공격적 채용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인원수가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며 “올해부터는 신규 사업 등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 채용 정책 유지의 필요성 등을 좀 더 면밀히 살핀다”고 알렸다. 덧붙여 “코로나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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