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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은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이재명을 잊어야 한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집권여당은 살려고 발버둥 치는 이재명을 잊어야 한다”

  • ● 42표 의미? 의원들 마음속 불편함 표출된 것
    ● 대통령-국민의힘 깊은 신뢰 갖고 있지 못해
    ● 대선 때 누적된 이준석-윤핵관 갈등, 파국으로 치달아
    ● 尹心? 대통령은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다
    ● 尹은 현장 가장 많이 찾는 대통령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지호영 기자]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지호영 기자]

9월 19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서 재선 이용호 의원은 103명 의원 중 42명에게 표를 얻으며 만만치 않은 당내 지지세를 과시했다. 21대 총선 때 전북 남원시임실군순창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한 그는 지난해 12월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영입한 ‘국민의힘 소속 유일 호남 지역구 의원’이다. 이 의원을 10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때 42명 의원으로부터 표를 받았다. 그 의미가 뭐라고 보나

“집권당 국민의힘이 대통령실과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 국민에게 우리당이 어떻게 비치고 있느냐, 두 측면에서 우리 당 소속 의원들 마음속에 내재된 불편함이 표출됐다고 본다. 국민 다수는 우리 당이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굉장히 불편해하신다. 그런 상황에서 돌려막기 인사, 그것도 대통령 뜻을 팔아 시도하려는 것에 대해 의원들 마음속에 쌓여 있던 불편함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다. 한편으로는 수도권 의원 사이에 싹트고 있는 내후년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표출된 점도 있다.”

어떤 마음으로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했나.

“처음에는 ‘내가 나서는 게 우리 당에 자극이 될까’ ‘괜히 나섰다가 우스갯거리만 되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 그래서 출마 결심 전에 여러 의원과 상의했다. 타진해 보니 ‘당의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명분을 갖고 나서면 적어도 희화화되지는 않겠구나, 자극제 구실은 하겠구나 하는 판단이 섰다.”

수도권 의원 사이에 싹트는 총선 위기감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계기가 윤 대통령의 당선을 돕기 위한 것이었는데,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오히려 ‘윤심’이 다른 곳에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런 점도 예민하게 살펴봤다. 나는 대통령이 영입한 호남 유일 지역구 의원이다. 만약 친윤이 있다면 내가 원조다. 그런데도 일부 윤핵관 인사는 ‘윤심이 주호영 대표에게 있다’고 했다.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과 내가 부딪치는 게 맞나 고민이 됐다. 무엇보다 대통령께서 어떻게 생각할지가 고민이었다. 만약 윤심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윤심이 없는데도 그 사람들이 있다고 팔고 있는 것이라면 대통령은 어떻게 생각할까. 그런 부분을 굉장히 많이 고민했다.”

윤심을 확인하기 위해 대통령에게 직접 연락을 취했나.

“대통령 의중을 알만한 분과 상의했다. 그 결과 ‘마케팅’이라고 결론 내렸다.”



대통령 뜻과 상관없이 윤심을 판다?

“확인해 보니 ‘윤심이 아니다’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 평소 대통령 어법은 ‘하지 말라’고 딱 잘라 거절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누군가 ‘이번에는 이렇게 하는 게 좋겠습니다’라고 얘기하면 ‘그래요’라고 한마디하는 분이다. ‘그래요’라는 대통령 한마디를 ‘윤심이 누구에게 있다’는 식으로 확대해 해석하고 마케팅한 것일 수 있다고 봤다. 내가 간접 확인한 대통령 뜻은 ‘의원들 투표에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국민 신뢰 회복이 대통령 돕는 길

원내대표 경선 출마의 뜻을 대통령에게 미리 밝혔나

“그런 문제로 대통령께 연락하는 것은 부담을 드리는 일이다. 집권당 원내대표가 되겠다는 판단은 스스로 결단할 문제다.”

왜 원내대표가 되려 했나.

“우리 당을 활력 있게 만들어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대통령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예전 얼굴을 다시 내세워 박수치고 끝내는 것은 국민과 더 멀어지는 길이다. 우리 당에도 좋지 않고,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선 직후부터 얼마 전까지 이른바 ‘이준석 사태’로 당이 내홍을 앓았다.

“어떤 치밀한 시나리오가 있어 그리 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왜 그렇게 보나.

“윤석열 정부가 정국을 이끄는 모습을 보면 누군가 전략적 마인드를 갖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컨트롤타워 기능이 없다고 할 수 있다. 선거는 함께 치렀지만 그 과정에 갈등도 있었고, 오랫동안 정치를 함께 해온 게 아니기 때문에 대통령과 당이 마음으로 연결된 깊은 신뢰를 갖고 있지 못한 상태다.”

대통령과 당이 원팀이 되지 못했다? 화학적 결합이 안 됐다는 건가.

“당위적으로는 화학적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로 그렇게 작동하느냐의 문제다. 누군가 고도의 전략적 마인드를 갖고 역할 분담을 하고 교통정리를 하는 컨트롤타워 구실을 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이 안 보인다. 한마디로 정무 기능이 부족하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이 처음 출발할 때 당과 대통령을 잇는 가교 역할을 잘해낼 정무 능력을 갖춘 인적 구성이 됐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아쉽게도 대통령비서실장은 정책 전문가로 그런(정무) 쪽 경험이 거의 없는 분이다. 당과 아무런 연결고리가 없다. 정무수석도 그 역할과 기능을 잘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만약 이준석 대표 문제를 어떤 고도의 시나리오를 갖고 추진했다면 이렇게까지는 안 갔을 것이다.”

이준석 대표 징계 문제는 어떻게 보나.

“대선 때부터 이른바 윤핵관과 이준석 대표 사이에 앙금이 있었다. ‘성 비위 문제를 계기로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은데, 나이스하게 처리하지 못했다. 이준석 대표 논란은 대선 승리에 대한 평가가 서로 다른 것에서 비롯된 점이 있다. 이른바 윤핵관이라는 분들은 ‘이준석 대표 덕에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이준석 대표 없었으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입당 때부터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대선 과정에 갈등이 누적된 결과가 파국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DJ, TK 출신 김중권 비서실장 발탁

법원의 가처분 기각으로 이준석 사태는 일단락된 모습이다. 새 지도부 선출 문제가 남았는데, 전당대회에 출마하나.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아직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지 못했다. 기본적인 생각은 당과 대통령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당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더는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 이번 전당대회를 국민의 지지를 회복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 때 의원들에게 “나는 윤석열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가 실패하면 돌아갈 곳이 없다. 당에 활력을 불어넣어 우리 당이 다시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걸고 일하겠다”고 호소했고, 그의 진정성 있는 호소에 다수 의원이 그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이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나.

“중도적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얻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자꾸 민주당을 의식하고 이재명을 상대하는 정치를 하려 한다. 이재명은 본인이 살기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 대선 연장선상에서 팬덤 정치를 한다. 그런 사람을 의식하면 대통령을 배출한 집권여당이 해야 할 민생 정치에서 멀어진다. 이재명을 의식하니 자꾸 말싸움으로 흐른다. 이재명이 살려고 발버둥 치는 편가르기 정치에 집권당이 맞장구쳐 줄 이유가 없다. 국민의힘은 집권당이다. 당분간 민주당과 이재명은 잊고, 국민에게 지금 필요한 게 뭔지 살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민생을 입으로만 외칠 게 아니라 집권당으로서 실제 민생에 도움이 될 정책이 무엇인지 찾아서 정부를 통해 집행하도록 해야 한다. 미세한 차이 같지만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하느냐 그러지 않느냐가 굉장히 큰 결과를 만들어낸다.”

민생 중심 정치를 하려면 일하는 사람부터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지나치게 보수적이거나 그동안 해왔던 인물이 아닌 새로운 사람이 이끌었으면 좋겠다. 새 인물은 그 자체가 보여주는 상징성이 굉장히 크다.”

이 의원은 호남 출신 김대중 대통령이 TK(대구경북) 출신 김중권 비서실장을 임명한 것을 예로 들었다.

“김중권 비서실장 발탁은 굉장히 상징적인 일이었다. 호남 출신 대통령과 TK 출신 비서실장이 호흡을 맞추면서 실제 국정에도 긍정적 효과가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을 보좌하는 대통령실에도 그 같은 파격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우리 당 문제를 보더라도 내후년 총선을 잘 치러내려면 중도적, 참신한 인물이 당을 이끌도록 해야 한다. 국민이 볼 때 신선한 인물을 내세우지 않으면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렵다. 하던 대로 해서는 내후년 수도권 총선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인수위원으로 활동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5개월 동안 인수위에서 준비한 국정 과제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보나.

“그다지 눈에 보이는 게 별로 없다. 인수위 때 제대로 못해 아쉬운 게 정부 조직 개편이다. ‘여소야대인데 되겠느냐’며 스스로 한계를 그었던 게 아닌가 싶다. 청와대를 용산으로 이전하는 문제와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등 당장 벌어지는 현안에 매몰돼 큰 그림을 갖고 선정한 국정 어젠다를 국민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 새 정부가 지향하는 국정 비전과 국정 과제를 제시하고, 그 같은 비전을 실행할 조직개편안을 국민에게 선보이지 못한 게 아쉽다.”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필요

이 의원은 “경제안보 문제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 세계 각국은 자원과 에너지, 식량, 그리고 기후변화 이슈를 전략적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그 분야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다룰 경제안보 컨트롤타워 기능이 시급하다. 미리 준비해 대응해야 할 중요한 이슈들인데, 지금까지는 문제가 발생하면 사후약방문식으로 대응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 의원은 “역량과 경험, 지혜를 가진 분들이 대통령 곁에서 국정의 컨트롤타워 구실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지율이 떨어진 지금이 면모를 일신해 새 출발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대통령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해 그 같은 말을 전해야 하는 것 아닌가.

“나는 이미 대선 때, 그리고 인수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대통령께 전하고 싶은 내용을 충분히 말씀드렸다. 지금은 다른 분들이 충언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안다. 대통령께서 여러 의견을 듣고 숙고하는 것으로 안다.”

이 의원은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복합적 요인 때문”이라며 “대통령 한 사람의 잘못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현장을 가장 많이 찾는 대통령이다. 고생하며 열심히 뛰는 것에 비해 국민으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 취임 반년이 다 돼가는 현 시점에 해야 할 일이 있다. 스태프와 내각이 그동안 대통령을 제대로 보좌했는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는 일이다. 지금까지 겪은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신동아 11월호 표지.

신동아 11월호 표지.



신동아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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