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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반기문 大검증

‘반기문 X파일’ 봉인해제 임박?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이혜민 기자 | behappy@donga.com

‘반기문 X파일’ 봉인해제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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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潘 아들, SKT 뉴욕사무소 특채 논란
  • ● 양재동 대지 & 인천 임야 보유 경위는?
  • ● 故 성완종, “내가 사무총장 만들어줬다” 자랑
  • ● 청와대 보고서 “반기문은 미국에 굴종적”
  • ● 駐유엔 한국대사관과 반기문의 회동, 경비 내역
  • ● “국민들 정신 차려야” 망언…김선일 악몽 부활?
  • ● “언론사에 반기문 검증 정보 꽤 있다더라”
  • ● “다른 대선주자보다 약점 적어 검증공세 안 통할 것”
“내년 1월 1일이면 저도 한국 사람이 된다.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는 그때 가서 고민하겠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월 25일 관훈클럽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여러 언론은 그가 대선 출마 의사를 어느 정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김종필 전 총리는 반 총장을 독대한 뒤 “단단히 결심을 굳힌 것 같았다”고 느낌을 전했다. 이후 일부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은 지지율 1위에 올랐다.

정치권에선 “반기문이 대선에 출마하는 경우 ‘반기문 검증’이 핫이슈가 될 것”이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이상돈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반 총장에 대해 “검증을 견디기 어려울뿐더러 100% 패배한다”고 단언한다.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외교 외에 다른 분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남은 임기 동안 총장 업무에 전념하겠다고 하지만, 많은 이의 관심사인 만큼 ‘신동아’는 그가 검증받을 만한 사안이 무엇이고 그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기본적인 수준에서 다뤄봤다.  

유력 대선주자의 자질 중 특히 도덕성 부분에 대한 검증은 꽤 혹독하게 이뤄지는 편이다. 반기문은 이 관문을 넘어설 수 있을까. 이와 관련해, 정치인 중에서도 많은 사람은 “반기문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 인사 청문회를 거쳐 외교통상부 장관을 한 사람이므로 문제가 있었다면 이미 알려졌거나 장관 자리에 오르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청문회 안 거친 장관

그러나 이런 믿음은 잘못된 기억t에 바탕을 두고 있다. 2003년 1월부터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이 국회 인사 청문 대상에 포함됐다. 2년여 뒤인 2005년 7월부터 인사 청문회는 모든 국무위원(장관)에게로 확대됐다. 반기문 총장은 2004년 1월 16일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임명됐으니 인사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다.

그는 청와대 외교보좌관으로 일하다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 의해 임명되자마자 바로 외통부 장관실로 옮겨 장관 업무를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여권 인사 A씨는 “인사 청문회에서 고위공직 후보자의 개인 정보를 넘겨받아 꼼꼼히 조사하는데, 반 총장의 경우 이런 부분이 생략됐다. 유력 대선주자 검증은 개인 정보에 대한 강제조사권이 없으므로 오히려 인사 청문회보다 허술한 측면이 많다”고 설명했다.

도덕성 검증에선 병역과 재산 내역이 빠지지 않는다. 반 총장은 육군 병장(1965년 4월 22일~1967년 10월 7일)으로 군복무를 마친 것으로 돼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2006년 “학군장교(ROTC) 후보생이었으나 초급장교 임관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학군장교 후보생이었다가 장교 임관을 못하고 사병으로 복무하게 된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채용공고 안 내고 채용”

반 총장 아들(42)의 병역과 관련해, 한 중앙일간지의 김모 기자는 5월 29일 자사 오디오 팟캐스트에 출연해 “당장 들리는 얘기가, 아들이 군대를 안 갔다고 해요. 병역면제…그런 여러 문제가 들리는데 그런 문제에 부딪혔을 때 얼마나 견뎌낼지 저도 의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보도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반 총장은 2006년 “제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일 때 아들이 해병대에 다녀오겠다고 해서 보냈다”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처럼 키워라’라는 책(전영숙)은 2007년 이렇게 쓴다.

“그는 아들을 일부러 해병대에 보냈다. 당시 청와대 외교수석이던 그의 위치에서 조금만 힘을 쓰면 편한 보직으로 보낼 수 있었을 텐데, 그는 반대로 아들을 해병대에 보낸 것이다. 당시 훈련소 퇴소식에 잠깐 들렀다가 청와대 외교수석이 왔다는 소식에 부대에 한바탕 난리가 났다는 후문이다.”

취재 결과, 반 총장의 아들과 관련해선 병역보다는 취업에서 말이 나오고 있었다. 요즘 청년실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러 취업은 국민 정서에 민감하게 와 닿는 이슈다. 모 대기업의 고위 간부는 기자에게 “업계 요로에선 ‘SK텔레콤의 특별한 배려로 반 총장의 아들이 이 회사의 미국 뉴욕사무소 혹은 지사에서 근무한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SK텔레콤이 미래권력에 대한 보험 차원에서 발 빠르게 움직인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 간부는 “누군가가 이 의혹을 정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원래는 뉴욕사무소가 없고 서부에 미국법인이 따로 있는데도 SK텔레콤이 뉴욕사무소를 새로 만들었다고 하더라 △뉴욕사무소에 직원도 별로 없다고 하더라 △매출도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하더라 △이런 곳에 반 총장의 아들이 근무한다고 하더라 △반 총장의 아들은 공개채용이 아닌 방식으로 입사했다고 하더라 △덕분에 반 총장 부부와 아들 부부가 같은 도시(뉴욕)에서 함께 살게 됐다고 하더라는 내용이다.



“潘 매니저 경력 매력적”

SK텔레콤에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과 설명을 요청했다. SK텔레콤 측은 “반 총장의 아들이 SK텔레콤 뉴욕사무소로 입사해 매니저로 근무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사 과정에서 청탁 같은 것은 전혀 없었으며 아무 문제도 없다”고 했다. 다음은 SK텔레콤 측과의 일문일답.

▼ 반 총장의 아들을 위해 뉴욕사무소를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뉴욕사무소는 2010년 4월 만들어졌고 반 매니저는 2011년 1월 입사했다. 이 친구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하는 건 우리로선 납득할 수 없다. 뉴욕사무소에는 소장을 포함해 총 3명이 근무한다.”

▼ 뉴욕사무소에선 주로 어떤 일을 하나.

“ICT(정보통신기술) 분야는 전기차 등 트렌드가 자주 변한다. 사업에 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파악해야 하고 벤처캐피털 등의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해야 한다. IT 기업에선 M&A(인수·합병)도 빈번한데, 이런 기회도 발굴한다. 이런 사무소가 없으면 본사가 계속 출장을 가야 하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미국에 다른 사무소도 있나.

“미국에 별도 법인이 있다. SKTA(아메리카)라고 서부 실리콘밸리에 있다. 거기는 직원이 20~30명쯤 된다.”

▼ 직원이 3명밖에 안 돼 의혹을 받을 수도 있겠다.



“이런 사무소가 필요하다. 런던에도 이 정도 규모로 있었는데 없어졌다. 이런 사무소는 규모가 작아서 별도의 사업을 굴려서 하기 어렵다.”

▼ 반 매니저의 경력은.

“서울대 공대를 나왔고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MBA 과정을 거쳤다. 그 후 2008~2010년 카타르 도하뱅크에서 근무한 것으로 안다.”

▼ 반 매니저는 공개채용으로 입사했나.

“2011년 1월 우리가 필요해서, 사무소에서 필요한 역량에 맞다고 판단해서, 이분과 합이 맞아서 정규직으로 채용하게 됐다. 별도의 채용공고를 낸 것은 아니다. 인력이 소규모다 보니까. 현지 채용 방식으로 진행됐다. 반 매니저는 ICT와 금융 분야의 매력적인 경력을 갖췄다. 일을 굉장히 잘한다고 한다. 개인의 인권도 보호해줬으면 한다.”

SK텔레콤 측의 이러한 설명은 모두 사실일 수 있다. 다만, 미국 교민 사회에 따르면, 미국도 요즘 불경기라 미국 대학 MBA를 나온 한국인이 뉴욕에서 좋은 직장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SK텔레콤 뉴욕사무소 같은 아주 작은 조직이 채용공고를 내지 않고도 어떻게 카타르 도하뱅크 같은 곳에서 수년간 근무한 반 총장 아들의 이력, 역량, 입사 의사를 파악할 수 있었을까. 중간에 둘을 연결해준 매개자가 있지 않았을까. 이런 의문이 나올 수 있으므로 이 사안은 추가적인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차녀 재산 고지 거부

도덕성 검증과 관련해 재산 형성 내역도 빠지지 않는데, 반 총장은 청문회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그의 재산 정보의 대부분은 알 길이 없다. 이에 신동아는 정부 관보의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에 실린 그의 재산 정보만을 기초적으로 확인했다.

2006년 2월 28일자 관보에 따르면,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인 반 총장은 12억2000여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본인 명의로 서울 동작구 사당동 209㎡ 삼성래미안아파트(당시 3억1900만 원) 외에 서울 서초구 양재동 263㎡ 대지(당시 4억7300만 원)를 소유하고 있었다.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반 총장은 1987년 1월 양재동 땅을 사들여 현재도 보유 중이다. 이 땅은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듯 하다. 부인 명의로 인천 계양구 둑실동에 4462㎡의 임야(당시 8000만 원)도 있었다.

반 총장은 차녀의 재산은 고지를 거부했는데, 당시 행정부에서 부모 또는 자녀 재산 고지를 거부한 공직자는 6명이다. 차녀는 유니세프 직원으로 아프리카에서 근무해왔다.

반 총장의 1남2녀는 모두 해외에 거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녀는 미국 소재 아시아재단의 부장으로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반 총장의 며느리는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의사로 일하고, 차녀의 외국인 남편은 케냐에서 유엔인구기금(UNPFK) 책임자로 일한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반 총장의 세 아들·딸은 본인과 배우자 모두 해외에서 확고하게 터전을 잡아 사는 것 같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는 경우 본인만 오랜 해외생활 끝에 대통령 하러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고 자녀는 그대로 해외에 거주하는 것이어서 우리 국민이 이를 정서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세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줬다고 폭로한 뒤 자살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 반 총장이 실제로 어떤 관계였는지도 관심거리다.

성 전 회장은 죽기 직전 “내가 반기문하고 가까운 건 사실이고, 동생(반기상)이 우리 회사 있는 것도 사실이고, (반기문이) 우리 포럼(충청포럼) 창립멤버인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반 총장은 2015년 5월 19일 “제가 성완종 회장과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성 전 회장은 충청포럼을 중심으로 정치인·관료 인맥을 구축했는데, 충북 출신인 반 총장은 2005년 2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충청포럼 행사에서 특강을 했다.

 2006년 반 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 확정되자 10월 8일 그를 위해 가장 먼저 축하 모임을 롯데호텔에서 열어준 사람은 성 전 회장이었다. 반 총장은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거의 매번 성 전 회장과 충청포럼 인사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다.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는 2012년 10월 30일자에 ‘반기문 가족오찬’ 일정이 기록돼 있었다. 두 사람이 꽤 가까운 사이인 것으로 여겨질 수 있는 대목이다.

나아가 성 전 회장은 2006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내가 만들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다. 당시 유엔 사무총장 선거엔 스리랑카 출신 자얀타 다나팔라 전 유엔 군축담당 사무차장도 도전했다. 성 전 회장은 마힌다 라자팍세 스리랑카 대통령에게 “다나팔라는 당선이 어려우니 사퇴시키고 반기문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실제로 다나팔라는 중도에 그만뒀다. 성 전 회장은 경남기업을 통해 1978년부터 스리랑카 국토 개발에 참여하면서 스리랑카 대통령과 말이 통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전언이다.



“스리랑카 후보 주저앉혔다”

성완종과 특별한 관계가 아니라는 반기문의 말은 사실일까. 성완종은 반기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되는 데 구체적으로 기여한 것일까. 정치권 한 인사는 “성완종이 과장해 이야기한 것일 수도 있지만, 반 총장이 출마하면 쟁점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반 총장의 국가관, 세계관과 관련해, 진보진영은 그가 미국에 대해 저자세라고 의심한다. 반 총장은 2002년 용산 미군기지 이전 협상팀을 이끈 외교통상부 북미국장이었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이 그 해 11월 18일 작성한 ‘용산기지 이전 협상 평가결과 보고’ 문서는 “외교부 북미국은 미국에 대한 지나친 맹종적 자세와 현상유지적 속성으로 당당하고 합리적인 협상외교를 전개하지 못했다”고 썼다.

또한 “용산기지 이전은 미군의 군사정책에 따라 요구된 것이 명백함에도 협상팀은 이를 외면한 채 시종 소극적, 수동적, 굴종적 태도로 임한 것으로 보임”이라고도 했다. 

반 총장은 지나치게 신중하게 발언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런 그도 설화를 겪었다. 그는 2004년 6월 김선일 씨가 이슬람 무장 세력에게 납치 살해된 사건이 터졌을 때 외교부 장관 사퇴 압력을 강하게 받았다. 그러자 그는 “국민도 정신 차리고 스스로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공직자의 자세에서 벗어난 망언 수준의 발언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평소엔 온건하지만 위기 상황에선 평정심을 잃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AP통신이 자사 기자가 김씨 피랍 여부를 훨씬 전에 한국 외교부에 문의했다고 보도하자 외교부는 처음엔 이를 부인하다 뒤늦게 시인해 거짓말 논란에도 휩싸였다.

이런 사연 때문인지 반 총장은 “김선일 씨 피랍 사건 때 가장 어려웠다”고 말한다. 그가 대선에 출마하면, 악몽 같은 이 사건과 당시 그의 처신이 재론될 것으로 보인다.   


‘소소한 시비’ 이어질 듯

반 총장은 7차례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 그가 친박계 대선주자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파다하다. 정치권 한 인사는 “주(駐)유엔 한국대사관 측과 반 총장 측이 가까워도 너무 가까운 관계라고들 한다.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반 총장의 반대진영 국회의원들 중 일부는 대사관 측과 반 총장 측이 그동안 얼마나 접촉했는지, 이와 관련된 경비가 얼마나 나갔는지에 대해 꼼꼼히 알아보려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 총장이 참사관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과 관련된 미국 내 동향을 보고했다는 소식이 얼마 전 전해졌다. 이런 소소한 시빗거리도 끊이지 않을 것 같다.

가령 이런 것이다. 우리 헌법은 67조에서 대선 후보의 자격을 ‘선거일 기준으로 5년 이상 국내에서 거주한 국민’으로 제한하고 있다. 단, 공무로 외국에 파견된 기간은 국내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유엔 사무총장직 수행이 공무상 해외 파견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반 총장은 한국 내 모든 공무에서 사임한 뒤 총장이 됐기 때문이다. 일부 변호사는 “5년 이상 거주 조항에 위배되므로 반기문은 대선 출마 자격이 없다”고 말한다.

반 총장의 대선 출마가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과 관련해, 유엔 직원의 급여와 근무 조건을 감독하는 ‘국제공무원 업무 처리 기준’도 26항의 ‘퇴임 후 제한’에서 “국제기구 공무원은 유엔 조직에서 퇴임한 후 기밀 정보의 배부 또는 사용 등 역임한 직위와 그 기능으로 인한 부당한 이득을 취득해선 안 된다고”고 규정한다. ‘한국 대통령직은 유엔 사무총장 때 취득한 기밀 정보를 사용할 만한 위치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는 게 논란의 얼개다.

비박근혜계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4월 31일 차별금지법 반대 포럼에서 “유엔은 한국 정부에 (동성애자 차별금지법 제정을) 수차례 권고했다. 2011년, 2012년, 2013년, 2015년”이라면서 “이 기간 유엔 사무총장이 누군지 잘 알 것이다. 사무총장이 이 일을 제일 압박하고 있다”고 반 총장을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이 분이 지속적으로 정부에 압박을 가하고 공식 서한을 보내고, 이것(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내 조국 대한민국이 수치스럽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많은 국민은 동성애자 차별금지법에 별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기독교계로 국한해 보면 사정이 달라질 수 있다. 보수적 성향의 기독교계에선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분위기가 강한 편이다. 차별금지법을 적극적으로 밀어붙이는 반 총장의 성향은 기독교계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지도 모른다.



“흠집 날까 걱정”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안타까운 게, 반 총장은 한국에서 보인 대선 행보로 너무 빨리 검증 대상이 되고 말았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 분쟁을 중재하는 심판자로서 교황에 버금가는 도덕적 권위를 확보해야 하는데, 총장 잔여 임기 동안 여기에 흠집이 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의 자질과 관련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그의 조카는 경남기업 소유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의 매각을 주관하는 회사의 담당 임원으로 일하면서 위조된 카타르 투자청 명의의 인수의향서를 경남기업에 제시했다는 의심을 샀다.

이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언론사는 ‘중앙일보’ 계열 JTBC인데, 이 언론사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중앙일보 측이 반기문 검증 관련 정보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보도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측의 한 간부가 내게 ‘회사로 보고되는 고급 정보는 기자들은 열람이 안 되고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간부들만 볼 수 있다. 내가 쭉 보니 반기문 검증 관련 정보가 꽤 있었다. 반기문이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면 아마 보도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다른 중앙일보 측 인사도 ‘반기문 검증 자료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이야기했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2005년 2월 주미대사에 임명될 때 홍 회장은 대사를 거쳐 2006년 유엔 사무총장에 도전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도 홍 회장을 적극적으로 미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 해 7월 옛 안기부 X-파일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으로 홍 회장이 주미대사 사의를 밝힌 뒤 후임대사가 올 때까지 업무를 보는 가운데 이태식 외교부 차관이 후임 대사로 내정됐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이 이태식 대사 내정을 위해 큰 힘을 쓴 것으로 알려진다. 홍 회장이 대사직에서 물러나자마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도전설’이 보도됐다. 일각에선 정부 고위층 누군가가 ‘언론 플레이’를 한 것으로 본다. 

반 총장의 한 측근은 “반 총장은 공직에 있는 동안 철저하게 자기 관리를 해왔다. 사람이 완벽할 순 없겠지만 그는 다른 대선주자에 비해 흠결이나 약점이 훨씬 적다. 그가 대선에 출마하지 않을 가능성도 여전히 높지만, 만에 하나 출마하더라도 검증 공세는 안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열정, 책임감, 통찰력 탁월”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자질은 나라를 이끌 만한 열정, 책임감, 통찰력 같은 덕목인데 반 총장은 이 점에서 탁월하다. 혹자는 반 총장이 관료 출신이어서 권력의지가 없다고 말한다. 만약 그에게 권력의지가 없었다면 그는 한미 관계가 사상 최악이던 와중에 절대 유엔 사무총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반 총장이 외교만 해와서 대통령직에 맞지 않다고 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 유엔 사무총장은 외교, 정치, 군사, 안보, 경제, 환경, 교육, 의료, 빈곤, 여성, 문화 등 지구촌 70억 인간의 삶 거의 모든 영역에 다 관여한다. 반 총장은 이런 유엔 사무총장직을 10년 동안 수행했다. 이런 그를 두고 ‘외교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 그는 경제와 민생에 대해서도 국내 어느 정치인 못지않은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췄다.

외교에서 반 총장은 한국의 운명에 큰 영향을 주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 지도자들과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왔다. 예컨대 장관 시절부터 중국 지도자들과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동북공정을 되돌려놓는 등 할 일을 다 했다.”

여러 외신은 반 총장에 대해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 “존재감이 없는 사람”이라고 혹평한다. 이에 대해 외국 언론사의 서울지사에서 오래 근무한 한 언론인은 “외신 보도대로 반기문이 형편없는 총장이었다면 그는 처음 5년 총장 임기를 마친 뒤 연임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언론의 시각에서, 유엔 사무총장이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으면 그런 사무총장은 비난받아 마땅한 인물이다. 반기문은 중용을 좋아해 대놓고 어떤 상대를 비난하지 않는다. 그러니 존재감이 없다는 둥의 이야기를 듣는다. 전임 코피 아난과 비교하는데, 반기문에겐 코피 아난과 같은 지독한 비리 혐의는 없다. 언론이 아닌, 유엔 회원국 중 어떤 국가도 반기문을 비난하거나 성토하지 않는다.



해외 언론의 차별적 태도

일부 언론은 반기문의 영어 구사력을 문제 삼는데 이 역시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의 시각에서 그렇게 보는 것이다. 오히려 영어권 언론의 이런 차별적 태도가 더 문제다. 그는 영어로 자유롭게 의사소통하는 아주 드문 한국인 정치지도자임에 틀림없다.”

노무현 정부 시절의 청와대 보고서가 반기문에 대해 미국에 맹종적이라고 혹평한 것에 대해 여권의 한 인사는 “보고서를 작성한 주체가 오히려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일 수 있다. 노무현 정부도 어쨌든 반기문이 추진한 용산기지 이전에 흡족해했다”고 말했다.

한 언론은 6월 9일 반 총장의 ‘기름장어’ 별명에 대해 “장어는 그 자체로도 미끄러워 손으로 잡는 것이 불가능한데 거기에 기름마저 묻혀놓았으니 얼마나 미끄럽겠나. 반기문이 교묘한 처세술로 특별한 정체성 없이 여와 야를 넘나들며 출세지상주의자로 살아왔음을 뜻한다”고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기름장어=소통의 달인

반기문 총장의 기름장어 별명은 ‘서울신문’ 2003년 12월 31일자 기사가 최초의 원전(原典)에 해당한다. 이 기사는 청와대 수석·보좌관들의 별명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반기문의 기름장어 별명을 이렇게 설명한다.    

“반기문 외교보좌관은 ‘기름장어’다. 반 보좌관은 외교적 수사(修辭)의 달인이다. 브리핑 기회가 많지만 기자들의 유도 질문에 절대 넘어가지 않는다. 미끈거리는 장어가 기름까지 발랐으니 기자 질문을 빠져나가는 솜씨를 알 만하지 않은가.”

반기문 총장의 기름장어 별명은 원래는 좋은 뜻으로 붙여진 것인데 최근 들어 비난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으로 비친다. 이와 관련해 반기문을 잘 아는 한 인사는 “반 총장은 한국의 관료·정치인을 통털어 언론과 소통을 가장 잘해온 사람일 것”이라고 말한다.

반 총장은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 주례 기자회견을 이어왔는데, 이런 중요한 직책의 공직자가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기자를 찾는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라는 것이다.

이 인사는 “반기문은 한국 정치의 권위주의 문화를 완화시키는 정치인, 언론·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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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이혜민 기자 | behapp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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