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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직접민주주의 담은 제4정당 필요"

정의화 前 국회의장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직접민주주의 담은 제4정당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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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보면 골이 찡해서…”

▼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비록 1당이 됐지만,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선 여러 가지 비판적인 얘기가 있던데요.

“저는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기 전에 선거라곤 해본 적이 없어요. 왜 안 했겠습니까. 저를 반대하는 표가 많이 나오는 걸 보고 싶지 않았던 거죠. 국회의장 할 때도 제 딴엔 옳은 일을 한 것 같은데 댓글을 보면 제게 별의별 소리를 다 해요. 그래서 골이 찡해서 댓글을 안 보고 살려고 하죠. 사람은 참 자기중심으로 살아요. 그래서 개개인은 각양각색의 의견을 표출해요. 그러나 100만 명, 1000만 명에게 물어보면 묘하게 정답이 나와요. 그래서 민주주의는 여론과 투표를 통해서 나온 결과라는 거죠.”

▼ 문재인 전 대표가 대선주자 여론조사 1, 2위를 달리는 것에 무게를 두는 말씀 같네요.


“문재인은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와는 국회의원 되기 전부터 아는 사이죠. 부산에서 저는 병원 원장 하고 그 양반은 노무현하고 변호사 같이 했으니까. 나이는 저보다 어리지만 노무현 정부 시절 둘이서 밥을 먹은 적도 있고요.”

▼ 어떤 측면에서 괜찮은 사람이란 건가요.

“근본이 된 사람. 인성이나 품성이 좋고 사고가 합리적이고 무리하지 않아요. 제가 의장 하면서 양당 대표를 불러 조율을 많이 했잖아요. 선거구 조정이라든지 선거 연령 문제라든지. 이럴 때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는 당의 눈치를 봐서 결정을 잘 못해요. 결정해도 반격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문재인 당시 대표는 변호사 출신이어서 그런지 합리적으로 설명해요. 상당히 일리가 있어요. 김제동도 누구는 ‘노빠’라고 싫어하던데, 제가 김제동이 이야기하는 것 들어보니 다 괜찮은 소리만 해요. 저는 그런 건 아는 사람이에요.”  



▼ 김무성 전 대표 이야기를 잠깐 하셨는데, 총선 때의 직인 사태….

“제가 그것에 대해 말하는 건 웃기는 일이고요. 제가 총선 과정에서 김무성 대표한테 이렇게까지 말한 적이 있어요. ‘김 대표, 내가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할 때 대의원 25만 명 만들었어. 당신은 그 25만 명의 전당대회 투표를 통해 대표로 당선된 사람 아니냐. 또 이한구(당시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는 당신이 임명한 사람 아니냐. 이한구가 하는 소리를 들어보니 이게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런데 왜 그렇게 입을 닫고 있나.’ 제 말을 듣고 김 대표가 뭐라고 하긴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대표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안 한 게 문제가 되는 거죠. 의장은 의장으로서, 부장은 부장으로서, 급장은 급장으로서, 대표는 대표로서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해야 합니다.”



“디오게네스처럼 살다가…”

▼ 비록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패했지만, 김무성 전 대표는 여전히 대선주자든 뭐든 차기 대선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는 것 같은데요.

“제가 아직 만나지 못했는데, 본인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겠죠.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제일 잘 알고. 김 대표에게 제 지역구를 줬잖아요. 제가 준 건 아니지만 하여튼 뭐…. 그것(지역구 통합)도 사실 공정하진 않은 거예요. 제 자서전에 쓸 거예요. 김 대표는 이번 총선이 마지막 선거라고 했어요. 정치인은 남아일언중천금이라는 말을 정말 새겨야 해요.

손학규 전 고문은 정계 은퇴를 선언했죠. 그런데 은퇴한 분이 집에 있지 뭐하러 강진에 가 있나요. 그러니까 국민이 안 믿는 겁니다. 지금 그분은 정치하고 있는 거예요. 거기 앉아서 안테나 세워서 보고 있는 겁니다. 아니면 ‘내가 좀 부족해서 토굴에 들어가 공부 좀 하겠습니다’ 하고 강진에 가면 되는 건데 굳이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김무성 대표는 마지막 선거라고 했으니 마지막이라고 보는 거죠. 김 대표는 이번 6선 하는 동안에 마음을 비우고…. 대통령 해보겠다? 전체 그림을 볼 때 안 돼요.”

▼ 안 됩니까, 김무성 전 대표는.

“대통령 당선되기 어렵다고. 굉장히 확률적으로 낮다…. 당의 후보가 될 확률도 낮아졌고. 이번 총선 결과를 비롯해 여러 가지를 다 두고 볼 때 김무성 대표가 후보가 돼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거라 봐요. 그러면 그것은 하늘의 뜻입니다. 내가 늘 하늘의 뜻을 이야기하는데요, 거기에 맡겨놓고. 나중에 온 사람들이 와서 출마해달라고 하면 도리 없겠지만. 저는 디오게네스처럼 유유자적 살다가 훌륭한 분이 있으면 그 분을 돕겠어요. 김무성 대표도 그래야 한다고 봐요. 김 대표는 한평생 정치한 사람 아닙니까. 마지막 4년인데, 한평생 정치한 사람은 달라야죠. 그 마음속에 뭔가 욕심이 있으면 안 됩니다.”



“정진석에 연민의 정”

정 전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마지막 과정을 정권 재창출이라고 여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실제로 대선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한 평가는 특히 흥미로웠다.

▼ 정진석 원내대표가 요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만.

“정 원내대표도 나름대로 역량이 있어요. 언론인 출신이고 아버지가 정치인이고. 그런데 지난 4년의 공백이 있어요. 더욱이 한 뿌리에만 쭉 있었던 게 아니죠. 자민련에도 갔다가, 무소속도 했다가, 왔다갔다 했죠. 이런 점들로 인해 아마 영(令)을 세우는 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요. 용을 빼는 재주가 있는 사람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잘 해내기 어려워요. 정 원내대표는 공백기로 인해 감에 차이도 있고 어려운 상황이 아닐까 해요. 소위 연민의 정을 느끼죠.”

▼ 본인은 ‘낀박으로 불리는 건 나쁘지 않다’고 정당화하는데요.

“낀박이라는 표현은 그렇게 쓰는 게 아니죠. 끼였다는 것은, 안 좋은 것, 네거티브한 것이죠. 끼어 옴짝달싹 못 한단 말인데, 끼어 있으니 더 잘할 수 있다? 말이 앞뒤가 안 맞지. ‘내가 중간 위치에 있으니까 양쪽을 잘 중재해서 잘 끌고 갈 수 있다’라는 의미가 맞는데 이런 의미에 맞는 박은 무슨 박일까요?”  

정 전 의장은 기독교를 믿지만 선불교에 심취하고 포은 정몽주의 후손답게 유교윤리를 생활화한다고 한다. 그는 “선불교 사상을 담은 최인호의 책 ‘길 없는 길’에 빨려든 경험이 있다. 일독을 권하고 싶다. 또한 우리 정치가 지금 중병을 앓고 있는데, 여야 정치인이 율곡 선생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만 실천해도 많은 부분이 치유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장실을 ‘거대한 감옥’이라고 표현했다. 아마 ‘자연인 정의화’는 새누리당 의원 때나 국회의장 때보다 더 화제를 몰고 다닐 것 같다. 







신동아 2016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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