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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생애주기 맞춤투자 Set It, Forget It!

라이프사이클 펀드, 투자해볼까?

  • 김정훈 | 삼성자산운용 연금사업본부장 earl.kim@samsung.com

생애주기 맞춤투자 Set It, Forge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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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금융위, 재간접펀드 규제 완화로 펀드 투자 활성화
  • ● 자동 자산 배분…주목받는 타깃데이트펀드(TDF)
  • ● 2030세대, 지나친 안정적 투자 벗어나야
바야흐로 ‘100세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반퇴 시대’라는 별명과 함께다. 평균수명은 늘어가지만 은퇴는 평균적으로 50대에 찾아온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은퇴 후의 삶은 미궁 속에 있다.

따라서 노후까지의 안정적인 재산 증식은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 과제가 됐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이른바 ‘3층 연금’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제는 연금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는지가 장기 재테크의 대표 과제로 떠올랐다.

금융위원회가 5월 29일 발표한 ‘펀드상품 혁신 방안’도 저금리·고령화 등 시대 변화에 맞춰 펀드가 유용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연금 수익률을 높일 수 있도록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섰고, 금융사들 또한 노후 준비에 적합한 연금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펀드상품 혁신 방안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 중 하나는 ‘자산배분펀드 활성화를 위한 규제 개선’이다. 금융위는 수수료가 낮고 자산 배분이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펀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현실을 고려해 재간접펀드(Fund of Funds)에 대한 엄격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해당하는 라이프사이클 펀드와 자산배분형 펀드는 통상 재간접펀드로 운영되기에 이 같은 규제 완화는 이러한 펀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은퇴 시점만 정해놓으면…

라이프사이클 펀드와 자산배분형 펀드는 다른 투자 대상과 투자 전략을 가진 복수의 펀드에 자산을 분산해 투자하고, 자산의 배분 비율을 시점에 따라 조정하는 펀드를 말한다. 먼저 자산배분형 펀드는 투자자의 니즈 및 투자 전략에 따라 ‘투자자 주도’하에 주기적으로 자산 배분을 달리하는 펀드를 말한다. 이에 반해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생애주기에 따라 자동적으로 연금자산의 포트폴리오가 변동되는 상품으로,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라고도 한다.

TDF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투자자의 은퇴시점을 타깃 데이트(Target Date)로 상정하고 사전에 정한 생애주기에 맞춰 자동 자산 배분 프로그램(Glide Path)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펀드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방안에는 △디폴트 옵션 제도 도입 △재간접투자 규제의 특례 인정 및 투자자 보호규제 정비 등의 조치가 포함돼 있는데, 이들 조치는 TDF와 같은 형태의 연금 자산 운용을 더욱 활성화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디폴트 옵션이란 가입자가 자신의 연금 운용 방향을 설정하지 않더라도 사업자가 사전에 고객 성향에 따라 나눈 투자 적격 상품별로 연금이 자동적으로 운용되게 하는 제도다.

TDF는 1990년대 중반부터 미국 금융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성장한 것은 2000년대 들면서다. 정보통신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투자자산 분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데다 퇴직연금의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이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TDF가 결정적으로 성장한 계기는 2006년 도입된 미국의 연금자동가입제도(Autoenrollment)다. 당시 연금보호법은 기업이 직원의 동의 없이도 직원을 퇴직연금에 가입시킬 수 있고, 가입자가 구체적인 운용 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관련 규정에 적합한 자산운용상품으로 자동 운용되도록 개정됐다. 여기에 해당하는 주요 상품 중 하나가 TDF다.

TDF의 가장 큰 특징은 투자자의 생애주기에 맞게 자동 자산 배분 프로그램을 적용해 투자 편의성을 크게 증진시킨다는 점이다. 즉, 대다수 연금자산 투자자가 자산 배분에 대한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은퇴 시점만 정하면 신경 쓰지 않아도 펀드가 최적의 투자를 수행하도록 설정된다.

현재 30세인 투자자가 60세에 은퇴해 이후 30년간 생존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청년기에는 주식 비중을 70~80%까지 확대했다가, 은퇴 시점에 다다라서는 30% 수준으로, 은퇴 이후에는 10%대로 배분한다. 적극적 투자에서 보수적 투자로 자동 분산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펀드 내 자산 배분에서도 초기에는 성장주펀드 중심에서 배당주펀드 쪽으로, 채권도 고위험·고수익의 하이일드 비중을 점차 줄이고 글로벌 채권 중심으로 안전성을 고려해 투자하는 식이다.

앞서 말했듯 연금 투자자의 가장 큰 목표는 은퇴 이후까지 안정적으로 자산을 증식하는 것이다. 이 목적을 달성하려면 은퇴 전 소득으로 은퇴 후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에 대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착안해 TDF는 일반적인 주식이나 펀드, 채권 등 재테크 방법과 달리 기대수익과 변동성 외에도 투자자의 생애주기, 즉 인적 자산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가입 초기에 주식 비중을 높게 하는 이유는 가입자의 소득 구성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가입자의 퇴직 전 소득을 현재 보유한 금융자산과 미래에 벌어들일 근로소득의 총합이라고 봤을 때, 가입자 연령이 적을수록 이미 축적한 금융자산보다는 앞으로 축적할 근로소득의 가치가 크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즉, ‘잠정 자산’을 이미 보유한 젊은 시절부터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는 것은 지나치게 보수적일뿐더러 수익성을 배제한 투자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TDF는 가입자의 연령별로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의 투자 비중을 달리한다.

TDF의 자동 자산 배분은 ‘Set-It-Forget-It’, 즉 가입자가 한번 설계해놓고 신경 쓰지 않아도 사업자가 알아서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투자하는 개념이다. 반면 기존에 국내에서 라이프사이클 펀드라고 소개된 펀드들은 엄밀하게 정의하면 가입자 스스로 펀드를 선택하고 원하는 시점에 직접 교체하는 ‘Do-It-Yourself’ 형태다.

즉, ‘라이프사이클’이라기보다는 ‘라이프스타일’ 펀드에 가까우며 오히려 TDF가 ‘라이프사이클’에 더 충실하다고 할 수 있다. 기존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연령별로 주식·채권 비중을 ‘임의의 비율’에 맞춰 계단식으로 설계한다. 포트폴리오 구성의 변화가 곡선의 형태로 나타나는 TDF의 자산 배분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한편 국내 TDF 시장 규모는 75억 원으로 이제 막 시작 시점에 들어섰다. 반면 기존 라이프사이클 펀드는 개인연금 및 리테일 펀드 중심으로 약 7000억 원 수준이다.

국내에선 이제 출발선

기존 라이프사이클 펀드가 활성화하지 못한 이유는, 우선 그간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감독 규정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총 투자금액의 40%로 제한해왔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운영에서 투자자가 직접 적절한 시기에 자산 배분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투자 가능한 글로벌 자산 배분 상품이 부족해 국내 자산에 치우쳐야 하는 한계점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으로 앞으로 ‘라이프사이클’에 보다 충실한 TDF 상품이 많이 출시된다면 기존 라이프사이클 펀드의 한계를 극복하는 노후 대비 재산 증식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자산운용의 한국형 TDF◈ “한국인 취업·퇴직연령,   임금상승률 고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월 미국 캐피털그룹과 함께 한국형 TDF를 출시했다. 미국에서 TDF를 운용하는 캐피털그룹의 데이터베이스와 분석 노하우를 한국형으로 설계했다. 미국인과는 다른, 한국인의 취업 및 퇴직연령, 기대수명, 임금상승률 등으로 자동 자산 배분 프로그램을 고안한 것이다. 캐피털그룹은 미국에서 TDF를 900조 원 이상 판매한 경험이 있다.

한국형 TDF는 퇴직연금(DC형)과 개인연금 펀드로 나뉜다. 2020년부터 2045년까지 매 5년 단위 은퇴 시점인 2020, 2025, 2030, 2035, 2040, 2045 펀드 등 총 6개 펀드로 구성된다. 이 6개 TDF는 캐피털그룹이 운용하는 11개 펀드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 투자된다. 캐피털그룹은 미국, 유럽, 아시아, 이머징 시장의 주식 및 채권펀드 등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라인업을 갖췄다.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는 “인생 설계에서 재무 설계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 최근,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50%에 육박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실정”이라며 “국내에 지금까지는 없던 연금 솔루션 상품을 내놓아 국민의 노후 대비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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