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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영남 출신 차기 대통령 안 된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송국건 |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영남 출신 차기 대통령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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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삼세번이면 충분”
  • ● “반기문, 결심 단단히 굳혀…중부권 리더십 필요”
  • ● “대선 승리 위해 안철수와 연대 가능”
  • ● “야당의 무리수에 맞서 의회주의 지킬 것”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0월 10일 오전 단식을 끝내고 돌아온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를 와락 끌어안았다. 이 대표는 두 손으로 정 원내대표의 등을 꼭 감쌌다. 당 일각에선 이 장면을 ‘야당 독재에 맞서는 눈물의 브로맨스’라고 평한다.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 원내대표를 만났다.     

▼ 오늘도 이정현 대표와 포옹했네요(두 사람은 9월 28일에도 한동안 눈을 감고 서로 얼싸안았다.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대회에서다).

“인간적으로 친해요. 제가 못 가진 부분을 그분이 갖고 있어요. 이번에도 단식투쟁을 한다고 해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저도 동조 단식을 했고.”

▼ 그러나 몇몇 평론가는 최순실·우병우 의혹을 덮기 위한 단식일 것이라고 하는데요.

“이정현 대표가 쇼를 할 분이 아니거든요. 그야말로 진정성과 열의로 충만해 있죠.”



▼ 단식의 계기가 된 정세균 의장을 얼마 전 만났죠?

“만났는데, 서로 대화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어서요.”

▼ ‘정세균 방지법’은 그대로 진행할 건가요.  

“언론이 붙인 그 명칭은 바람직하지 않고요. 의장이 국회법 절차를 무시하고 장관 해임결의안을 본회의에 올렸어요. 이런 파동을 겪으면서 의장의 정치적 중립을 선언적으로라도 법에 명시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좀 회의적인 것 같고 그래요.”

여권 일부에선 정 원내대표에 대해 “국회의장, 거대 야당과의 투쟁 과정에서 진중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한다. 정 원내대표는 “의장과 야당의 무리수에 맞섰다. 의회주의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행동은 옳았다”고 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 여부는 많은 사람의 관심사다. 정 원내대표는 “반 총장에 대한 특혜는 없다”고 말해왔다. 그러나 ‘신동아’ 인터뷰에서 그는 같은 충청 출신인 반 총장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슈스케든, 복면가왕이든”

▼ (충청의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가 내년 대선과 관련해 정 원내대표께 ‘이를 악물고 해라. 혼신의 힘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는데요.

“단둘이 나눈 이야기를 어떻게 제3자들이 알고 이야기하는지…. 김 전 총리께서 말한 그대로를 제가 반 총장에게 전했어요.”

▼ JP의 마음이 반 총장에게 가 있는 건 맞죠?

“저는 그렇게 느꼈어요. 5월 반 총장이 귀국해 김 전 총리를 독대했죠. 두 분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제가 김 전 총리께 물어봤어요. ‘비밀 이야기라고 딱 자르셔서 더 궁금증을 유발하고 있다’고 하면서요. 김 전 총리는 ‘내가 볼 때 반 총장은 마음을, 결심을 굳혔어. 단단히 굳혔어’라고 하시더군요.”

▼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해 국민에게 보고한다고 했습니다. 반 총장이 여당 경선에 뛰어들 것 같습니까. 반 총장에 대한 검증 공세가 엄청날 텐데요.

“그분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지 안 뛰어들지는 가봐야 알겠지만, 뛰어든다면 갈 데가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본인이 제3당을 만들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고, 기존 야당에 가서 레이스를 하는 것도 녹록지 않고…. 반면, 새누리당엔 지지도가 나오는 마땅한 후보가 없으니까요. 또한 반 총장이 이념적으로 보수 아닙니까.”

▼ 미국과 좀 가까운 걸로….

“미국과는 가깝죠. 미국과 가까운 정도로 치면 아주 오른쪽이죠.”

▼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반기문 카드’가 제일 유효하다고 보나요.

“저는 그렇게 보는데. 민주 정당인 새누리당의 후보 선출 절차를 거쳐야겠죠. 다만, 반 총장이 국내 정치엔 초보자이겠으나 오랜 공직 생활이나 유엔 사무총장 10년 경력은 쉽게 비견될 수 없는 경륜입니다. 반 총장은 세계 곳곳을 누비면서 빈곤, 양극화, 갈등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어요. 이런 문제는 우리나라가 당면한 문제이기도 하죠.”  

▼ 제가 보기에, 반 총장은 이정현 대표가 말하는 ‘슈스케 방식 대선후보 경선’을 탐탁지 않게 여길 것 같아요. 한류(韓流) 스타에게 오디션 프로그램 밑바닥부터 다시 경쟁하라는 것 같기도 하고.

“슈스케든 복면가왕이든, 어쨌든 당에서 정한 선출 절차는 정당하게 밟아야 해요.”


“유승민 발언에 굉장히 실망”

▼ 만약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반 총장 쪽에 서면 비주류 쪽에서 ‘불공정’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요. 당이 시끄러워지고 분화할 가능성도 있고. 좀 일찍 예단한 것 같아 그렇지만.

“야당처럼 쉽게 헤어지고 또 쉽게 만나는, 분당과 창당을 밥 먹듯이 하는 그런 DNA는 우리에겐 별로 없는 것 같아요. 보수라는 게 그래서 보수죠. 유장하게 가는 거죠.”

정 원내대표는 김무성 전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다른 대선주자들의 경쟁력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러나 “백남기 씨의 죽음은 공권력이 과잉 대응해 시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므로 국가가 사과해야 한다”라는 유승민 의원(전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다른 건 몰라도, 물대포를 사용한 것이 지나친 공권력 행사라는 취지로 말한 것은 굉장히 실망스럽다”라고 했다. “정당한 법 집행 과정에서 벌어진 일을 갖고 공권력 남용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 그건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내년 대선과 관련해, 반기문 총장을 중심으로 한 충청과 TK(대구·경북) 연대 이야기가 나옵니다.

“개인적으로 ‘(차기 대통령의 출신지가) 또 영남이어야 하나’라고 생각해요. 김대중 대통령 이후에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이 다 영남 출신 아닙니까. 이번에도 또 영남이어야 되는 건가요? 영남에선 당연히 영남 출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할지 몰라요. 호남이 됐든 충청이 됐든 중부권이 됐든 비영남 지역에서는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에 이어 이번에도 또 영남이야? 이번쯤은 비영남으로 가야 되는 거 아니야?’ 이런 이야기가 실제로 있는 겁니다. ‘차기 대통령이 또 영남 출신이어야 하는가?’에 저는 좀 회의적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 그 ‘영남’에 PK(부산·경남)도 포함되는가요.

“TK, PK가 포함된 영남을 총칭하는 이야기죠. 김대중 대통령을 제외하고 다 영남이지 않습니까. 민주국가에서 한 지역이 너무 일방적으로 담당하는 것은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썩 바람직한 모양새는 아닌 것 같아요. 삼세번 하면 되지, 네 번 연거푸 하겠다는 건….”



‘만날 영남만 해먹냐?’

최근 거론되는 대선주자 중 여권의 김무성(부산), 유승민(대구), 야권의 문재인(부산), 안철수(부산), 박원순(경남), 김부겸(대구)이 모두 영남 출신이다. 정 원내대표의 ‘영남 출신 배제론’이 어느 정도 공감을 산다면 차기 대선판에 새로운 변수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정 원내대표에게 더 직접적으로 물어봤다.

▼ 그 말씀은 ‘김무성 배제론’으로도 들리네요.

“아무튼 저는 개인적인…제가 지금 ‘이런 이야기가 있다’고 말한 것이죠.”

▼ 야권에도 적용됩니까.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전부 영남이거든요.

“정치권 안팎에서, 저잣거리에서 ‘만날 영남만 해먹느냐?’ ‘호남, 충청, 강원, 경기, 수도권 여기는 뭐 없냐?’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거예요, 진짜로.”

정 원내대표는 이정현 당 대표의 ‘호남 홀대론’과 관련해 “충청에 비하면 호남은 그래도 양반이다. 호남은 김대중 정부 시절 대거 기용되고 그랬다. 내가 직접 조직 인사를 해봐서 아는데, 충청 홀대론 굉장히 많았다. 힘이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충청 중심시대가 한 번은 온다’는 말을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이 나라 정치가 영호남 패권 경쟁으로 점철돼왔어요. 반면, 중부권 사람들은 극단적이지 않아요. 표도 ‘몰빵’을 안 줘요. 그만큼 중도적 입장에서 시시비비를 가리는 성향을 가졌죠. ‘영호남 패권 경쟁에서 자유로운 지역 출신이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겁니다.”

대선을 앞둔 정파 간 연대와 관련해, 정 원내대표는 “여야 누구도 단기필마로 대선 결승점에 골인하기 쉽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도 결국 민주당 출신 김종인 씨와 손을 잡아 중도층을 얻었다. 김대중도 김종필과 연대했고, 노무현도 정몽준과 단일화했다. 절대 강자가 없는 내년은 더하다”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대표 책임의식 의문”

▼ 새누리당과 안철수 의원의 연대도 가능한가요.

“딱 찍어서 얘기하긴 뭣하지만 정치는 움직이는 생물과 같죠. 명분도 중요하지만 세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세력의 집합을 위한 연대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저는 그 부분이 상당히 플렉시블(flexible, 유연한)하다고 봐요.”

▼ 연대와 개헌은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는 것 같아요. 그러나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합니다.

“청와대에선 일관된 이야기를 하는 거고요. 우선순위에선, 국정감사 후엔 내년 예산안 처리가 가장 중요하죠.”

▼ 정 원내대표는 내각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아는데요.

“저는 자민련 시절부터 줄곧 내각제를 주장해왔고요. 대통령제는 한계에 봉착했다고 봐요. 행복한 퇴임을 맞은 대통령이 한 사람도 없거든요. 대통령이 어떤 국가전략을 설정해 끌고 가려 해도 국회에서 반대하면 하세월이고. 이 지난하기 짝이 없는 의사결정 구조로는 우리가 선진국에 대비하기 어렵죠.

해법은 결국 분권입니다. 협치, 협치 하는데 말로는 안 돼요. 독일처럼 정당과 정당이 연정을 통해 권력을 분점하면 절대 안정을 이루면서 국정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요. 독일이 이래서 유럽에서 가장 독보적인 국가로 나아간 것 아닙니까.”

▼ 개헌을 매개로 한 연대도 가능할까요.    

“경우의 수가 많아 결론적으로 말하기 뭣하지만, 상상력을 발휘할 수는 있겠죠. 특히 내년과 같은 대변화 국면에서는요.”

▼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절차를 보류하자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대선주자로서 꿈을 가진 분이 이런 정도의 책임의식을 갖고는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안보 문제에 대해 너무 가볍다고 봅니다. 큰 흐름이라는 게 있는데 장외에 있는 분이 자꾸 ‘안다리’를 걸고 말이죠. 당장 중국 언론에 대서특필되잖아요. 상당한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야권 주자로서의 풍모가 아니죠. 문재인 대표가 국가 안보에 대해 어떤 대안을 내놓은 게 있습니까.”



“좀 희한한 사람”

▼ 대북 선제타격론, 한국 핵무장론에 대해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미국발(發) 선제타격론이 먼저 고개를 드는 것 같아요.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때리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할 정도인 데다 핵능력을 크게 향상시켜놨으니 미국도 대책을 안 세울 수 없죠. 결국 한미 연합전략으로 대응해야 할 상황인데, 우리나라에서도 매파의 강경론이 득세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쏘는 상황입니다. 이를 막아낼 수단인 원자력추진 잠수함, 이거 만들어야 한다고 봐요. 우리나라 조선소에서 건조할 능력이 있답니다. 3000t급이 1조5000억 원쯤 든다는데, 저는 당장 내년부터 예산 확보해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핵확산금지조약과는 상관없고, 한미원자력협정에서 미국으로부터 조금 양해 받으면 되는데,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봐요.”

정 원내대표는 ‘사드 배치와 관련해 국회 인준을 거치라’는 더불어민주당 측 요구에 대해 “그것은 국회에서 인준받는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 개그맨 김제동 씨의 영창 발언(단기사병 복무 시절 4성 장군 부인에게 아주머니라고 했다가 13일 영창을 살았다는 발언)이 국정감사의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국감장에 부르면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는 영상을 봤어요. 가슴을 치면서 말이죠. 개그가 아니더군요. 좀 희한한 사람 같아요. 그 양반 이야기가 기록도 없다고 하고, 자기 이야기가 거짓이라는 것을 거의 절반은 시인한 것 아닌가요?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므로 바로잡을 필요가 있었는데, 이젠 언론매체에서 충분히 다뤄서 많은 국민이 판단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텔레비전을 보니 패널들도 다 그를 야단치더라고요. 국회에 안 나와도 대충 평가가 나왔다고 봐요.”

▼ 새누리당이 청년들에게 별 인기가 없다고 합니다.

“우리의 취약한 부분이죠. 그래서 이번에 제가 청년최고위원도 신설했고, 20대 국회 첫 법안으로 청년기본법을 발의했어요. 긍정적 측면도 있어요. 20대는 좀 달라요. 사드 배치에 찬성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이들이 무조건 2번 찍는다고는 안 봐요.

지금 광화문에서 시위하는 사람들은 1억 연봉 받는 귀족 노조 조합원들이죠. 이들 때문에 청년 일자리가 고갈되는 것 아닙니까. 이런 사실을 청년들도 직시해야 합니다. 진보좌파 지지하는 걸 청년의 의무인 양 여기지 말고 좀 더 큰 눈으로 세상을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중앙선 지키겠다”

정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취임 초기에 ‘낀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략, 친(親)박근혜계와 비(非)박근혜계 사이에 끼어 있다는 뜻이었다. 그는 “우리가 4·13총선에서 ‘개피’ 본 건 지긋지긋한 계파주의 때문이다. 나는 중립 모드로 정치하고 중앙선을 지키겠다”고 했다.

“중앙선이, 고속도로 중앙선이 얼마나 위험해요? 그렇더라도 저는 이 길을 계속 지키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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