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성 독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A형 바이러스 2종 ‘H1N1’ ‘H3N2’와 B형 2종 ‘빅토리아’ ‘야마가타’ 중 그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를 조합해 개발한다. 기존에 접종되던 3가(價) 독감 백신은 A형 2종 및 B형 2종 중 하나만 포함됐다. 따라서 백신에 포함되지 않은 B형 바이러스가 유행할 경우 2차로 독감에 걸릴 수 있다. 이것이 이른바 ‘B형 미스매치(mismatch)’다.
더욱이 최근에는 B형 바이러스 두 가지가 동시에 유행하는 사례가 보고돼 예방 범위가 더 넓은 4가 백신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미국에서는 4가 독감 백신 접종을 통해 연간 환자 3만 명, 사망자 700명 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WHO와 유럽의약품청(EMA),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2013~14 시즌부터 4가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더 폭넓은 예방효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B형 독감 바이러스 2종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의 경우 2011~2012년 검출된 독감 바이러스는 A형이 B형보다 발병률이 약 5% 높았지만 2013~2014년에는 B형이 A형보다 발병률이 약 12% 높아지는 역전 현상을 보였다. 이에 대한감염학회는 지난해 성인예방접종 가이드라인에 4가 백신 사용 권고를 추가했다.
3세 이상 전 연령대 접종
다행히 올해부터는 국내에서도 4가 독감 백신 접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지난 8월 4가의 세포 배양 생산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독감 백신이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발됐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이 개발한 ‘스카이셀플루4가’는 한 번의 접종으로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광범위한 예방이 가능한 독감 백신으로, 국내에서 생산되는 4가 독감 백신 중 유일하게 만 3세 이상의 전 연령에서 접종이 가능해 B형 독감 바이러스의 미스매치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스카이셀플루4가의 임상을 주도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스카이셀플루4가는 국내 성인 1503명, 소아 454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통해 전 연령대에서 면역원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스카이셀플루4가는 예방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기존 3가를 넘어서는 특장점을 갖고 있다”며 “세계 최초의 독감 백신으로 국민 보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