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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文, 安, 黃 속도 내는 대선열차

군대 못 갈 병마 안고 사법고시 합격?

‘여권 대선주자 1위’ 황교안 도덕성 검증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조현주 기자 | hjcho@donga.com

군대 못 갈 병마 안고 사법고시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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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군대에 가지 않았다. 황 대행은 범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므로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실제로 그가 출마하면 병역면제 문제는 눈에 잘 띄는 표적이 될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한 선거 전략가는 이런 점들을 뭉뚱그려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반기문 사퇴로 제3지대는 구심력을 상실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탈당행렬이 멈췄다. 조기 대선이든 정상적 대선이든 황교안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서서 바른정당 후보를 지금처럼 압도하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은 전략적 투표를 통해 황교안 쪽으로 보수 후보를 단일화한다.

문재인(안희정), 안철수(손학규), 황교안 3파전이 되든, 문재인(안희정)과 황교안 2파전이 되든, 황교안에겐 해볼 만한 선거다. 대선 본선이 되면 박근혜와 촛불은 과거의 일이 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자유한국당도 보수의 중심으로 재건된다.

득표력 측면에서, 황교안의 중저음 목소리는 50만 표를 얻는 효과를 낸다. 반면 그의 병역면제 사실은 50만 표를 까먹는 효과를 낸다. 면제받은 사실 자체만으로 이 정도 마이너스 효과가 있다. 얼마 전 개봉한 한 영화처럼,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와 대화하는 일이 가능하다면, 현재의 황교안은 아마 과거의 20대 황교안에게 ‘아파도 군대는 가자’고 권하지 않았을까 싶다.”    





“무수저 출신” vs “머리 굳어져”

황 대행은 1977년부터 1979년까지 3년간 대학 재학생이라는 이유로 징병검사를 연기했다. 1980년 7월 징병검사를 받았는데 이때 두드러기 질환인 ‘만성 담마진’으로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 이듬해인 1981년 황 권한대행은 제23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황교안은 ‘무수저 출신(총리실 표현)’이어서 돈을 주고 군대를 뺄 형편이 안 됐다”는 설명이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경기고를 졸업한 성균관대 법대생 황교안에겐 군 문제를 해결하고 사법고시에 전념해야 할 동기가 있었지 않으냐. 2~3년 군 복무하다보면 머리가 굳어져 사법고시 준비에 불리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두드러기는 인구의 15~20%가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피부 질환이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수일 또는 수주 동안 지속되다가 소실되면 급성 두드러기이고, 6~8주 이상 만성적으로 계속되면 만성 두드러기다. 만성 두드러기의 70%는 원인 미상이다.

황 대행의 면제 사유인 만성 담마진에 대해 대한피부과학회 회장을 지낸 임이석 테마피부과의원 원장은 “두드러기가 3~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 담마진으로 불린다. 흔한 피부질환이지만 군 면제 사유라면 정도가 매우 심각하다고 봐야 한다. 포복 시 자극을 받아 피부에서 피가 날 수 있고 온종일 가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원장은 “피부만 붓거나 트는 게 아니다. 위 점막도 피부의 연장선이라서 위점막이 붓게 되면 호흡이 어려워진다. 기도 점막이 붓게 되면 소화가 안 된다. 또 찬물만 대도 두드러기가 생기는 한랭성이 심해지면 수영장에서 급사하기도 한다. 담마진으로 쇼크사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군 복무 면제의 사유가 될 정도라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중증으로 추정될 수 있다. 공부에 집중하기도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황 대행은 군대도 못갈 정도의 심한 두드러기 증세를 지니고 살았으면서 어떻게 이듬해 사법고시에 합격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서울 시내 S대학병원의 한 피부과 전문의는 “군 면제가 될 정도의 중증이면 온종일 긁어서 피부에서 피가 날 만큼 상태가 심각할 수 있다. 또 가려움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느낀다. 일이나 공부에 집중하기도 어렵다. 만성 담마진으로 군 면제가 된 후에 어떻게 사법고시에 합격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용인에서 근무하면서 완치”

황 대행은 청문회에서 “제가 신검을 받을 때는 아무런 배경이 없는 집안이었다. 대학 들어가면서부터 담마진이 생겨 계속 치료했고 그 이후 17년 동안 계속 치료했다. 병역 관련 비리 의혹은 전혀 없고 그럴 상황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황 대행의 병역면제 문제를 추적해온 김광진 전 민주당 의원은 기자에게 “두드러기로 군 면제를 받은 것에 의문이 있지만 황 대행이 ‘의료기록이 보존 기간 초과로 폐기됐다’고 했기 때문에 밝혀낼 길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은 “두드러기로 군 면제를 받은 사람들의 피부 상태를 찍은 사진을 봤다. 심한 고통을 느끼는 게 분명해 보였다. 황 대행이 이런 병을 안고 사시에 합격했다니 의심이 간다. 그러나 황 대행의 주장을 뒤엎을 명확한 근거가 없다”라고 말했다.

황 대행 측은 “황 대행은 경기 용인 소재 사법연수원에서 교수로 근무하던 중 만성 담마진이 완치됐다”고 말했다.


장남 병적기록 공개 안 해

황 대행은 청문회에서 장남의 병적기록을 공개하지 않아 의혹을 샀다. 이에 대해 김광진 전 의원은 “보직 변경과 휴가 문제가 염려돼 공개를 못한 것 같다”고 추정했다.

황 대행의 대구고검장 재직 시기(2009년 8월~2011년 1월)와 장남의 대구2작전사 복무 기간(2009년 9월~2011년 7월까지 근무)이 겹치는 데다 황 권한대행과 이철휘 당시 대구2작전사령관은 서로 친한 사이였다. 황 대행은 이철휘 사령관과 함께 대구기독CEO클럽의 공동대표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의원은 황 대행이 아들의 군 보직 문제를 청탁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장남의 보직이 세 번 변경됐다. 주특기가 보병에서 물자관리병, PC병으로 바뀌는데 이런 것이 일반적인 상황은 아니지 않으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 대행은 “전혀 부끄러움이 없다. 아들의 자대배치는 훈련소에서 결정된 것이고 제가 대구고검을 언제 떠날지 모르는데 혜택을 주려고 아들을 보냈겠느냐”라고 했다.

황 대행에겐 납세, 증여와 관련된 의혹도 있다. 황 대행의 ‘납세사실증명서’에 따르면 그는 국회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 청문회에 증명서를 제출하는 당일에 종합소득세 세 건을 한꺼번에 납부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3~4년 동안 묵혀뒀다가 총리로 지명되니까 부랴부랴 신고하고 지각 납부한 것 같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황 대행은 “공무원연금을 받은 부분에 대한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은 것은 불찰”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취득과 관련해, 황 대행 측은 2002년 장모로부터 경기도 용인 소재 아파트 분양권을 증여받으면서 증여재산가액을 3억900만 원으로 신고했고 같은 해 10월 증여세 2033만3000원을 납부했다. 그러나 국세청은 황 대행 측이 증여재산가액을 500만 원 정도 과소 신고한 사실을 확인해 이에 해당하는 증여세 124만 원을 추징했다. 이에 대해 박범계 민주당 의원 측은 “황 대행의 배우자가 분양권에 대한 소유권 등기를 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탈루를 위해 허위로 작성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황 대행 가족은 이 용인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았으며 아파트 가격은 2011년 4억5200만 원으로 올랐다. 투기 목적이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 황 대행은 “장인과 장모를 모시고 살기 위해 구입했으나 입주 시점에 자녀들이 서울 강북에 있는 대학에 입학했다. 통학거리가 너무 길어 이사를 못했다”고 했다.



청호나이스 사건 선임

청호나이스 건도 황 대행에게 뒤따르는 의혹이다. 고검장 출신인 황 대행은 검찰 퇴임 후 2011년 9월부터 2013년 2월까지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로 있으면서 119건의 사건을 수임했다. 이중에는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 사건도 있다. 정 회장은 치매로 거동이 불편한 모친을 청호나이스 고문으로 등재해 5억8000여만 원을 급여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회삿돈을 횡령했고 무등록 대부업체를 차려 3억여 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로 2011년 8월 불구속 기소됐다.

정 회장은 태평양에 변론을 맡겼으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불법 대부행위에 대해서만 무죄 선고를 받았을 뿐 횡령 혐의는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이에 정 회장은 변호인을 태평양에서 김앤장으로 교체했다.

그런데 정 회장은 대법원 주심 재판관이 배정된 이후 태평양 소속이던 황 대행을 소송 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했다. 재판부인 대법원 2부의 주심 대법관이 김용덕 대법관이었는데 김 대법관은 황 대행과 경기고 3학년 같은 반 동기였다. 2심까지 유죄판결이 난 이 사건은 최종심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대법원은 2013년 6월 1·2심의 판결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파기 환송했고 사건을 돌려받은 서울고등법원은 2013년 10월 무죄를 확정했다.

정치권에선 “황 대행이 ‘전관예우’와 ‘학연’을 이용해 판결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황 대행은 선임계를 내지 않고 사건을 수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히 “황 대행이 전화 변론만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챙긴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전화 변론은 전관 변호사가 정식 변론을 하는 대신 친분이 있는 검·판사에게 전화로 의뢰인의 선처를 요청하고 수임료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런 사건은 황 대행이 기피하는 게 맞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아프간으로 가자”

황 대행의 기독교 편향도 논란거리다. 황 대행은 독실한 침례교인으로 지금도 서울 목동 성일교회의 전도사로 활동한다. 사법연수원 교수 시절에는 서울 수도침례신학교를 야간에 다니며 신학을 공부했다. 그는 2007년 경기도 분당 샘물교회 교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다가 탈레반에 납치됐을 때 블로그에 ‘아프간으로 가자’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인터넷에서는 정부에서 가지 말라고 했는데 갔느냐는 비난이 빗발치고 심지어 교계에서조차 한국 교회의 ‘공격적 선교정책’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자성의 목소리가 있다. 마치 샘물교회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한 것처럼 비난한다. 그런데 과연 납치된 그들은 비난받을 일을 한 것인가.”

그는 당시 “(아프간은) 영적으로 죽은 나라” “최고의 선교는 언제나 공격적일 수밖에 없다”고도 말했다. 또한 저서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서는 실정법보다 교회를 우선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주일에 사법시험 치르는 것을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결정해 유감이다” “교회를 노동법상의 사용자로, 교회 직원을 노동법상의 근로자로 보는 것은 심히 부당한 결론이다.”

불교계 한 인사는 “황 대행이 신앙의 자유를 개인적으로 누리는 것은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그가 특정 종교에 지나치게 치우친 언행을 한다면 대통령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아 2017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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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조현주 기자 | hj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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