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글로벌 이슈

사드 뒤집으면 후폭풍 감당 못해

‘트럼프 시대’ 3大 특징과 한국의 미래

  • 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사드 뒤집으면 후폭풍 감당 못해

2/2

한반도는 ‘외교 전쟁’ 중

중국은 2013년 시진핑 체제 등장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없애나가기 위해 반(反)접근지역거부(Anti Access Area Denial) 전략을 추진했다. 이 전략의 핵심이 남중국해 해양주도권 확보와 한국의 사드 배치 저지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전까지 중국의 협조를 통해 북핵·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주관적 바람(Wishful Thinking)에 기초해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에 협조했으나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역할에 실망하고는 2016년 7월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한다.

일부 세력은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진행해왔다. 미국과 중국, 보수와 진보, 여당과 야당이 사드를 두고 수년째 투쟁하는 것은 그것이 한 개의 안보 이슈가 아니라 한미동맹과 한반도의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이 성공해 사드 배치가 철회되면 한미동맹은 와해의 길로 들어서고, 한국은 친중 종속국가의 길로 진입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민족주의와 미국의 국익을 기반으로 동맹전략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트럼프 시대 세계 전략의 핵심인 중국 견제와 관련해 한국이 다른 길을 걸으면 한미동맹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 내 일부 세력은 사드 배치를 사활적 문제로 규정한 후 투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천하이(陳海)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이 한국 외교부의 만류에도 방한한 일이 있다(천 부국장은 외교가에서 ‘천스카이(陳世凱)’로 불린다. 1882~1894년 조선에 머물며 국정을 간섭한 위안스카이(袁世凱)에 빗댄 별명). 장·차관급도 아닌 부국장급 외교관이 한국에 들어와 여야 중진 정치인을 만나 반(半)협박, 반(半)설득으로 사드 배치 반대 외교전을 전개했다. 또한 대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사드 배치 반대 압박을 벌이는 등 한국 외교가를 농락했다.



파키스탄·미얀마의 길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첫 해외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매티스는 한미 국방장관 회담을 통해 올해 안에 한반도에 사드를 배치한다는 확고한 의지를 재천명했다. 또한 구축함 줌월트(Zumwalt)를 제주 해군기지에 배치하는 문제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매티스의 이 같은 행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세계 전략의 핵심 과제인 중국 견제와 관련해 한반도가 최전선에 있음을 인식한 것에서 비롯했다. 트럼프의 대(對)중국 및 대(對)한반도 전략은 대만의 경우에서 확인되듯 한반도를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대선 이후 등장할 한국의 새 정부가 사드 배치와 관련해 약속을 뒤집는다면 그 후폭풍을 예측하기 힘들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국의 주변 국가 중 오랫동안 친중 노선을 취한 대표적인 나라가 파키스탄과 미얀마다. 두 나라는 ‘친중 종속 삼류국가’의 길을 걸어왔다고도 할 수 있다. 반면 한국, 싱가포르 등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국가는 선진국 또는 준(準)선진국으로 발전했다.

일본은 2009년 집권 민주당의 간사장이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가 적극적인 친중 외교를 벌였으나 2010년 희토류 사태[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벌어진 중국 어선과 일본 순시선 간의 충돌 이후 중국 당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보복한 사건]를 겪었다. 민주당은 2012년 선거에서 일본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았다. 이후 중일 관계의 본질을 인식한 일본은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줄이고자 투자 등 상당 부분을 동남아시아, 인도 등으로 분산했다.

일부 세력은 사드 배치 반대를 통해 한미동맹에 타격을 가함과 동시에 한·미·일 협력의 약한 고리인 역사 문제, 다시 말해 ‘위안부 문제 합의’를 비판해왔다. 위안부 문제는 인권 사안과 외교·안보·경제 부분을 분리해 해결했어야 한다. 범(汎)좌파 진영은 위안부 문제를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면서 한일 관계 개선과 한·미·일 협력 구도를 깨뜨리려 한다. 앞서 강조했듯 트럼프 시대 미국의 세계 전략 핵심은 중국 견제다. 미국은 중국 견제의 핵심 지렛대로 한·미·일 삼각협력을 꼽는다. 위안부 문제로 인해 한·미·일 협력의 발목이 잡힌다면 궁극적으로 한미동맹에도 균열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한국이 ‘아시아의 독일’이 되고자 한다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가치를 기반으로 동맹 관계를 분명히 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중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 또한 동북아시아 지정학에서 현재 패권을 추구하는 국가가 중국인지, 일본인지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1882년 임오군란 때부터 1895년 청일전쟁 때까지 위안스카이가 식민지의 총통처럼 조선의 국정을 농단했다. 당시 청나라는 지는 해, 일본은 뜨는 해였기에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됐다. 현재는 중국이 뜨는 해로 패권을 추구한다. 그럼에도 일부에서 민족주의 감정을 조장해 일본을 주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정세 인식이 잘못됐거나 한·미·일 협력구도를 와해하려는 정치적 의도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대선 과정이 한반도의 운명과 관련해 중요한 것도 그래서다. 한국이 아시아의 독일이 아니라 파키스탄, 미얀마의 길로 접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新안보전략 수립해야

거듭 강조하듯 트럼프 시대 세계 질서 변동의 가장 중요한 축은 미중 간 경쟁 구도이고, 그 최전선이 한반도다.

한국으로서 최선의 길은 선진통일강국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첫째, 정보적·군사적·경제적 자강을 통한 신(新)안보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한국도 독일이 확보한 ‘핵무기 공유’ 제도를 미국과의 협조를 통해 얻어내야 한다. 둘째, 한미동맹을 경제민족주의 시대의 세계 질서를 반영한 형태로 발전시켜야 한다. 셋째, 북한 정권의 선진화(Regime Evolution)를 기반으로 한 통일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대북 맞춤형 개입 전략의 핵심은 남북 경협 사업의 확대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장관 틸러슨이 러시아의 푸틴과 친분을 가졌으며 엑슨모빌이 사할린 원유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일 등을 고려해 두만강 유역을 중심으로 남·북·러 합작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일부에서 거론하는 정밀폭격(Surgical Strike)이나 김정은 참수작전은 중요한 허점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김정일 시대는 명실상부한 김정일의 유일적 독재 체제였다면, 김정은 시대는 형식상으로는 수령-당-대중 통치 시스템을 활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인사들로 구성된 서기실과 이를 집행하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중심의 집단지도체제라고 할 수 있다. 참수작전 등에서 이 같은 통치 구조를 고려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한반도가 핵전쟁이라는 대재앙으로 빠져들 것이다.

한반도 주변 정세와 북한 문제는 대단히 민감하고 복잡하다. 따라서 보수, 진보 세력이 공히 당위적 주장을 넘어선 처방전(Prescription) 수준의 구체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트럼프는 최고의 전쟁 전문가로 불리는 국방장관 매티스와 같은 진짜배기(Real deal)와 ‘큰 협상’을 좋아한다고 한다. 트럼프 시대 한반도 주변 정세는 한국의 운명과 관련해 위기이면서 기회다. 적확한 전략에 기초해 트럼프 행정부와 스마트한 협상을 벌인다면 한반도 통일의 역사적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신동아 2017년 3월호

2/2
구해우 | 미래전략연구원 이사장
목록 닫기

사드 뒤집으면 후폭풍 감당 못해

댓글 창 닫기

2019/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