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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구역 투기자본 특혜 영종도는 ‘먹튀’ 자유구역?

외국인 카지노 사전허가제 靑 개입 내막

  • 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경제자유구역 투기자본 특혜 영종도는 ‘먹튀’ 자유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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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업계와 학계에서 카지노 사전심사제를 ‘사전허가제’로 부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실제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만들 능력도 없고, 의지도 없는 투기자본이 사전심사 통보서를 마치 우리 정부가 인정한 카지노 허가권인것처럼 악용해 투자자를 모집함으로써 ‘3억 달러 실제 투자, 5억 달러 모집’이라는 정식 허가요건을 쉽게 만족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우량기업과의 합작 또는 국내 자회사 설립을 통해 부채 비율을 낮추거나 순이익이 나는 것처럼 위장할 수도 있게 됐다. 투자자금을 회수해 떠나는 ‘먹튀’ 투기자본의 유입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국내 자본의 우회 투자도 실질적으로 가능해졌다.

투자부적격 기업이 카지노를?

경제자유구역 투기자본 특혜 영종도는 ‘먹튀’ 자유구역?

(위) 리포-시저스엔터테인먼트 합작 카지노 리조트가 들어설 미단시티 조감도. (아래) 용유·무의지역 에잇시티 조감도.

사전심사 신청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외국 업체의 현재 상태를 알면 그들이 왜 그토록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사전심사제를 줄기차게 요구했는지 그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인천자유청과 투자협의를 진행해온 업체들은 심각한 부채에 허덕이거나 송사에 시달리는 상태다. 투자 자금을 어떻게 모을지, 자본의 성격이 어떤지 전혀 알려지지 않아 카지노 리조트의 실현 가능성조차 의심받는 경우도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사전심사를 신청하려는 투자자 중 재정 상황이 가장 열악한 곳은 미단시티(영종도 북측) 10만㎡ 땅에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시저스다. 카지노 복합 리조트에 투입될 자금은 6300억 원 정도. 2012년 4월 26일, 시저스는 인천도시공사와 함께 미단시티의 공동개발 주체인 미단시티개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시저스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유명 카지노 호텔을 소유한, 세계 최대의 카지노 재벌이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이은 투자 실패로 엄청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2012년 3분기까지 누적 적자(법인세 차감 이전)가 15억5800만 달러에 누적 금융비융(이자비용)만 15억740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총 부채는 282억 달러에 달한다. 원화로는 30조 원의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2012년 3월 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신문 ‘USA투데이’는 “시저스 엔터테인먼트가 채권단과 220억 달러의 채무 조정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6개월 사이에 빚이 60억 달러 늘어난 셈이다. 세계 3대 평가사가 이 회사를 평가한 신용등급은 무디스 Saa1, 스탠더드앤드푸어스 B-, 피치 CCC로 모두 투자부적격 등급이다.

시저스가 카지노 허가를 위한 사전심사를 미단시티개발의 최대주주이자 미단시티 전체 토지의 소유주인 중국계 부동산 기업 리포와 함께 청구키로 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카지노 리조트 사전심사에 대비해 합작회사 형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따로 만들어 사전심사를 청구키로 했다. 카지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저스는 카지노 허가 요건 중 하나인 신용등급평가가 투자적합 이상이 아니기 때문에 사전심사 통과도 어렵다고 봐야 한다. 리포와의 합작과 SPC의 설립은 크레디트 라인을 보강하려는 시도로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동산 회사인 리포도 사정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5억 달러 규모의 호텔을 우선적으로 짓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못했고, 미단시티개발사업권을 2년 연장하기 위해 투자키로 한 1억5000만 달러도 내지 못하고 있다. 카지노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리포는 관광업체가 아닌 부동산개발업체이기 때문에 종국에는 부동산을 시저스에 처분하고 투자금을 회수해 떠날 것”이라며 “그러면 결국 시저스 측이 카지노 허가권을 단독으로 먹는 셈이 된다”고 밝혔다.

만약 시저스-리포의 사전심사가 통과하지 못하면 당장 인천시와 그 자회사인 인천도시공사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도시공사는 2011년 12월 기반공사를 마치고 미단시티개발에 토지를 매각해 이 회사의 3대 주주가 된 후, 최근 증자를 통해 2대 주주가 됐다. 리포는 미단시티개발의 최대 주주이자 카지노 리조트 투자의 당사자이므로 시저스-리포 합작회사가 카지노 허가권을 최종적으로 얻지 못할 경우 인천도시공사와 모 기관인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 관리 주체인 인천자유청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들이 왜 그렇게 사전심사제 도입에 적극적이었는지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뇌물 스캔들 터진 투자기업

파친코 재벌 오카다 가즈오 오카다홀딩스 회장은 2개의 자회사를 섭립해 영종하늘도시와 인천국제공항 배후부지에 카지노 복합 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자회사 중 하나인 유니버셜엔터테인먼트는 영종하늘도시 남단 175만㎡ 부지에 4조9000억 원을 들여 5성급 비즈니스 호텔과 6성급 카지노 호텔, 테마파크, 콘도 상업시설을 포함한 복합 리조트를 지을 예정으로 2011년 10월에는 인천자유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2012년에는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7월에는 1억1136만 달러를 자사의 투자법인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카지노 리조트 사업에 투자를 한다면 사전심사의 조건인 5000만 달러 투자 조건을 이미 만족시킨 셈이다.

오카다홀딩스의 또 다른 자회사인 오카다홀딩스코리아는 인천공항공사의 국제업무단지(IBC-Ⅱ, 인천공항 서북측) 372만㎡에 2조7000억 원을 투입해 성인 중심의 카지노 및 복합 리조트 ‘크리스탈시티’를 조성할 계획이다. 영종도 내 두 곳의 카지노 복합 리조트에 오카다 측이 투자할 금액만 모두 7조6000억 원이 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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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기자│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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