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호

싼 인건비에 놀라고 잰 손재주에 반했다

한국기업 투자 급증…베트남·미얀마·캄보디아

  • 윤성학 | 고려대 러시아CIS연구소 교수 dima7@naver.com

    입력2015-09-22 11: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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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싼 인건비에 놀라고 잰 손재주에 반했다

    베트남 호찌민시의 롯데마트 오토바이 주차장.(위) 황금으로 덮인 미얀마의 ‘슈웨지곤 파고다’(아래)

    동남아시아가 중국을 대신할 생산기지이자 신흥 시장(emerging market)으로 뜨고 있다. 중국 경제가 위기를 겪으면서 동남아에 대한 관심은 특히 더 높아졌다. 이 지역 한국 기업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필자는 최근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를 방문해 이들 세 나라의 정치·경제·사회상을 살펴봤다.

    동남아시아에서 한국과의 인적, 물적 교류가 가장 활발한 나라는 베트남이다. 한국과 베트남은 한때 서로 피를 흘리며 싸웠지만 지금은 가족처럼 긴밀하다. 한국으로 결혼하러 온 베트남 여성은 약 5만 명에 달한다. 한국 남자와 베트남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2세도 꾸준히 늘고 있다. 14만 명의 우리 교민이 베트남에 거주하고, 지난해에만 83만 명의 우리 관광객이 베트남을 여행했다.

    한국은 베트남 1위 투자국

    한국은 베트남 내 최대 투자국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전자, 섬유, 신발 등 여러 분야에 걸쳐 4024개 업체에 이른다. 투자 규모는 372억 달러로 압도적 1위다.

    우리 기업이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에 있다. 9200만 베트남 인구 중 30대 미만 젊은 세대의 비율은 60%. 아직 농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46%에 달해 노동력은 더 공급될 여지가 있다.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지역별로 조금 다르지만 대개 월 130달러 수준이다. 게다가 국제노동기구(ILO) 등의 조사에 따르면 노동생산성도 높아지고 있다.



    베트남과는 달리 중국에선 최근 수년 동안 근로자의 임금이 크게 올랐다. 외국 기업에 대한 특혜는 줄고 규제는 강화됐다.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공장을 옮기자’ ‘처음부터 베트남으로 가자’는 한국 기업이 늘 수밖에 없는 여건이다. 베트남도 중국의 위기를 자국의 기회로 여긴다.

    베트남에서 만난 한국인 사장들은 필자에게 “베트남 근로자들이 중국 근로자들보다 더 근면하고 기술도 더 빨리 익힌다”고 귀띔했다. 교육의 질이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기업인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기초교육이 탄탄하다. 또한 교육열도 높고 성공하고자 하는 동기도 강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의 성장 모델은 중국이다. 저임금을 바탕으로 외국 투자를 유치해 산업화와 시장경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베트남의 관계는 썩 좋지 않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베트남을 지배하기 위해 수차례 전쟁을 일으켰다. 지난해 5월엔 중국의 석유시추선이 베트남 동해(중국의 남중국해)에 진입해 시추를 강행하면서 베트남 선박을 물대포로 공격했다. 시위라고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베트남에서 대규모 반중시위가 일어났고 중국계 공장들이 습격당했다. 중국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해상 실크로드에 가장 부정적인 국가도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잠재적 위협국으로 주저 없이 중국을 꼽는다.

    한국 인건비 10분의 1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에서 베트남의 경제중심지 호찌민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보니 캄보디아와 베트남의 차이가 눈에 들어왔다. 버스는 캄보디아에서 ‘무법 질주’하다시피 했다. 그러나 베트남 국경을 넘어서부터는 규정 속도인 시속 70km를 지키면서 준법 운행했다. 캄보디아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헬멧을 쓰지 않는데, 베트남에선 안 쓴 이가 드물었다. 같은 기후와 토양을 가졌지만 캄보디아에선 토지가 방치되거나 목축지로 사용되는 반면 베트남에선 대개 농지로 개간돼 있었다. 베트남에선 뭔가 체계가 잡혀 있고 질서 있게 돌아간다는 느낌이 들었다. ‘베트남 사람들은 부지런하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나 베트남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베트남에서 신한은행을 외국계 중 두 번째로 큰 은행으로 키운 허영택 현지 은행장은 “베트남은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돈을 벌려는 정글 자본주의로까진 안 갔다. 공동체를 중시하고 노인을 공경하는 농업사회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긍정적 의미와 부정적 의미를 함께 내포한 듯하다.

    외국 자본의 관점에서 중국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가진 반면 베트남은 매력적인 게 별로 없었다. 중국이 외국 기업과 자국 기업의 합작을 유도해 자국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동안 베트남은 외국 기업의 단순 하도급 기지로 전락했다. 그 결과 중국은 알리바바, 바이두, 하이얼, 샤오미 등 많은 글로벌 기업을 키워냈지만 베트남은 이런 기업을 만들지 못했다. 고작해야 페트로 베트남 같은 일부 국영기업, 아시아상업은행, 통신회사 FPT, 부동산개발회사 VIN그룹 정도다. 수출 기업은 거의 없다. 국가적으로 축적된 자본 규모도 미미하다. 이런 것이 베트남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주된 요인이다.

    싼 인건비에 놀라고 잰 손재주에 반했다

    2012년 10월 13일 베트남 박닌 성의 삼성전자 공장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현지 직원들로부터 ‘휴대전화 20억 대 누적 생산 기념패’를 받았다.

    그래도 요즘 베트남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자국의 발전을 낙관한다. 젊은 인구가 많은 점은 글로벌 기업에 매력적이다. 웬만한 가정은 아이가 6세가 되면 사설 학원에 보내 영어를 가르친다. 대다수 대학생은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2009년 베트남에 진출한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만든 휴대전화가 한국에서 만든 제품보다 품질은 별로 떨어지지 않는데 인건비는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 전 세계로 공급되는 이 회사의 최신 스마트폰 중 상당수는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삼성전자는 지금 베트남에 15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사람들의 손재주, 근면함, 낮은 임금에 매료돼 ‘다 걸기’를 한 것이다.

    불운한 모범생

    올해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생산시설을 중국 밖으로 옮기고자 하는 응답자의 36%는 이전 대상국으로 베트남을 꼽았다. 이들은 베트남의 꽤 큰(중국과는 비교가 안 되지만) 내수시장, 풍부한 노동력, 저렴한 물가에 좋은 점수를 줬다. 베트남은 중국, 인도에 이은 아시아 3대 산유국이다. 천연가스, 희토류, 다양한 비철금속이 매장돼 있다. 또한 해안선이 길어 천연의 항구가 많고 동남아 내륙과 바다를 잇는 물류 중심지 기능을 한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베트남 정부의 신뢰도를 높게 평가한다. 한 교민은 “베트남 당국이 한국 기업과의 약속을 어긴 사례가 거의 없다”고 했다. 많은 개도국에서 정부의 낮은 신뢰도가 사업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지만, 베트남에선 이런 문제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베트남을 확고하게 지배하는 공산당은 집단지도체제로 운영된다. 당의 승인을 받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그렇지, 일단 결정된 사항은 일사천리로 진행된다고 한다.

    경제학자 만수르 올슨에 따르면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선 ‘크고 넓은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이 필요한데, 베트남 공산당이 이런 집단으로 비친다. 필리핀과 달리 베트남엔 정치권력과 불법적으로 유착된 독점자본이 별로 없다. 호찌민 시내엔 한국의 카페베네, 뚜레주르가 성업 중이다. 곳곳에서 신축 고층건물이 올라간다. 신문을 펼치면 부동산 분양 광고가 가득하다.

    싼 인건비에 놀라고 잰 손재주에 반했다

    산림청이 녹화사업을 벌인 캄보디아 캄퐁통 고무나무 묘목장.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을지 걱정한다. 베트남도 중국과 인도 사이에 낀 어중간한 위치를 고민한다. 중국은 베트남보다 앞서가는 나라이고, 인도는 외국인 투자 유치에서 베트남의 강력한 경쟁 상대다. 베트남 정부는 자국 기업을, 민족자본을 육성할 여유가 없다. 외국 기업에 조금만 더 규제를 가하면 중국으로, 인도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이처럼 후발주자로서 상당한 핸디캡을 감수하면서 산업화와 세계화에 나선 형국이다. ‘동남아의 불운한 모범생’ 신세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베트남의 이런 상황이 한국 기업엔 중국발 위기를 타개할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

    미얀마에 ‘확신’ 갖는 기업들

    미얀마는 한반도의 약 3.5배(67만656㎢)에 이르는 넓은 영토를 가졌다. 인구는 5148만 명. 이 나라도 출산율 저하 문제를 겪고 있다. 군부가 어중간하게 권력을 잡고 있어 아웅산 수지로 대표되는 민주 정부는 당분간 들어서기 힘들어 보인다. 미얀마는 이런 상황에서 시장경제로 전환돼왔다.

    한국 기업은 미얀마에도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저임금. 베트남보다 인건비가 더 싸다. 그러면서 캄보디아나 라오스보다 훨씬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한다. 24개 한국 섬유·의류업체가 미얀마에 3989만 달러를 투자했는데, 최근엔 다른 다수 기업도 미얀마에 ‘확신’을 가지면서 투자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전자, IT(정보통신기술) 분야가 미얀마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얀마는 베트남과 여러모로 비교된다. 정부의 일관성, 신뢰성, 청렴성 측면에서 이 나라는 베트남에 뒤처진다. 정부 관료들은 오락가락하고 부정부패도 심한 편이다. 미얀마 투자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미얀마는 베트남과 달리 중국과 친하다. 중국은 인도양 진출 및 미얀마 원유·가스 확보를 위해 미얀마에 대규모 원조를 제공한다. 대우가 개발한 미얀마 가스는 중국으로 수출된다. 중국은 미얀마 직접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해상 실크로드의 가장 중요한 협력 파트너가 미얀마다.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는 미얀마 정부로선 중국의 달러가 필요한 형편. 미얀마 내에서 중국계의 위세가 높을 수밖에 없다.

    미얀마 군부는 ‘카렌족 같은 소수민족들의 독립을 막아 영토를 보존하고, 다수 버마족 중심의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것’을 통치의 정당성으로 내세운다. 이 전략은 국민에게 어느 정도 먹혀드는 것 같다. 미얀마는 원래 사회주의 국가였지만 버마 공산당은 군부의 하위기관에 불과했다. 군부는 1988년 사회주의와 결별했고 시장경제로 전환하려 했다. 그런데 중국, 베트남과 달리 미얀마에선 민주화 요구가 먼저 폭발했다. 당황한 군부는 아웅산 수지를 따르는 학생들과 시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칭칭민나이 양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주화 시위로 수년 동안 양곤대에선 신입생조차 받지 못했다. 이런 일이 미얀마의 지적 공백과 후진성을 초래했다”고 말한다.

    부패한 군부가 족쇄

    1988년에서 2012년까지 24년 동안 미얀마 국가 경제는 미국과 서방의 제재로 인해 뒷걸음질쳤다. 군부는 결국 서방의 압력에 굴복해 표면적으로 군부통치를 종식했고 수지 여사의 가택연금을 풀었으며 미흡하게나마 민주화 일정을 제시했다. 서방의 제재가 풀리고 나서 지난 수년간 미얀마 경제는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가 급증했다.

    그러나 옛 수도 양곤 시내 중심가에는 양극화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한쪽에선 최신식 고층 건물이 올라가지만 대부분 지역은 여전히 슬럼가 수준이다. 미얀마 군부는 군복을 벗고 ‘분배연합’을 구성했다. 나라의 자원, 산업, 땅을 자기들끼리 나눠 갖다보니 정책 투명성이 사라지고 부패가 창궐했다.

    양곤의 땅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그 이익의 대부분은 군부 및 그들과 연결된 특권세력에게 돌아간다. 반면 자국 제조업자나 외국인 투자자는 비싼 땅값으로 인해 사업 의욕을 잃고 있다. 도시 곳곳에 솟은 거대한 황금빛 파고다(불탑)는 극소수 부자와 절대다수 빈곤층을 간신히 통합해주는 종교적 공간이다. 미얀마 국민은 주로 불교신자인데, 한국인과 달리 현실에서 소원을 성취하기보다는 내세에서 부처가 되기를 더 간절히 바란다.

    미얀마는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벗어나 시장경제 개혁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미래를 생각하게 만든다. 북한도 핵무기를 포기하고 각종 제재에서 벗어난다면 미얀마처럼 국가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더구나 북한 주변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 같은 ‘부자 이웃’이 많다. 미얀마와는 비교도 안 되는 규모의 달러가 들어올 것이다. ‘핵 없는 북한’의 성장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미얀마는 이 점을 일깨워주는 것과 동시에 북한이 계속 경제제재를 받는 한 어떠한 경제특구정책도 헛구호에 불과하리라는 것도 보여준다.

    미얀마에선 언제든 자의적으로 법과 제도를 뒤엎는 부패한 군부세력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이것이 개선되지 않는 한 대규모 제조업 투자는 요원하다. 5000만이 사는 나라에 아직 자동차 공장이 없다는 점은 이러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미얀마에선 11월에 총선이 치러진다. 극적인 정치적 변화가 없는 한 미얀마의 성장은 한계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 우리 기업도 싼 인건비에만 현혹되기보다는 미얀마의 정치·사회상을 냉정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

    무소불위 캄보디아 재벌

    양곤에 비하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은 산뜻한 느낌을 준다. 시내 도로는 좁지만 2차선으로 반듯하게 포장됐고, 곳곳에 새 빌딩이 올라간다. 수도 프놈펜은 시장경제가 자리를 잡아 활력이 넘치고 자유스러워 보인다. 놀라운 사실은, 외국인 여행객이 캄보디아 화폐로 환전할 필요 없이 시내 어디에서든 달러를 자유롭게 쓴다는 점이다. 오토바이 택시 격인 ‘툭툭’을 탄 뒤 요금 10달러를 내면 1달러를 거스름돈으로 받을 정도다. 캄보디아는 이른바 달러라이제이션(dollarization · 미국 달러를 자국 통화처럼 쓰는 경제정책)을 실행에 옮긴 대표적 국가다.

    캄보디아는 사회주의에서 시장경제로 전환한 동남아 4개국(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토지 사유화, 가격 자유화, 대외 개방화를 이뤘다. 개방화 정도가 세계 최대 관광대국 태국과 비슷하다. 프놈펜 왕립대의 한 교수는 “캄보디아 국민은 크메르 루즈의 ‘킬링필드’ 대학살에 질려 사회주의를 혐오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로 쏠린 탓에 소수 재벌이 국가 경제를 좌지우지한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부터 서방은 극우 성향의 캄보디아 정권에 천문학적 자금을 지원했다. 캄보디아의 여러 다리, 건물, 도로 등엔 이런 나라, 저런 나라의 도움으로 지었다는 문구가 붙어 있다. 특히 미국 경제고문단은 캄보디아를 위한 시장경제 프로그램을 만들어줬고 훈센 정부는 이를 지침서로 삼아 급진 개혁을 추진했다. 개혁의 핵심은 사유화. 그 결과 캄보디아에선 금융, 호텔, 카지노, 건설, 유통 분야를 장악한 10대 재벌이 등장했다.

    “중국 대신 동남아를…”

    한국의 재벌과 캄보디아의 재벌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한국에선 정부와 국회의 통제력이 재벌에게 어느 정도 먹혀든다. 캄보디아에선 그렇지 않다. 캄보디아는 정실자본주의로 흘러간다. 훈센 정부가 탄생시킨 재벌들은 이제 훈센 정부의 영향력에서 벗어났다. 최대 재벌인 소카 그룹은 30년째 권좌를 지키고 있는 훈센 총리마저 무시한다. 이는 필리핀의 상황과 비슷하다. 필리핀은 이미 소수 재벌에 의해 나라가 운영되다시피 하며 선거는 재벌들의 권력 재편을 위한 무대에 불과한 것으로 평가된다.

    캄보디아의 최대 경쟁력은 앙코르와트다. 인류의 문화유산인 이 어마어마한 장관을 보기 위해 연간 700만 명이 캄보디아를 찾는다. 앙코르와트가 캄보디아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기업의 관점에서 보면, 캄보디아는 베트남과 인건비(월 최저임금 128달러)가 비슷한 편이지만 근로자의 기술력, 노동생산성, 윤리의식이 떨어진다. 캄보디아에 있던 우리의 고부가가치 봉제산업은 베트남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은 미얀마나 인도로 옮겨가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발 위기가 시작된 이후 몇몇 한국인 기업가들은 캄보디아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한다. 이들은 “근로자 임금 수준이 중국보다 훨씬 낮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도 중국보다 적다. 금융거래도 상당히 자유롭다”고 말한다. 달러라이제이션의 영향인지 몰라도 캄보디아에선 금융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한 재계 인사는 “동남아는 한국의 해외 생산기지가 될 마지막 지역”이라며 이렇게 강조한다.

    “중국은 한국 기업 해외 생산기지로서의 장점을 상실하고 있다. 인건비 상승과 규제 강화로 비용이 치솟고 있다. 중국 내수시장마저 침체돼 감당이 안 된다. 중국의 대안으로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를 한 묶음으로 볼 필요가 있다. 동남아의 활용 가치를 더욱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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