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호

한미연합훈련, 시작 하루 전에야 발표된 까닭

김정은 바이든 ‘간 보기’ 文정부 미련이 낳은 결과물

  • 백승주 국민대 석좌교수·전 국회의원

    kidabsj@gmail.com

    입력2021-03-23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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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도의 준비태세 갖추려는 美

    • 평화프로세스 모멘텀 만들고 싶은 韓

    • 기동훈련 없이 지휘소 훈련으로 전작권 검증하려니…

    • 한미훈련 ‘북한과 협의’ 뜻 밝힌 文정부에 쐐기

    • 훈련 시작되자 北 김여정 “韓 얼빠진 선택”…美엔 여지

    • 연합훈련 反평화로 규정하는 프레임 거절해야

    3월 8일 오전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군 장병들이 전차를 정비하고 있다. [뉴시스]

    3월 8일 오전 경기 파주 접경지역에서 군 장병들이 전차를 정비하고 있다. [뉴시스]

    3월 8~18일 야외 기동훈련 없이 진행된 2021년 한미연합훈련은 그 시작부터 고개를 갸웃하게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훈련 시작을 불과 하루 앞둔 3월 7일에야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과거 국방부에서 근무한 경험과 필자와 교류하는 국방부 관계자 및 미국 조야(朝野) 인사들의 분석과 전언을 종합하면 이는 막판까지 한미 양국이 줄다리기를 하면서 ‘훈련 협상’을 했다는 방증이다. 그만큼 훈련에 대한 양국의 이견이 컸다는 의미다. 이는 크게 네 갈래로 분석할 수 있다. 간략히 설명하면 이렇다. 

    우선 미국에서 ‘바이든 시대’가 개막했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를 ‘패싱’하고 전격적으로 북한에 ‘한미연합훈련 중단’ 카드를 제시했는데, 이번 훈련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의 훈련 중단 카드를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할 것인지가 합의 지연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둘째,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바이든 떠보기’ 탓이다. 김 위원장은 2021년 1월 5~12일 열린 북한 노동당 8차 전당대회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공개적으로 명확히 요구했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대응에 대해 ‘간을 보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셋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미련 때문이다. 거의 좌초 상태에 있는 문 대통령의 평화프로세스를 건져낼 수 있는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북한 김 위원장에게 어떻게 해서라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를 반대하는 미국과 합의가 늦어진 배경으로 보인다. 



    끝으로, 문 대통령 임기 중 전시작전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군사적 절차를 매듭짓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하든지 전작권 전환을 위해 최종작전운용능력(FOC) 검증 절차를 훈련 내용에 포함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준비된 군사 능력”

    이제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한미연합훈련 계획을 확정하기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는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을 통해 이미 드러났다. 커비 대변인은 3월 2일 한미연합훈련과 관련 “△보조를 맞추어야 하고 △훈련 세부사항을 자세히 설명할 수 없고 △고도의 준비 태세를 갖추는 방향으로 훈련이 진행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밝혔다. 해군 제독 출신인 커비 대변인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국무부 대변인을 거쳐 바이든 행정부의 국방부 대변인을 수행하는 군사·외교전문가다. 한국과 달리 미국 국방부 대변인의 메시지는 엄중하면서도 간결한 게 특징이다. 메시지에는 이미 미국의 의도가 다 담겼다. 

    우선 그가 첫 번째로 강조한 “보조를 맞추어야 한다”는 말은 양국의 연합훈련이기 때문에 당연히 양국 입장이 조율돼야 한다는 교과서적 메시지다. 연합훈련인 만큼 기본적으로 훈련 콘텐츠나 일정을 한국이나 미국 일방이 결정할 수는 없다. 미국은 한국 입장을 존중하지만, 한국도 미국의 달라진 입장을 존중해 달라는 강한 요구가 묻어 있다. 

    “훈련 세부 사항을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대목은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올해 훈련과 관련해 국방부와 합참, 한미연합사령부 홈페이지에는 어떠한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다. 반면 2018년 3월 19일 한미연합훈련을 앞뒀을 때 한미연합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미연합사, 키리졸브 미 폴이글 연습 재개 발표’(CFC Announces Resumption of KR and FE2018)라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당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미 국방장관은 2018년 키리졸브 및 이글 연습을 포함한 연례 연합연습에 동의, 예년과 유사한 규모로 진행 예정 △유엔군 사령부는 3월 20일부로 북한군에 연습 일정과 본 연습이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연습임을 통보 △연습 간 관례대로 중립국감독위원회가 정전협정 준수 이행 여부 확인을 위해 참관할 예정임을 밝히고 있다.

    바이든 떠보는 김정은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 [AP=뉴시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 [AP=뉴시스]

    그런데 올해 커비 대변인은 “훈련 세부 사항을 자세히 설명하지 못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러한 발표는 미국이 한국 정부에 한미연합훈련 내용을 군사기밀로 다루어줄 것을 강력히 요청·공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올해 초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와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응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노동당 8차 대회를 통해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를 ‘3년 전 봄날’과 같이 되돌리기 위해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문 대통령은 “한미연합훈련도 북한과 상의할 수 있다”라는 취지로 반응했다. “훈련을 적에게 물어보고 해야 하나”는 논란이 인 이유다. 

    보안이 필수한 군사훈련 내용에 대해 북한 당국과 협의할 용의를 반복적으로 밝힌 우리 정부 에 대해 미국이 간접적으로 쐐기를 박은 메시지다. 실제 국방부는 지난 2월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윤주경 위원(국민의힘)의 “2021년 훈련내용이 군사기밀이냐 아니냐”는 서면질의에 대해 “한미연합훈련 관련 내용은 군사기밀 2급에 해당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커비 대변인이 밝힌 세 번째 메시지 “고도의 준비태세를 갖추는 방향”은 훈련 콘텐츠에 대한 미국의 기본 입장을 강력하게 제시한 것이다. 그동안 커비 대변인은 “오늘밤에라도 전투할 수 있는 준비 태세(Tonigt fight)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다”라고 반복적으로 강조했고, 3월 5일 한미연합훈련 시작일이 확정되지 않았다고 알리면서도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준비된 군사능력(ready military capabilities for use when necessary)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애초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양국 접근법이 달랐으니 ‘훈련 협상’은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앞서 지적했듯, 2018년 6월 싱가포르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얻은 최고 ‘전리품’은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훈련 중단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카펠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군사연습(war game)을 중단할 것이다. 한미 연합훈련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다. 당시 진행되던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거래 외교’ 측면도 있었지만, 미국 대통령의 연합훈련 중단 발언은 한국 정부를 ‘패싱’한 게 분명했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훈련 중단 발언과 관련, 국방부 장관 등 국방부 주요 당국자들이 싱가포르회담 이전에 미국과 협의 한 적도 없고, 내용도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담 당시 싱가포르 현지에 파견된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한미연합훈련 중단 문제는 과거하고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발표한 입장문만 봐도 미국과 우리 정부가 조율한 내용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2018년 6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2018년 6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뉴시스]

    2018년 싱가포르회담에서 북·미 정상은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한반도 비핵화 △인도주의적 문제 등 네 가지 사항에 대해 합의했지만 이후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합의를 파기했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빈손으로 귀국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북한이 비핵화 약속 이행 의지가 없다는 걸 파악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의 이러한 외교 행태에 대해 바이든 정부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트럼프의 거래외교를 이용한 ‘도둑질 외교’”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직 대통령에게 한 것처럼 바이든 대통령을 기만하고 핵 능력을 강화하면서도 자신의 외교적 위상을 쌓는 대미외교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한미연합훈련 중단 요구’를 통해 떠본 것이다. 

    그동안 수를 다 세지도 못할 화려한 수식어를 동원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속 빈 강정이 돼가고 있다.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이라는 화려한 ‘남북 공연’에도 북한 핵 능력은 강화됐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의 ‘새로운 바이블’로 홍보하며 2018년 9월 체결한 군사분야 남북 합의는 북한의 개성공단 공동사무소 파괴,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수많은 미사일 실험 등으로 무력화됐다. 유엔 제재 속에서 대북지원을 통한 새로운 ‘남북 신경제’를 만들려는 문 정부의 비전도 ‘그림의 떡’이 됐다. 종전(終戰) 선언을 거쳐 평화체제를 구축하려는 노력은 좌절을 거듭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1년 남짓 남은 기간에 문 대통령은 어떻게 하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하이라이트인 종전 선언의 큰 틀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김 위원장의 태도변화가 중요하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천명하고 핵을 폐기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더라도 김 위원장이 서울을 방문하거나 북·미 대화를 재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평화프로세스의 불씨는 살아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김 위원장의 ‘결심’이 필요한 때다. 문재인 정부는 한미연합훈련 계획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이처럼 절박한 마음으로 훈련의 축소와 중단을 희망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전작권 전환 불가’ 평가한 이유

    3월 초 더불어민주당 의원 35명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요구하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사실상 훈련 연기 내지 중단을 의미하는 ‘유연한 대응’을 주문한 것도 김 위원장 태도 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이다. “필요할 때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는 준비된 군사 능력”을 갖추려는 바이든 정부와 훈련 협의가 길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미연합훈련 내용을 확인한 많은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을 전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번 훈련은 예년과 달리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됐지만, 훈련 내용에 최종작전운용능력(FOC) 검증이 빠져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2014년 한미 양국은 ‘세 가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에 합의했다. 세 가지 조건은 ①한미연합작전 능력을 주도할 국군의 능력 확보 ②북한의 핵·미사일에 대응하는 능력 확보 ③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변화다. 이 조건들 중 가장 중요한 게 연합작전 능력을 주도할 우리 군의 능력이다. 국군이 연합작전을 주도할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작전·정보·군수·통신 분야별 25개 평가 기준과 수백 개의 세부 평가 기준을 설정했다. 이러한 평가기준을 통해 1단계 초기운용능력(IOC),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을 통해 검증한다는 절차도 이미 합의된 상태다. 

    전작권 전환을 위해서는 연합훈련을 제대로 해 FOC, FMC를 거친 이후 양국 국방장관이 그 결과를 양국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전작권 전환 시기를 최종 결정하도록 돼 있다. 문 정부는 한미연합훈련을 통해서 FOC 검증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미연합훈련은 싱가포르회담 직후인 2019년 3월 ‘동맹 19-1’이란 이름으로, 이후 ‘동맹’이라는 이름도 사라지고 상·하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으로 불리다가 올해는 아예 야외 기동훈련 없이 컴퓨터 기반의 지휘소 훈련으로 축소됐다. 이 과정에서 ‘평화를 담보하는 방어훈련’인 한미연합훈련이 오히려 한반도 정세를 불안하게 만드는 ‘공세적 훈련’으로 국민 뇌리에 인식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훈련하는 것처럼 보이는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다. 문재인 정부가 이러한 지휘소 훈련으로 FOC를 검증하려는 데 대해 바이든 정부는 부정적 입장을 보였을 것이고, 이 또한 협의 과정이 늦어진 이유로 보인다.


    “남조선 당국이 얼빠진 선택을 했다”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3월 8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험프리스에 헬기 등 군장비들이 계류돼 있다.  [뉴시스]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3월 8일 경기도 평택시 캠프험프리스에 헬기 등 군장비들이 계류돼 있다. [뉴시스]

    우여곡절 끝에 훈련이 시작되자 김정은 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3월 16일 노동신문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앞으로 상전의 지시대로 무엇을 어떻게 하든지 그처럼 바라는 3년 전의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는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남한 당국의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이 돌아올 수 있다’고 언급한 사실을 거론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 당국은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며 “남조선 당국은 자신들도 바라지 않는 ‘붉은선’을 넘어서는 얼빠진 선택을 하였다는 것을 느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서도 짧은 경고를 보냈다.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나온 발언이었다. 자신들의 뜻에 반해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자 한국 정부에게는 ‘얼빠진 선택’을 했다며 마치 최고 권력자가 협상 대표단에게 나무라듯 힐난하더니, 미국에 대해서는 다시 여지를 남기며 간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이게 본질이다. 한미연합훈련이 ‘구박’ 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방어형 연합훈련’ 명예 지켜줘야

    1954년 이후 다양한 이름과 콘텐츠로 열린 한미연합훈련은 누가 뭐래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억제한 방패 구실을 해왔다. 그리고 한반도 긴장을 조성하는 원천은 연합훈련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과 핵개발, 노동당 규약이다. 

    알다시피 1950년 북한의 6·25전쟁 도발은 본국으로 돌아간 미군을 다시 한반도로 불러들였다. 1960~70년대 북한의 잇따른 군사 도발은 ‘팀스피트 훈련’ 등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을 실시하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런데도 ‘한미연합훈련이 한반도를 긴장시킨다’는 북측의 일관된 선전선동이 우리 사회에 급속히 침투하고 있는 것은 자칫 국가 안위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 

    한미연합훈련 실시 여부와 훈련 내용은 동맹 환경, 동맹전략, 대북전략의 틀 속에서 한미가 언제든 협의해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기본 성격은 바꿀 수도 없고, 바꾸어서도 안 된다. 문재인 정부가 한미연합훈련을 통해 북침을 준비한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우리 헌법도, 미국 대통령도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에서 실시하는 연합훈련을 북침용으로 인식·전제하면서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킨다는 북한 주장은 자가당착이다. 이러한 인식을 전제로 문재인 정권 인사들이 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현 정부가 연합훈련을 통해 북침을 준비한다는 주장을 자인하는 꼴이다. 

    한반도 평화를 거부하는 국민이 누가 있겠는가. 한미연합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반(反)평화세력으로 규정하는 정치 프레임도, 그 프레임을 정치적으로 활용하자는 유혹도 거절하는 결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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