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월호

미디벌 베이브스 ‘Mirabilis’

  • 최은정 음반평론가 rabnina@dreamwiz.com

    입력2005-12-30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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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벌 베이브스 ‘Mirabilis’
    한국 음악 팬들을 고색창연한 고(古)음악의 세계로 이끈 뮤지션 중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사람은 조르디 사발이 아닐까 싶다. 조르디 사발이 음악을 맡은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은 배경음악 덕택에 클래식 애호가가 봐야 할 필수 영화로 꼽히기도 했다. 사발은 이를 통해 고음악이 소수의 엘리트만 흥미를 갖는 영역이 아님을 증명했고, 젊은 관객층으로부터도 호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두 번의 성공적인 내한공연을 통해 보여줬다.

    미지의 소리와도 같은 고음악을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룹, 미디벌 베이브스는 한국 음악팬들에게 그리 익숙하진 않다. 1996년 12인의 여성 멤버로 결성된 이 그룹은 훗날 8인조로 재편돼 지금에 이른다. 이들이 부르는 고음악은 단선율과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성부(聲部)탓에 단조롭지만, 한편으론 신비롭고 순수한 음향으로 현대인에게 여유와 안식을 선사한다.

    리더인 캐서린 블레이크, 뉴질랜드 출신의 레이첼 반 애쉬, 작가와 연기자로 활동하는 마리 핀들리, 저음역인 알토를 담당하는 테레사 카셀라, 벨기에 출신인 오드리 에반스, 작가이기도 한 에밀리 오벤든, 퍼포먼스 아티스트 실린드라 사파이어, 2003년에 합류한 메이플 비가 그 멤버다. 이들이 발표한 1997년 데뷔앨범 ‘Salva Nos’는 영국 클래식 차트 1위에 올랐으며, 1998년에 발표한 ‘Worlds Blysse’는 미디벌 베이브스의 최고 앨범으로 꼽힌다.

    새 앨범 ‘Mirabilis’를 듣노라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 8명의 여성이 표현하는 유혹의 목소리는 풍성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미디벌 베이브스는 타이틀곡인 ‘Star of the Sea’를 중세 영어, 라틴어, 콘월 지방어, 중세 이탈리아어, 16세기 스웨덴어 등 다양한 언어로 노래한다. 특히 중세 음유시인의 노래였지만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노래로 더 유명한 ‘스카브로 페어’를 미디벌 베이브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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