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소리와도 같은 고음악을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룹, 미디벌 베이브스는 한국 음악팬들에게 그리 익숙하진 않다. 1996년 12인의 여성 멤버로 결성된 이 그룹은 훗날 8인조로 재편돼 지금에 이른다. 이들이 부르는 고음악은 단선율과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성부(聲部)탓에 단조롭지만, 한편으론 신비롭고 순수한 음향으로 현대인에게 여유와 안식을 선사한다.
리더인 캐서린 블레이크, 뉴질랜드 출신의 레이첼 반 애쉬, 작가와 연기자로 활동하는 마리 핀들리, 저음역인 알토를 담당하는 테레사 카셀라, 벨기에 출신인 오드리 에반스, 작가이기도 한 에밀리 오벤든, 퍼포먼스 아티스트 실린드라 사파이어, 2003년에 합류한 메이플 비가 그 멤버다. 이들이 발표한 1997년 데뷔앨범 ‘Salva Nos’는 영국 클래식 차트 1위에 올랐으며, 1998년에 발표한 ‘Worlds Blysse’는 미디벌 베이브스의 최고 앨범으로 꼽힌다.
새 앨범 ‘Mirabilis’를 듣노라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 8명의 여성이 표현하는 유혹의 목소리는 풍성하고 아름답게 다가온다.
미디벌 베이브스는 타이틀곡인 ‘Star of the Sea’를 중세 영어, 라틴어, 콘월 지방어, 중세 이탈리아어, 16세기 스웨덴어 등 다양한 언어로 노래한다. 특히 중세 음유시인의 노래였지만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노래로 더 유명한 ‘스카브로 페어’를 미디벌 베이브스의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