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호

기후변화 대응, 한화는 10년 빨랐다

[ESG‧사회적가치 경제를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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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2-11-2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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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류를 위해” 태양광발전 사업 도전

    • 삼성전자도 사용하는 한화 재활용 소재

    • 친환경 기술로 연간 10만t 탄소 저감 도전

    • ‘태양의 숲’ 캠페인으로 10년간 141㎢ 숲 조성

    * ‘ESG·사회적가치 경제를 살리다’ 특집은 2023년 1월호로 이어집니다.

    [Getty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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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컴파운드가 버려진 어망을 재구성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 [한화]

    한화컴파운드가 버려진 어망을 재구성해 플라스틱을 만드는 과정. [한화]

    한화는 10년 빨랐다. 2020년에 들어서야 대부분의 국내 기업은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것도 자발적이지는 않았다. 그린 택소노미, RE100 등이 도입되며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지 않는 기업은 살아남기가 어려워졌다.

    한화는 2011년부터 저탄소경영 성과를 환경단체와 공유해 왔다. 2012년에는 태양광발전 기업 큐셀(현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을 인수했다. 2011년 시작된 태양광 시장 침체로 도산한 업체였다. 국내외 애널리스트들은 한화의 큐셀 인수를 두고 ‘매력적이지 않은 거래’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하지만 김승연 한화 회장은 “태양광산업은 회사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와 인류에 기여하는 길”이라며 인수를 단행했다.

    환경에 대한 진심은 결과로 이어졌다. 한화솔루션은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업체로 거듭났다. 7월 18일 기준 시가총액만 6조1849억 원. 한화 계열사 전체 시가총액(21조 원)의 35%에 달한다. 기업이 환경보호 활동에 나서는 경우는 많지만 친환경 사업으로 성과를 내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한화는 10년 전에 지속 가능한 발전 방식의 필요성을 인식해 도전했고, 이 도전이 성과를 낸 셈이다.

    폐어망 주워서 스마트폰 소재로 재가공

    이후에도 한화는 다양한 친환경 기술과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친환경 플라스틱 환경제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포장필름 제조업체 디아이텍, 위생용품 전문기업 미래생활과 손잡고 친환경 포장재 개발에 나섰다. 버려진 플라스틱을 수집·분쇄해 재생 포장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문경원 한화솔루션 폴리우레탄 부문 사업부장은 “한 번 사용 후 대량 폐기되는 물류용 포장재를 재활용해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친환경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ESG 경영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의 자회사인 한화컴파운드는 해양 폐기물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를 개발했다. 폐어망에서 폴리아미드를 추출해 플라스틱을 만들었다. 한화컴파운드는 이렇게 만든 부품을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이 부품은 삼성전자가 2월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S22’와 최신형 태블릿 ‘갤럭시 탭 S8’, 노트북 ‘갤럭시 북2 프로’에 쓰인다.

    지난해 6월에는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PLA)으로 만든 포장재를 내놓기도 했다. 해당 소재는 전분을 발효해 만든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저절로 분해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내구성이 약하다. 한화컴파운드는 자체 배합 기술을 통해 PLA의 강도를 높였다. 이렇게 생산된 PLA는 SPC그룹의 포장재 및 일회용 식기를 만드는 데 쓰이고 있다.

    수소 발전으로 탄소 저감에도 앞장서

    한화임팩트의 수소 혼소 발전 기술의 핵심 부품인 터빈. [한화]

    한화임팩트의 수소 혼소 발전 기술의 핵심 부품인 터빈. [한화]

    한화임팩트는 수소를 발전 산업에 도입하고 있다. 2021년 3월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젠 에너지를 인수해 수소 혼소(混燒)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LNG와 수소를 함께 태워 발전 효율을 높이는 방식이다. 화력발전과 수소 발전의 과도기적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소 혼소가 상용화되면 천연가스 발전에 비해 탄소 배출량은 30% 줄어들고, 일산화탄소 등 대기환경 오염물질 배출도 줄일 수 있다.

    한화그룹은 신기술 개발 중에도 친환경을 놓치지 않는다. 한화솔루션의 합성 가스 개발이 대표적 예다. 포스겐 가스는 수소와 일산화탄소의 혼합기체로 폴리우레탄의 주 소재인 TDI(toluene d-amin)의 재료다. 그간은 전량 해외업체에서 포스겐 가스를 수입했으나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9월 개발에 나섰다.

    한화솔루션은 신규 포스겐 가스 개발 시설에 이산화탄소 재사용 기술을 도입했다. 포스겐 가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정제를 위해 높은 열을 가하게 된다. 이때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한화솔루션은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전량 회수해 다시 가스 생산에 투입한다. 장성무 한화솔루션 환경안전 실장은 “2024년까지 공정 내 가스의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재사용하는 공정 구축을 검토 중”이라며 “이 기술을 이용하면 연간 10만t의 탄소를 저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숲 보존 및 조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11월 국립공원공단과 ‘탄소중립 구현과 지속 가능한 자연 생태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화솔루션은 올해부터 지리산 침엽수 실태조사 및 복원을 위한 전문 인력 채용과 연구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태양광발전 설비 설치 예정인 북한산 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의 조감도. [한화]

    태양광발전 설비 설치 예정인 북한산 국립공원 생태탐방원의 조감도. [한화]

    이외에도 한화그룹은 북한산 국립공원 내 생태탐방원과 지리산 노고산 대피소에 최대 97kW 규모의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국립공원 내 고지대에 위치한 일부 시설은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자체 발전설비를 사용하는데, 이 시설이 대부분 경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공원 내 시설에 태양광발전 등 친환경 에너지 공급원을 확대하면 탄소 저감은 물론 대기오염으로부터 공원 생태계를 보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10년간 9개 숲 조성, 기후위기 적극 해결

    이구영 한화솔루션 대표는 “국립공원은 아름다운 자연 휴식처이자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미래자산”이라며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국립공원을 더욱 가치 있는 자산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협력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2011년부터 매해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캠페인은 한화그룹과 사회적 기업 트리플래닛의 협력 사업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국내외에 친환경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캠페인 시작 후 1년 만에 2012년 몽골 토진나르스 지역 사막화 방지 숲 조성을 시작으로 중국, 한국 등지에 지금까지 총 9개의 숲을 조성했다. 숲의 면적만 총 141㎡ 규모다.

    최근 조성한 숲은 강원 홍천군 내면 방내리에 있다. 부지 규모는 약 5만㎡. 탄소 흡수력이 높은 소나무와 낙엽송 1만2000그루가 모여 이룬 숲이다. 숲의 이름은 ‘탄소 마시는 숲:홍천’. 이름대로 연간 136.5t의 탄소를 흡수하고 530㎏의 미세먼지와 2000t의 산소를 정화할 수 있다.

    이태길 한화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은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은 한화그룹이 추구하는 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대표하는 캠페인으로 기업의 환경적 책임에 대한 인식 제고와 공감대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업을 지속해 기후변화와 환경문제의 해결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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