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호

카운트다운! 2017 | 차기주자 12强 직격인터뷰

“함께 일할 黨, 우리가 고른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입력2016-05-02 07: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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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 손 만져달라’는 엄마…변화 열망 컸다
    • ‘反文 효과’라니…야권 재편돼야 정권교체 가능
    • 대선? 지금은 3당 체제 만드는 게 과제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는 ‘신동아’ 지난해 2월호 인터뷰에서 “2014년 민주당과 합당 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웃복서에서 인파이터로 거듭났다”며 “싸울 때는 싸우겠다” 고 결기를 보였다. 정치적 승부처마다 ‘잽’만 날리며 머뭇거려 ‘비운의 아웃복서’를 자처하던 그가 화끈한 강펀치를 예고한 것.

    안 대표는 4·13 총선에서 제대로 주먹을 날리며 히어로가 됐다. 원내교섭단체(20석)도 안 될 거라는 주변의 냉소에 “죽어도 광야에서 죽겠다”며 야권 통합·연대 불가론을 밀어붙이더니 결국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정당투표 득표율 26.74%, 38석이라는 기대 밖 성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때 내건 ‘3당 체제 정립’ 약속도 지켰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비례대표 5석도 못 건진다고 했을 때 안 대표는 ‘당장의 이익을 위해 과거 정치와 연대하는 건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는 명분으로 당내 분란을 제압했다. 3당 체제 정립과 새정치 실현이라는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간 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유권자 악수 강도 세졌다”

    국민의당 정당투표 득표율이 갖는 의미는 크다. 제1 야당인 더민주당(25.54%)보다 높은 지지를 이끌어내며 새누리당(33.5%)에 이어 2위를 했고, 광주(53.34%)는 물론 전국에서 20% 안팎의 고른 지지를 받아 전국 정당 가능성을 보여줬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42.8%(비례대표 25명), 민주통합당이 36.45%(21명)를 얻었으니 각각 10%포인트 안팎의 양당 지지층을 빨아들인 셈. 안 대표의 펀치는 강했고, 존재감은 더욱 커졌고, 대권가도엔 탄력이 붙었다. 4월 15일, 그의 목소리엔 힘이 실려 있었다.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이 얼마나 큰지 실감했다.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유세 현장 풍경이 달라지더라. 초기엔 유세장 건너편에서 쳐다보던 유권자들이 투표일이 가까워오니 유세 차량 앞으로 모여들었다. 가까이에서 보고 들으려 했다. 악수의 강도도 갈수록 세졌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은 ‘얘 손을 만져달라’고 했다. 우리 아이의 미래를 위해 바뀌어야 한다, 그런 간절함이 전해졌다.”



    ▼ 호남을 석권했지만 수도권에선 2석에 그쳤다.

    “2월에 창당해 두 달 만에 선거를 치렀다. 출마 후보 선정도 더뎠고 당의 정책을 알릴 시간도 부족했지만 제1 야당(정당득표율)이 됐다. 수도권 세 곳(서울·인천·경기)의 정당지지율은 새누리당에 이어 2위였고, 서울은 새누리당과 거의 비슷했다(서울의 정당득표율은 새누리당 30.82%, 국민의당 28.83%). 대구에서 국민의당 후보를 1명 냈는데 대구·경북에서도 2위였다. 광주에선 50%를 넘었다. 정당 투표에 나타난 민심은 변화에 대한 열망이다.”

    ▼ 총선에서 야권 통합·연대 논란을 ‘진압’한 게 유효했다고 보나.

    “새누리당 ‘콘크리트 지지층’ 40%는 옴짝달싹하지 않으니 (정당 기호) 2번부터는 다 합치자는 주장인데,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민심을 못 읽어서야…참 한심했다. 민심은 안 보고 산수(算數)만 한다. 정치공학적으로만….”

    ▼ 새누리당 콘크리트 지지층의 민심을 읽었다?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는 박근혜 정부와 공천 파동에 실망한 합리적 개혁 보수인 분도 많다. 그분들은, 좀 거친 표현을 쓰면 ‘죽어도 2번(더민주당)은 못 찍겠다’고 한다. (우리라도) 독자 행보를 안 했다면 그런 분들이 마음 기댈 정당이 있었겠나.”



    “국회 중심축 될 것”

    ▼ 호남에서의 압도적 승리는 반(反)문재인 정서에 따른 반사이익이고 더민주당에 대한 심판이지, 국민의당을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의미를 축소하는 시각도 있다.   

    “호남의 민심은 한 사람(문재인 전 더민주당 대표)에 대한 것이 아니다. 세력에 대한 평가다. 야권이 재편돼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확고한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게 민심이다.”

    ▼ 3당을 만들어준 국민에게 새로운 정치문화를 보여줘야 할 텐데.

    “지금껏 국민은 안 보고 정당끼리만, 정치인끼리만 보고 싸우지 않았나. 국회에 가보니 그렇더라. 자기들끼리 싸운다. 우리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밀고 당기며 시간을 허비하는 대신 대화하고 타협하고 조정하며 일하는 국회를 만들 것이다.”

    ▼ 오늘 선대위 해단식에서 “국민의당은 단순한 캐스팅보터가 아니다. 국회 운영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38석으로 국회 운영의 ‘중심축’이 될 수 있겠나.

    “우리더러 캐스팅보터라고 하는데, 우리는 캐스팅보터를 넘어 국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각오가 돼 있다. 1, 2당이 정책을 제안한 뒤 우리가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니라 1, 2당보다 먼저 민생정책을 제안한 뒤 우리 정책에 동의하는 한 곳을 골라 일할 거다. 중심축이 될 수 있다.”

    ▼ 여러 현안 중에서도 민생 문제가 특히 심각하다. 오늘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원유철 의원은 “야당과 협치의 정치 시대를 열겠다” “안 대표의 일자리특위 구성 제안을 환영한다”고 했다.

    “현안이 아무리 많아도 정치의 중심은 민생 해결에 있어야 한다. 민생 문제를 가장 많이 논의하려 한다. 그동안 나는 당 내에서도 소수파였고 강경파 때문에 뜻을 이루지 못했는데, 이제 국회의 중심에 섰다. 1, 2당 거수기 노릇은 절대 안 한다. 우리가 민생정책을 주도할 것이다.”



    “공약 다 잊고…꼴 보기 싫었다”

    ▼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28석 중 23석)한 것은 안 대표에게 커다란 정치적 자산이 될 거 같다.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에서 2위로 올라섰는데(4월 13~14일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안 대표(16.7%)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10.9%)을 밀어내고 문재인 전 대표(22.0%)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금은…그간 약속한 대로 나의 관심사는 20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로 만들고,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데 꽂혀 있다. 정치의 근본적인 문제가 양당 구조에서 생기는 만큼 3당 체제 정립은 정말 중요하다. 국민께서 3당으로 만들어주셨으니 3당 체제를 정착시키는 게 과제다. 3당 체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이게 꽤 어렵다.”

    ▼ 그래서 양당에 ‘4·13 공약 평가이행추진 특별위원회’와 ‘미래 일자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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