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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치의 달인

맹모삼천지교 버려야 부모도 자식도 산다

사교육의 정치학

  • 이종훈 | 시사평론가 rheehoon@naver.com

맹모삼천지교 버려야 부모도 자식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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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학원의 조건

반 학부모 모임이든 무엇이든 궁극적 목적은 ‘자녀에게 좋은 학원을 붙여 성적을 올리는 것’이다. ‘학교교육 정상화’에 결코 부합하지 않지만 우리 사회의 현실이 이런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어떤 학원이 좋은 학원일까. 대개 두 가지 기준이 적용된다.

첫째, 자녀의 현재 실력에 잘 맞춰진 학원이다. 만약 자녀의 수학 실력이 중간 정도라면 좋은 학원은 그 정도 수준에 적합한 맞춤형 진도를 나가면서 상위권으로 차츰 끌어올려준다. 둘째, 핵심을 콕 집어 가르쳐주는 학원이다. 이런 학원은 아이들이 해당 과목에 흥미를 갖도록 해준다.

좋은 학원을 꼭 걸어 다닐 수 있는 동네에서만 찾을 필요는 없다. 학원 통학 거리보다는 학원 교육의 질을 더 우선하라는 이야기다. 학원을 계속 다니는데도 성적이 오르지 않으면 아이만 탓할 게 아니라 다른 학원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아이의 학창 시절은 의외로 빨리 지나간다.

‘학원 신화’의 교훈



필자가 아는 한 대기업 간부는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 산수학원을 잘 골라줘 재미를 봤다. 아들은 이후 산수-수학에 큰 흥미를 느꼈고 학원의 지도로 수학 논문을 써서 입상했다. 과학고 2학년 때 명문대 인기학과에 수월하게 합격했다.

필자와 친분이 있는 한 중앙일간지 기자의 아들은 경기도 일산에서 영어학원을 제대로 만났다. 덕분에 조기유학을 안 보내고도 영어회화를 잘하게 됐고 토플 점수도 높아 미국 명문대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다.

이런 ‘학원 신화’는 우리 주변에 널렸다. 교훈은 ‘좋은 학원을 붙여주면 아이의 공부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학원과 관련한 부모의 정보력과 판단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싱글 대디의 각성

이혼이 늘면서 홀로 자녀를 키우는 싱글 대디도 늘고 있다. 이들은 대개 엄마들 중심인 반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기도 어렵고, 그렇다보니 생생한 사교육 정보를 얻는 데 뒤처진다. 이들은 또한 자녀에게 무관심하다. 자신이 엄마 역까지 해야 함에도, 자녀 교육에 극성맞은 아빠를 잘 찾기 힘든 우리 사회 분위기에 편승하는 것이다. 대신 이들은 ‘친구 같은 아빠’를 지향한다. 그러나 싱글 대디는 ‘내가 이혼하는 바람에 내 아들·딸이 정보력 부족으로 공부에서 크게 뒤질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이런 각성이 있어야만 비로소 행동이 나온다.

부부 간 역할분담

일반 가정의 경우 부부 간 역할분담이 치밀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라고 하더라도 자녀 관리는 보통 엄마 몫이다. 엄마는 돈 버는 일에 더해 주부 노릇까지 해야 한다. 공정하진 않지만 현실이 이러하므로 분발하지 않으면 아이 교육에서 전업주부를 따라가기 힘들다. 남편은 아내가 전업주부이든 워킹맘이든 짐을 덜어줘야 한다. 자녀 교육에 대한 엄마의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몸으로 때워라

그러나 아빠는 자녀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학원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다. 이런 데도 자꾸 의사결정에 개입하면 분란만 일으킬 수 있다. 결국 몸으로 때워야 한다. 늦은 저녁 학원에서 자녀를 데리고 오는 일, 이 학원에서 저 학원으로 이동시키는 일, 중간에 자녀에게 밥을 챙겨 먹이는 일을 마다해선 안 된다. 자녀를 위해 웹서핑으로 정보를 수집해주는 일, 이런저런 체험 프로그램을 알아보고 주말에 데리고 다니는 일도 요즘 아빠들이 해야 할 일이다.

사교육은 엄마가 맡고 아빠는 입학 정보에 주력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성적을 잘 받도록 하는 일은 아내가, 일단 받은 성적을 토대로 어떤 대학에 지원할지 결정하는 일은 남편이 전담하는 식이다. 남편이 수집한 대학별 정보를 토대로 사교육 프로그램을 재설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종의 톱다운 방식이다.

맹모삼천지교 버려야 부모도 자식도 산다

서울 대치동 학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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