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랑 남은 한 장의 달력
무슨 일 어떻게 하며 한 해를 보냈던가?
돌아보니 뽀얗게 내리는 눈발에
하얗게 덮여버린 들판처럼
모두 파묻혀 아무 색도 찾을 길 없다.
기쁘고 즐거워 가슴 따뜻했던 붉은색 있었고
외롭고 허전함에 파랗게 질린 형광색 있었으며
때로는 저무는 인생에서 낭만을 음미하여
푸근함과 행복을 주는 환희의 황금빛도 있었으련만
이제 돌아보니 모두가 한 가지 색이었음을….
헤쳐보려 해도 모두가 하얗게 덮여버린 들판처럼
뽀얗게 묻혀버린 지난날은
무지개색 어느 것도 찾을 수 없는 채
아련한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