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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스포츠 리더學’

‘외계인’ 선수군단… 군림의 카리스마 지고 ‘맏형님’ 뜬다

진화하는 ‘스포츠 리더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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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감독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우주인’ 선수들과 매순간 살을 비비대야 한다. 이들을 이끌고 싸워서 이겨야 한다. 패배는 곧 ‘목이 달아남’이다. 절박하다. 좋든 싫든 선수와 한마음이 되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 감독은 선수의 마음을 낚아야 하고, 선수는 감독의 뜻을 읽어야 한다. 옛날 방식으론 새로운 사람들을 끌고 갈 수 없다. 잘나가는 프로 스포츠 감독 10인의 리더십 분석기.
진화하는 ‘스포츠 리더學’
“나는 인의 장막을 쳐놓고 거드름을 피우지 않았다. 말단 병사도 나를 부를 때는 이름만 부르면 됐다. 나는 내 뺨에 화살을 쏜 적이나 포로까지 만나 함께 일하려고 애를 썼다. 나는 사나이답게 호탕하게 살았으므로 그것으로 족하다.”(칭기즈 칸)

영화배우 최민수의 눈빛은 강렬하다. 검은 정장차림에 목을 꼿꼿이 세우고 목소리를 낮게 깔면 그야말로 ‘짱’이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카리스마가 대단하다고 말한다. 도대체 카리스마란 무엇인가. 최민수는 말한다.

“카리스마란 가슴속에 칼이 들어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칼이 가슴 밖으로 나오는 순간 카리스마는 사라진다.”

원로배우 이순재는 고개를 젓는다.

“배우의 카리스마란 역할의 카리스마일 뿐이다. 결코 개인의 카리스마가 아니다. 그 배우에게 카리스마가 있다 없다 하는 것은 관객이 판단한 일이다. 스스로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하면 그건 함정에 빠지는 것이다.”



‘국민감독’ 김인식 “다 내 탓이야”

진화하는 ‘스포츠 리더學’
모르겠다. 어쨌든 최민수는 최근 불미스러운 일로 하루아침에 ‘우스운 카리스마’의 주인공이 돼버렸다. 그의 말대로라면 ‘가슴 밖으로 칼을 드러낸’ 탓이다. 그는 요즘 어느 산속에서 ‘자숙하겠다’며 홀로 컨테이너 생활을 하고 있다. 과연 그의 카리스마는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따뜻한 카리스마’의 리더가 뜨고 있다. ‘나를 따르라’는 식의 ‘강골 리더’는 점점 빛을 잃고 있다. 강골 리더는 추진력이 강하고 그때그때 대응이 빠르다. 그는 조직의 슈퍼맨이요 영웅이다. 웬만한 위기에는 눈도 깜짝 안 한다. 칼 같은 판단력과 단호한 결단력은 누가 봐도 혀를 내두를 만하다. 하지만 강골 리더도 사람이다. 자아가 강하다. 자칫 독선에 빠지기 쉽다. ‘도’ 아니면 ‘모’식의 충동적 정책을 좋아한다. 조직도 그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다. 문제가 생기면 모두가 그만 쳐다본다.

넬슨 만델라는 세계 최고의 카리스마 지도자다. 그는 24년간이나 감옥생활을 하다가 풀려났다. 하지만 그는 봄바람처럼 부드러웠다. 눈에 살기라고는 티끌만큼도 없었다. 감옥에서 나와 그의 동포들 앞에서 한 첫마디도 한없이 겸손하기만 했다. “저는 선지자가 아니라 여러분의 하찮은 종으로 이 자리에 서 있습니다”라며 ‘국민의 종’임을 자처했다.

프로야구 한화의 김인식 감독은 절대로 선수 탓을 하지 않는다. 설령 선수가 번트를 대지 못해 지더라도 “다 내 탓이여~” 한마디하고 끝이다. 감독이 잘못 가르쳐서 그랬으니 당연히 감독 탓이라는 논리다. 그는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완전무결한 선수도 없다고 본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또한 실수한 선수는 그 누구보다 크게 자책하고 있을 텐데, 거기에다가 감독이 왜 또 소금 뿌리는 말을 하느냐며 입을 다문다.

그렇다고 김인식 감독에게 카리스마가 없는 건 아니다. 8개 구단 그 어느 감독보다 카리스마가 강하다. 다만 그 카리스마가 부드럽고 따뜻할 뿐이다. 팬들은 언젠가부터 그를 ‘국민감독’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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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동아일보 스포츠 전문기자 m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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