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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로켓 발사 이후, 한반도 어디로 가나

대화 구걸용‘3억달러’北 로켓쇼…美‘선의의 무시’로 대응할 듯

북한 로켓 발사 이후, 한반도 어디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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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북미 간 ‘시끄러운 외교’ ‘조용한 외교’의 엇박자 이어질 듯
  • ● 한·미·일 vs 북·중·러 대결 가능성 낮아
  • ● 개성공단 사업 중단은 남북 모두에 큰 손해
북한  로켓 발사 이후, 한반도 어디로 가나

사진 왼쪽부터 김병로 남성욱 백승주 정형곤

● 일시 : 2009년 4월9일(목)

● 장소 :서울 중구 태평로 코리아나호텔

● 사회 : 백승주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장/ 미래연 평화통일전략센터장

● 참석 : 남성욱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

김병로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연구교수/ 미래연 평화통일전략센터 연구위원



정형곤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미래연 평화통일전략센터 연구위원

로켓 발사 이후 북한은

백승주 4월5일 북한이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일부에선 북·미 대화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북한이 2차 핵실험, 3차 장거리 로켓 실험에 나서리라고 봅니다. 반대로 북·미 간 물밑대화가 이뤄지면서 6자회담이 재개되리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향후 북한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 궁금합니다. 남성욱 소장께서 먼저 말씀해주십시오.

남성욱 북한은 관망하는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외교적으로도 노력할 겁니다. 4월9일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하면서 김정일 3기 체제가 출범했습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내부 단속에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유엔(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내부 단속을 강화하면서 물밑 접촉을 통해 미국의 의도를 떠볼 것으로 예측됩니다. 적어도 6월까지는 외교적 행보에 주력할 겁니다. 미국이 3/4분기 들어서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북한이 긴장 수위를 높이는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2차 핵실험이라는 단어를 섣불리 거론하기는 어렵습니다만 핵불능화 합의를 파기, 원상 복구하고 핵물질 제조에 나서는 등 단계별로 긴장을 높일 가능성은 있습니다.

백승주 정형곤 박사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정형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북·미 간 대화 재개가 일종의 목표였다고 할 수 있겠죠. 남성욱 소장께서 말한 것처럼 물밑접촉이든, 다른 형태든 북한은 미국과 대화를 시도할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대북정책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대북정책과 관련해 의견을 분명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일정 기간 북한을 탐색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도 2차 핵실험은 자제할 것 같고요.

김병로 정형곤 박사께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고 했는데 일반적으로는 ‘로켓 발사’라는 말을 쓰고 있습니다. 안보리의 북한 제재안 채택 여부에 따라 북한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여겨집니다. ‘미사일 발사’라면 유엔제재가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번 행동을 ‘인공위성을 탑재한 로켓 발사’라고 공식화하면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안을 채택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중국, 러시아가 바로 그런 차원에서 제재에 반대하고 있고요. 안보리 논의가 흐지브지 끝난 다음에 일본, 미국이 개별적으로 북한을 제재하더라도 북한이 크게 반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기 전에 미국에 인공위성 관련 내용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게 사실이라면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두고 그런 조치를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북한은 당분간 긴장을 고조시키는 추가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백승주 세 분 모두 북한이 단기적으로는 긴장을 고조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군요. 북한의 향후 행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태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띨 것 같습니다. 미국은 지금 유엔제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실제로 제재를 원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한·미·일 공조 틀을 유지하고자 겉으로만 제재를 말하고 있을까요? 미국의 속마음도 궁금합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강력 제재’ 양상을 띨까요? 아니면 대화와 보상을 강조하는 형태로 나타날까요?

남성욱 미국과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게 핵심 목적이었다면 북한이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고 봅니다. 너무 서둘렀어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강경하고 직접적인 외교(tough and direct diplomacy), 핵무기 없는 세계(nuclear weapon free world)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정권을 잡았습니다. 그러나 정책을 실행하려면 인물을 정하고 기존정책을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재까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의 군축 담당 차관보도 그렇고요. 상원 인준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어요. 부시 행정부도 임기 첫해 6월이 돼서야 대북정책에서 대안을 마련했습니다.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에 숨 돌릴 틈도 주지 않고 로켓을 발사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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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송홍근│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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