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호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현장에서 해결책 찾는 산업정책 전문가

  • 박형준(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입력2008-05-16 1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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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우 중소기업청장
    올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레미콘, 주물(鑄物) 관련 중소기업체들은 3월 들어 무기한 생산 중단, 납품 중단을 발표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대기업들이 납품단가를 현실화해주지 않는 한 단체행동을 끝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정부 기관인 중소기업청의 홍석우 청장이 나섰다. 3월21일 홍 청장은 중소기업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았다. 홍 청장이 임명된 지 보름이 지나지 않았을 때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홍 청장을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계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차원에서 단체행동을 끝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 청장으로선 행운이다.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큰일이 터져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정부 기관의 수장(首長)으로서 뚜렷한 해결책이 없어 더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홍 청장에게 맡겨두어도 잘해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꽤 많다. 홍 청장은 지방중소기업청장을 두 번이나 지낸 중소기업 전문가다. 중기청장으로 임명되자마자 인천 남동공단을 방문해 원자재 가격 급등의 현황을 챙겼다. 중기중앙회를 방문하기 전날도 충청 지역의 레미콘 업체를 직접 방문해 현장의 어려움을 들었다. 그는 일이 터지면 현장을 방문해 해결책을 찾는다. 이 때문에 중기청장으로 내정됐을 때 ‘가장 적임자를 뽑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홍 청장은 1979년 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상공부(현 지식경제부)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상공부 사무관부터 시작해 무역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통상 및 산업정책 전문가다. 2002년 부산·울산지방 중소기업청장을, 2004년 대구·경북지방 중소기업청장을 각각 지내 중소기업의 실무에도 무척 밝다.

    홍 청장은 차관급 기관으로는 드물게 이명박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했다. 청장으로 임명된 지 약 일주일 만이었다. 그만큼 속성으로 모든 업무를 파악한 것. 홍 청장은 “새 청장이 오면 부하직원들이 청장 교육시키는 데 2, 3개월을 보내면서 편하게 지내기 마련”이라며 “하지만 신임 청장이 대통령 업무보고 때문에 일주일 만에 속성으로 업무를 다 파악했기 때문에 앞으로 직원들이 좀 괴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그와 함께 일했던 부하직원들은 홍 청장을 무척 믿고 따른다. 부하직원들을 격식을 따지지 않고 편안하게 대해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텁다. 부드러운 성격에 매너가 좋아 ‘영국 신사’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클랙식 음악 감상을 취미로 즐기며 판소리에도 관심을 갖는 낭만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업무를 추진할 때에는 무서운 결단력을 보이고 소신 있게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다. 이 때문에 새 정부의 유력한 지식경제부 차관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중기청장이 돼 임명장을 받기 전까지 이명박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었다. 이 때문에 홍 청장은 오직 실력과 리더십으로 평가받은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洪錫禹

    생년월일 : 1953년 6월17일

    출생지 : 충북 청주

    학력 : 경기고, 서울대 무역학과,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정책학 석사, 성균관대 행정학 박사

    경력 : 행정고시 23회, 상공부 행정관리담당관실 사무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파견 근무, 주미대사관 상무관, 부산울산지방 중소기업청장, 대구경북지방 중소기업청장, 산업자원부 홍보관리관, 중소기업청장

    역서 : ‘최상의 팀 만들기’ ‘지성과 감성의 협상기술’

    상훈 : 대통령표창, 미국 메릴랜드 주지사의 ‘Governor's Award for Civil Serv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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