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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증시 2000 시대’ 예측한 장득수의 ‘제2 예측’

“2012년까지 지수 5000 간다, 4:3:3 전략으로 대응하라”

2년 전 ‘증시 2000 시대’ 예측한 장득수의 ‘제2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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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아’ 2005년 4월호에서 최초로 구체적 근거를 들어 증시 2000 시대를 예측한 장득수 슈로더 투자신탁운용 자산운용본부장이 신동아 독자를 위해 2년 만에 다시 예측 보고서를 내놓았다. 놀라지 마시라. 그가 전망한 5년 후의 코스피지수는 5000이다. 한 번은 맞고, 한 번은 틀리는 것이 증권시장의 룰이라지만, 전문가 세계에서 한 번의 실언(失言)은 곧 퇴장을 의미한다. 그가 이런 위험을 무릅쓰고 상승장을 예언하는 이유, 그리고 시장에 나타난 새로운 조류 분석!
2년 전 ‘증시 2000 시대’ 예측한 장득수의 ‘제2 예측’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2005년 2월28일 코스피지수는 ‘분명히’ 1000을 넘어섰다. 2000년 1월4일 1059에 도달,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5년2개월 만이었다. 시장은 술렁였다. 과거 20년 동안 그랬듯 지수 1000이 한국 증시의 한계라는 비관론이 나왔다. 반면 이제부터 한국 증시는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왔다. 주식시장은 그해 3월 내내 등락을 거듭했다.

‘그냥 올라?’

그때 나는 확신에 차 있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신동아 2005년 4월호 “강세장은 새벽이슬처럼 찾아온다, 지금이 새벽이다” 종합주가지수 3년 내 2000 갈 수밖에 없는 이유).

하지만 다니던 회사에서도, 가족들도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집사람은 “주가 올라간다는 글만 쓰지 말고, 집에 돈이나 많이 가져오면 좋겠다”고 불만을 늘어놓기도 했다. ‘자본론’을 쓴 카를 마르크스의 어머니가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 살림에도 아랑곳없이 글만 쓰고 있는 아들에게 “카를, 자본 얘기는 그만 하고 집에 자본을 좀 가져오면 안 되겠니?”라고 했던 일화가 떠올랐다.

그로부터 2년이 조금 지난 2007년 6월, 한국 증권시장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침없이 상승해 지수 2000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셀 수 없이 많다. 이유를 찾기 어려울 때는 ‘그냥 오른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2년의 상승은 정부의 주장처럼 경제를 잘 운용해서 오른 것이 아니다. 외국인이 열심히 사서 오른 것도 아니다. 그냥 전세계가 올랐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는 2000년 IT 버블 붕괴와 2001년 9·11테러의 아픔을 딛고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높은 실업률과 경쟁력 약화로 노쇠한 유럽도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자원 외에는 별다른 경쟁력이 없는 브라질이나 멕시코 같은 남미 시장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3~4배 이상 올랐다. 또 증시 후진국에 속했던 2006년의 인도, 2007년의 중국은 유례없는 증시 호황에 즐거운 비명을 질러댔다. 주가는 왜 이렇듯 전세계적으로 꾸준히 오르는 것일까. 앞으로 증시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2000년 이후 전세계 경제는 3개 대륙권이 서로 다른 역할을 담당하며 성장했다. 소비를 담당한 미국, 생산을 담당한 중국과 인도, 그리고 생산을 위한 원자재를 공급하는 남미와 중동. 오래전부터 무역적자, 재정적자에 시달려도 미국 소비자들은 2000년까지 주가 상승에 힘입어 열심히 먹고 입고 썼다. 저금리에 따른 집값 상승과 이에 따른 소득효과로 소비욕을 늦추지 않고 있다.

굴뚝주(株)의 복수

여기에 엄청난 인구와 저임금을 바탕으로 중국과 인도가 전세계의 생산기지로 자리잡았다. 단순한 수공업 제품에서 첨단기술 제품까지 전세계 소비자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 엄청난 수출로 막대한 무역흑자도 일궈왔다. 이러한 제품 생산을 위한 석유, 구리 같은 원자재를 공급하는 남미 국가들은 치솟는 원자재 가격에 편승, 큰돈을 벌었다. 세 개의 거대한 경제권이 각자의 영역에서 부를 축적했고 경제를 일으켰다.

이 구도에서 일본은 낮은 엔화를 바탕으로 수출에 주력했다. 그리하여 1980년대 말 부동산과 주식 거품 붕괴 이후 침체된 경제를 회생시켰다. 한국도 중국의 호황에 편승해 철강, 조선, 화학, 기계 등 주요 전통산업이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이러한 경제 호기는 2000년부터 지속된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유동성과 맞물렸다. 2000년 기술주(株) 거품의 충격이 잊히기 시작한 2003년부터 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미국, 유럽 같은 선진국은 물론 남미와 아시아 각국의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 증권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코스피지수 2000에 근접하는 과정에서 한국 증권시장은 몇 가지 특징적인 양상을 나타냈다. 첫째는 주가의 양극화가 심화됐다는 것. 과거처럼 주가가 오르면 모두 오르고, 빠지면 동반 하락하는 장세에서 벗어났다. 종목별로 실적이나 이슈, 재료에 따라 오르내림이 교차하는 차별화 장세가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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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득수 슈로더투자신탁운용 자산운용본부장 duksoo.chang@schro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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