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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40대, 재테크 패러다임 바꾸기

10% 수익률로 10년 모아 10년 굴려라

대한민국 40대, 재테크 패러다임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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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마다 이렇다 할 원칙도 없이 단기 수익률이 높은 재테크로 몰려든다. 그러나 수익률이 높은 재테크는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나이가 들면서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최근 ‘대한민국 40대, 재테크를 버려라’를 출간한 금융 컨설턴트 조경만씨는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조언한다. 재무설계를 통해 인생의 큰 목표들을 먼저 정한 뒤 공인된 재테크를 통해 작은 소득도 꾸준하게 나오도록 하는 것이 성공의 길이라는 것.
대한민국 40대, 재테크 패러다임 바꾸기
얼마 전의 일이다. 모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강의를 끝낸 직후였는데,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주부가 다가와 “잠시만 짬을 내달라”면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서울 강북에서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중학생, 초등학생 두 아이를 데리고 그런대로 편안한 생활을 누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반에서 1, 2등을 다투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좋은 학군을 찾다가 목동으로 눈을 돌렸고, 살던 아파트를 팔고 아파트 전세를 구해 이사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자 ‘예상했지만 별일 없이 되기를 기대한 문제들’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이 되지 않았는지 반에서 10등 안팎으로 밀려났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소득의 40%를 넘나드는 높은 사교육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았다.

게다가 튼튼한 버팀목이던 남편이 “1~2년 내에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회사생활이 순탄치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말로만 듣던 명예퇴직을 하든지 아니면 지방근무를 감수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뿐 아니었다. 부유한 동네라 그런지 소비수준도 이전과는 차이가 있었다. 아직은 쓸 만한 자동차도 주위 사람들 수준에 맞추려면 ‘업그레이드’해야 할 것 같고, 옷도 아무거나 입고 다닐 수 없는 분위기였다. 시댁에라도 가는 날이면 ‘대기업 부장으로 잘나가는 아들하고 살면서 왜 만날 죽는 소리만 하냐’는 식으로 눈총을 주는 시댁어른들 때문에 스트레스는 더욱 커졌다.



집값 상승은 허탈감을 더욱 크게 했다. 그동안 전체적으로 집값이 오른 탓에 강북에서 그대로 살았다면 적지 않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전세인 까닭에 그마저도 그림의 떡이었다. 자녀교육, 소비 수준, 남편의 미래, 시댁의 눈치, 돈 벌 기회를 놓쳐버린 상실감 등은 이 40대 중년여성의 마음을 너무나 무겁게 짓눌렀다.

인생 꼬이게 하는 ‘철새 재테크’

이는 그런대로 열심히 살아가는 대한민국 40대 가족의 흔한 자화상이다. 이처럼 현실적으로 40대의 중심 화두는 역시 돈이다. 그러다 보니 저마다 주식이나 부동산 등 이러저러한 재테크 열풍에 편승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 단기 수익률에만 관심을 보인다는 점이다. 그래서 원칙도 없는 ‘철새 재테크’에 뛰어든다. 3~4년 전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 투자 열기, 최근 1~2년 간의 펀드 열풍이 그런 것들이다. 인생이 계획한 대로 잘 풀리면 다행인데, 앞서 예를 든 가정처럼 자꾸만 꼬이는 수가 참으로 많다.

20, 30대는 급변하는 금융환경이나 다양한 재테크 인기상품들을 민첩하게 모니터링하면서 상대적으로 잘 따라가지만 40대 이후는 적응력이 떨어지고 자신이 ‘왕따’나 외톨이가 된 느낌을 갖기 쉽다. 한마디로 머리도 몸도 마음도 경제력도 안 따르는 상황에 놓이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이다. 적어도 앞으로 10년은 일할 수 있는 나이다. 그동안 열심히 모아 자녀교육을 마치고 돈도 불려서, 60대 중반쯤의 실제 은퇴기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들에게 ‘10-10-10’ 전략을 제안한다. 투자 개념을 잘 이해하고 제대로 연습해서 연 10%의 수익률로 자녀교육을 마치는 제1 은퇴기까지 10년 동안 돈을 모으고, 그 후 10년 동안 돈을 굴리자는 것이다. 월 30만원, 50만원을 갖고도 적지 않은 금액의 노후자금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는 재무설계를 통해 구체화할 수 있다.

재테크와 재무설계를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다. 재테크는 시대와 환경 변화에 맞춰 자주 바꿀 수 있는 테크닉이지만, 재무설계는 인생의 큰 목적이나 목표를 정하는 일이다. 즉 재테크는 단기의 효과적인 방법이나 상품을 찾는 것이지만, 재무설계는 크게 멀리 보는 것이다. 재테크는 나무를 보는 것이고, 재무설계는 숲을 보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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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만 금융 컨설턴트, 엉클조 아카데미 원장 junclej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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