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 2위 부자인 워런 버핏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오른쪽)이 2007년 5월 미국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브리지 게임을 즐기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이사인 게이츠 회장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마하를 방문했다.
지혜의 寶庫 ‘주주 서한’
버핏이 매년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은 투자자에게 지혜의 보고로 통한다. 버핏 특유의 소박한 유머가 행간마다 숨어 있는 이 서한은 주주들에게 경영 현황을 보고하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삶의 지혜와 투자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버핏을 따라 하는 투자자가 워낙 많다 보니 버핏은 자신의 투자 노하우에 대해 특허를 신청하기도 했다. 물론 기각됐지만 말이다.
지난 2월29일(현지 시간) 발표된 ‘2007년 주주 서한’은 소박하기 그지없다. 간단한 표와 일목요연한 글말고는 시각효과를 노린 도형 하나 없다. 늘 그렇듯이 섬유회사였던 버크셔 해서웨이를 인수한 뒤 투자회사로 바꾸어놓은 1965년부터 현재까지의 수익률 테이블이 이 서한의 맨 앞을 차지한다. 1964년부터 2007년까지 버크셔 해서웨이의 누적 수익률(장부가치 기준)은 무려 40만863%였다. 만약 1964년에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1000만원어치를 샀다면 지금 그 가치는 400억원이 넘는다는 얘기다. 연평균 수익률은 21.1%. 반면 같은 기간 벤치마크 수익률 혹은 시장 수익률로 불리는 S&P 500지수는 10.3%다. 버핏은 지난 41년 동안 시장 수익률을 10.8%포인트나 초과 달성했다.
버핏이 주주서한 앞면에서 복리 수익률을 언급한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버크셔 해서웨이가 걸어온 길을 주주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도가 첫 번째일 것이다. 하지만 의미를 확장해보면 장기 투자에서 복리 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 수익률 테이블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가치를 41년간 연평균 21.1%로 불려온 투자 결과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투자로 부자가 되는 비결은 장기 투자를 통해 복리 효과를 최대한 내 편으로 만드는 데 있다. 버핏은 복리 효과에 대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1540년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그림을 2만달러에 사들였다. 만일 그가 같은 액수를 세금 공제 후 6%의 수익률에 투자했다면 1964년 무렵 그의 자산은 1000조달러(1,000,000,000,000,000)가 됐을 것이다.” |
“나는 투자가가 아니라 사업 분석가”
버핏은 투자가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사업분석가로 규정한다.
“저와 찰리(버핏의 파트너로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회장)는 사업분석가입니다. 우리는 시장분석가도, 거시경제 분석가도, 심지어 증권 분석가도 아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