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 M&A전은 지난 3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개시했으며, 조만간 매각 주간사 선정을 위한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하면서 가열되기 시작했다. 대우조선은 산업은행과 한국자산관리공사가 각각 31.3%와 1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인수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8월까지 선정한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대우조선 인수전이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그만큼 이 회사가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는 최적의 매물인 데다,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매머드급 인수합병 대상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의 시가총액은 6월13일 기준 7조5000여억원으로 산은과 한국자산관리공사를 합친 지분이 50.4%인 것을 감안하면 당장 최소 3조7500억원이 있어야 인수할 수 있다. 여기에 조선업이 2010년까지는 활황일 것으로 예상돼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도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기 산업은행 이사는 “수주물량 등을 고려할 때 대우조선의 상황은 지난해보다 좋은 만큼 당장 주가가 좋지 않더라도 본질적인 기업가치가 경영 프리미엄에 반영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제값을 받아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적이 있다. 시장에서는 주식가치와 경영권 프리미엄을 합해 최대 8조원을 쥐고 있어야 인수가 가능하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게다가 대우조선은 현금창출 능력이 뛰어나 꾸준히 이득을 안겨주는 캐시카우(cash cow)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7조1048억원 매출에 3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2010년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1조원과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현재 대우조선이 갖고 있는 현금성 자산만도 2조원에 육박해 인수 후에 본전 찾기는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M&A 시장의 큰손, 포스코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포스코의 대우조선 인수설은 이미 2006년 8월부터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포스코 고위층이 산업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대우조선 인수를 검토했다는 루머가 시장에 급속히 퍼지면서 유력한 인수대상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포스코는 “대우조선 인수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는 짤막한 조회공시를 통해 공식입장을 밝히고 시장상황을 관망했다. 다만 “사업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여지를 남겨뒀다.
그러다 지난해 4월 이동희 포스코 부사장이 1분기 실적 기업설명회에서 “대우조선 인수에 관심이 있으며 가격이 문제”라고 말하며 루머를 사실로 인정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 포스코는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발언을 통해 대우조선 인수 의지를 확실히 드러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직접 나서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인수에 관심있는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구체화하면서 인수전에 불을 댕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