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호

부동산, 경매로 사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3가지

[허준수 변호사의 ‘법·알·부·보’(법을 알아야 부동산이 보인다)] ‘싸게 사는 것’보다 ‘위험 권리·비용’ 확인 더 중요

  • 허준수 변호사

    입력2026-07-09 07: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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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① ‘말소기준권리’ 확인 후 갚을 돈 없는지 확인

    • ② 유치권, 법정지상권, 분묘기지권 얽힌 부동산은 피해야

    • ③ 매각 대금 납부 후 6개월 안에 인도명령 신청

    • ‘0’ 하나 잘못 써 10배 가격 낙찰돼도 무효 못해

    • 점유자 보내고 인도까지 마쳐야 부동산 취득 가능

    서울 강남구의 한 경매 학원에서 입찰 방법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동아DB

    서울 강남구의 한 경매 학원에서 입찰 방법을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동아DB

    경매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맨 처음 떠올리는 것은 사람마다 제각각 다르다. 누군가는 영화 속 고가의 골동품과 미술품 경매를, 누군가는 재테크의 수단으로 부동산 경매를 생각한다. 경매(競賣)의 사전적 뜻은 매도인이 다수의 매수 희망자에게 매수 신청을 받아, 최고가격 내지는 경매 조건에 부합하는 가격을 제시하는 신청인에게 매도하는 매매 방법이다. 

    경매는 방식도 다양하고 대상도 여러 가지다. 부동산 경매 외에도 우리 일상 속 예술, 금융, 정부 자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예술적 가치나 희소성 있는 물건을 다루는 경매는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는다. 고가의 회화, 조각, 고미술품에서부터 클래식카, 유명 스포츠 선수의 유니폼 등이 그러하다. 경매의 특이점은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고, 구매자들의 심리와 소장 욕구에 따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데 있다. 

    반대로 부동산 경매는 감정가액이라는 기준 가격이 있고, 법으로 규정된 절차에 따라 엄격히 관리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번에는 부동산 경매에서 재산상 손해를 입지 않기 위해 입찰할 때 특별히 확인해야 할 점, 주의할 사항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말소기준권리’

    부동산 경매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취득할 기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일반 물건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점에 현혹돼 정확한 권리 분석 없이 매수한다면 모든 책임을 떠안게 돼 재산상 손해를 입을 염려가 있다. 따라서 경매로 부동산을 매수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권리 분석이다. 정확하고 올바른 권리 분석이 전제돼야만 예측하지 못한 손해를 방지할 수 있다. 경매를 통해 ‘물어줘야 할 돈이나 권리가 있느냐’ ‘있다면 얼마인가’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고, 결국 이것은 재산상 이익과 직결된다. 보통의 경우 부동산이 경매로 낙찰되면 그 부동산에 존재하던 권리는 낙찰로 인해 소멸한다. 그러나 낙찰 후에도 소멸하지 않고 그대로 낙찰자에게 인수되는 권리도 있다. 이와 같이 낙찰자에게 그대로 인수되는 권리와 말소될 권리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는 권리를 흔히들 ‘말소기준권리’라고 한다. 엄밀히 말해 ‘말소기준권리’라는 표현은 법률용어는 아니다. 다만 경매에서 개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실생활에 많이들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말소기준권리의 예를 살펴보자. 근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이 경매에 넘어갈 경우, 임차인의 전입일자와 근저당권 설정일의 선후관계가 중요하다. 이때 근저당권은 말소기준권리가 된다. 임차인의 전입일자가 근저당권 설정일보다 늦다면, 임차인은 낙찰자에게 대항할 수 없고 임차권은 소멸한다. 반대로 전입일자가 근저당권 설정일보다 앞선 임차인은 대항력을 가지므로, 낙찰자는 그 임차권을 인수해야 한다. 

    부동산 경매 참가자가 입찰에 참여할 부동산의 권리를 분석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부동산 경매 참가자가 입찰에 참여할 부동산의 권리를 분석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말소기준권리가 되는 권리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저당권이다. 저당권 이외에도 사안에 따라서 압류, 가압류, 그 밖에 담보가등기 등이 말소기준권리가 될 수 있다. 말소기준권리, 정확히는 등기부상 최선순의 권리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우선적으로 찾아내 이를 기준으로 먼저 설정돼 낙찰자가 인수해야 하는 권리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 바로 권리 분석이다. 앞서 언급했듯 최선순위 근저당권보다 먼저 전입신고를 마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존재하는 경우, 해당 임차인이 배당 요구를 하지 않았거나 배당절차에서 보증금을 전액 변제받지 못했다면, 낙찰자는 미변제된 임대차보증금을 그대로 인수해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경매 입찰에 참여할 때는 이처럼 낙찰 후 인수해야 할 권리와 그 금액이 있는지를 사전에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 또 해당 금액을 낙찰가에 반영한 실질 취득 비용 기준으로 입찰가를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당권과 임차권만 문제 되는 부동산은 권리관계가 비교적 단순한 편이다. 특수한 권리인 유치권(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이 해당 부동산에 관한 채권 변제기가 지났음에도 돈을 다 받지 못해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상황), 법정지상권(건물과 토지의 주인이 다를 때 건물주가 토지소유자의 건물 철거를 막을 수 있는 권한), 분묘기지권(타인의 토지 위에 있는 묘지를 관리하기 위해 제사 관리에 필요한 주변 땅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 등이 얽혀 있는 복잡한 부동산도 있다. 

    유치권, 법정지상권, 분묘기지권 얽힌 매물은 피해야

    필자는 특수한 권리가 얽혀 있는 부동산에 대해 상담 요청이 들어오면, 문제 해결이 상당히 까다로울 뿐 아니라 소송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가급적 피하라”고 조언한다. ‘이 부동산은 왜 이렇게 쌀까’ 하는 의문이 생기거나, 감정가액이 주변 시세보다 이례적으로 차이 나는 경우, 법정지상권 등 특수한 권리가 얽힌 것이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부동산의 온전한 소유권 취득 내지 권리행사가 제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유독 주변 시세에 비해 싼 물건에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권리 분석이 끝났다면 이제는 현장 조사 및 주변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 법원의 감정가액은 낙찰 시점을 기준으로 수개월 전, 길게는 수년 전에 책정된 가격이므로 실제 시세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무조건 감정가액을 맹신하는 것은 좋지 않다. 위와 같은 시간차로 인해 현재 부동산시장이 하락세라면 감정가가 시세보다 높을 수 있다. 반대로 상승세라면 낮을 수도 있다. 따라서 반드시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를 통해 실거래가와 급매가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등기부 등의 공시된 권리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사항들을 살펴야 한다. 즉 내부 상태, 누수 여부, 점유자 현황 등은 직접 현장을 방문해 확인해야 한다. 아파트나 상가의 경우 전 점유자가 체납한 관리비 중 ‘공용 부분 미납 관리비’는 낙찰자가 승계해야 하므로 사전에 이를 확인해야 한다. 

    권리 분석과 현장 조사까지 마쳤다면 다음으로 꼼꼼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 대출이 필요하다면 본인의 신용도 및 현행 부동산 대출 규제를 사전에 미리 파악해 대출 여부와 한도를 확인해야 한다. 자금 조달에 실패한다면 입찰보증금을 몰수당하기 때문에 꼼꼼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필수다. 낙찰가 외에도 취득세, 등기 비용, 이사비와 같은 명도비용 등을 자금 계획에 포함해야 한다.

    준비가 모두 끝났다고 하더라도 끝까지 방심해서는 안 된다. 입찰가를 실수로 잘못 써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응찰 가격에 ‘0’을 하나 더 붙여 감정가의 10배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낙찰돼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더 놀라운 건 응찰 가격에 ‘0'을 하나 더 붙여 실제 낙찰가율 1000% 이상으로 낙찰된 사건이 의외로 꽤 자주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우리 대법원 판례는 “민사집행법에 의한 부동산 경매절차에서는 최고가매수신고인이 착오로 자신이 본래 기재하려고 한 입찰가격보다 높은 가격을 기재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매각을 불허할 수 없다”(대법원 2010. 2. 16. 선고 2009마2252 판결)는 입장으로, 경매가 무효가 아님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따라서 사정이 딱하기는 하지만 낙찰자로서는 10배에 해당하는 가격으로 낙찰된 것으로 인정돼 고스란히 10배의 가격을 주고 매수해야 한다. 아니면 입찰보증금을 포기해 잔금을 미납하는 방식으로만 매각 취소를 진행할 수 있다. 그러므로 경매에 참여할 때는 끝까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인도까지 마쳐야 비로소 부동산 취득 

    낙찰을 받았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소유자 또는 점유자를 내보내는 부동산 인도 과정이 남아 있다. 기존에 살고 있던 소유자 또는 점유자가 흔쾌히 나간다면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겠지만 실제 상황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상당히 많다. 소유자나 점유자가 퇴거를 거부한다면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은 경매로 낙찰받은 뒤 전(前) 소유자 또는 점유자 등에게 부동산의 인도를 요구하는 절차다. 매각 대금 납부 후 6개월 이내에만 가능하다. 다만 대항력 있는 임차인 등 적법한 점유권원이 있는 점유자가 점유하는 경우에는 인도명령이 제한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인도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부동산인도명령 강제 집행 모습. AI 생성 이미지

    부동산인도명령 강제 집행 모습. AI 생성 이미지

    ‘부동산인도명령 신청’과 ‘부동산 인도 소송’은 점유자 등의 퇴거가 목적이라는 점은 같으나 양자의 법적 성격과 절차는 완전히 다르다. 전자의 경우는 소송이 아니기 때문에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 실제 인도에 이르기까지 기간도 그리 길지 않다. 반면 후자의 경우 법원에 소장을 제출하고 심리를 거쳐 판결에 이르기까지 장시간 소요된다. 부동산인도명령 신청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안이 대부분이라 사실관계 및 법적 근거 입증이 까다롭고 복잡하다. 변호사 선임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전자에 비해 많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부동산 경매는 가치가 높은 부동산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취득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그런 만큼 경매에 뛰어들기 전 숙제도 많다. 경매로 부동산을 사려면 권리 분석에서부터 부동산 인도 소송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전부 해결하고 나서야 비로소 부동산을 취득하게 된다. 

    필자를 찾아오는 의뢰인도 권리 분석을 해달라는 유형에서부터 부동산 인도 소송을 해달라는 유형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만큼 경매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하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다. 동시에 그에 따른 분쟁도 다양한 형태로 다양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부동산 경매는 ‘부동산을 싸게 사는 것’보다 ‘위험한 권리나 추가 비용을 걸러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한다면 경매에 따른 재산상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허준수
    ● 1978년 출생
    ●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 국세심사위원회 전문위원
    ●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 건설공제조합 법률자문
    ● 現 법무법인 프라이어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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